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배가 아프면 엄마가 배를 쓰다듬으시면서 ‘엄마 손은 약손’이라고 말씀해주시던 기억이 난다. 누워서 엄마 손을 통해 따뜻함을 느끼며 스르르 한 잠자고 나면 신기하게도 씻은 듯이 낫기도 했다.
엄마 손이 약손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인체의 신경조직은 뇌에 빠른 속도로 전달하는 굵은 신경조직과 느린 속도로 전달하는 가는 신경조직 두 가지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출생 이후에 발달하는 굵은 신경조직은 일반적인 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반면에, 어머니의 자궁에 있을 때부터 형성되는 가는 조직은 엄마의 애정과 같은 사랑의 감정을 뇌로 전달해준다는 것이다. 엄마의 손이 약손이라는 근거는 사랑이 담긴 엄마의 손이 닿을 때 가는 신경조직을 통해 사랑의 감정이 뇌에 전달되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 고통을 덜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엄마의 손이 약손이듯이 예수님의 손도 약손이다. 우리가 아파할 때 예수님은 사랑의 손으로 쓰다듬어주신다. 피 흘리신 손으로, 못 박히신 손으로 우리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신다. 외롭고, 지치고, 상하고, 쓰리고, 답답하고, 피곤하고 억울하고, 괴로울 때 예수님의 손은 우리의 영혼을 만져 주신다. 몇 번이고 어루만져 주신다, 어찌할 바 알지 못해 눈물 흘릴 때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신다. 따뜻한 사랑의 품에 안으시고 말없이 등을 두드려 주신다.
예수님 손은 약손이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상처를 얼마든지 낫게 해주시는 사랑의 약손이다.

하나님께서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자기의 사랑하는 독생자를 이 땅에 사람으로 보내시고 십자가에서 대속의 피를 흘리게 하셨다. 종종 이런 질문을 받곤 한다. 하나님께서는 좀 다른 방법으로 죄인들을 구원할 수가 없었는가?
다른 방도가 없다.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가 온전히 드러나면서 죄인들을 구원하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 죄 없는 하나님의 아들이 성육신하여 죄와 죗값을 지시고 십자가에서 저주를 받는 것밖에 다른 구원의 방도가 없었다.
다른 방법이 있었다면 왜 구태여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저주의 십자가에 못박는 방법을 택하였겠는가? 독생자가 매맞고, 침 뱉음과 주먹질 당하고, 발가벗겨진 채로 온갖 수모와 조롱 속에 십자가에 처절하게 매달릴 때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고 괴로우셨겠는가.

그러나 이 방법 밖에 없기에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를 쏟으신 것이다. 이제 구원을 얻으려면 십자가에서 온전한 구원을 이루신 예수를 믿어야 한다. 십자가가 구원을 이루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믿음은 구원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다. ‘예수의 피밖에 없네’라고 십자가를 믿고 의지할 때 거기에 영생의 길이 있다.
유일한 구원의 방법을 외면할 때는 다른 방도가 없다. 멸망 밖에 없다. 그러므로 예수의 피를 믿지 않은 자체가 곧 심판이다.

<박헌승 목사 - 서부장로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