런던올림픽 세계예선, 쿠바·일본·페루 등 꺾고 2위로 본선행


“팬·여·러·분·감·사·합·니·다·런·던·고!”
여자배구 ‘2012 런던올림픽 세계예선’ 마지막날 경기가 열린 지난 27일 오후 일본 도쿄체육관. 최종 7차전에서 페루를 3-0으로 완파하고 러시아(7승)에 이어 2위(5승2패)로 당당히 런던행 티켓을 거머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12명은 곧바로 흰 티셔츠를 뒤집어 입은 채 일렬로 선 뒤 이런 문구가 드러난 세리머니를 펼쳤다. 주장 김사니(31)는 “텔레비전에 중계되지 않아 아쉽지만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팬들이 우리를 응원해주시고 있다고 들었다”며 “작은 보답의 의미로 세리머니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형실(61)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페루전에 앞서 이날 열린 경기에서 아시아의 ‘복병’ 타이가 쿠바에 1-3으로 지면서 이미 런던행을 확정지었다. 전날 타이와의 6차전에서는 3-0 승리를 거두고 2위로 올라섰다. 일본, 대만, 세르비아 등 8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런던행 티켓을 따내려면 3위 안에 들거나, 3위 안에 들지 않은 아시아 국가 중 1위를 차지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김 감독은 “쿠바와 일본·태국을 차례로 꺾으며 세번의 고비를 모두 잘 넘겨 본선에 오르게 됐다”고 좋아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이번 쾌거로 2008 베이징올림픽에 나가지 못한 한도 풀었다. 8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인 셈이다. 여자대표팀은 지난 19일 이번 예선 1차전에서 강호 쿠바를 3-0으로 누르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20일 러시아에 0-3 완패를 당하고, 세르비아에 다시 1-3으로 져 위기에 몰렸다. 23일 안방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숙적’ 일본과의 4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둔 것이 극적 전환점이 됐다. 일본전 승리는 무려 8년 만이었고, 22경기 만이었다.  한편 일본은 이날 세르비아와의 최종전에서 2-3으로 역전패를 당해 4승3패 4위를 기록했으나,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팀 중 1위를 차지해 런던행을 확정했다. 타이는 4승3패로 일본과 동률을 이뤘지만 세트득실률에서 뒤져 탈락했다. 세르비아는 3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