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 거부하고 이색장면 찍으려다 비명횡사 잇따라

2013년 말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셀피’(우리말에선 셀카)를 선정했다.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의 셀카용 카메라는 해상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지난달 8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채택한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얼짱 각도’에 만족하지 않는 이들은 ‘셀카봉’을 이용해 셀카를 찍고 있다. 다양한 각도의 셀카를 가능하게 하는 막대인 셀카봉은 젊은층의 여행 필수품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에서는 ‘극한의 셀카’가 인기리에 공유되고 있다. 절벽 끝이나 고층빌딩에 아슬아슬 매달린 사진은 평범한 수준이다. 전투기 조종석이나 스카이다이빙 도중의 셀카에 이어 지난해 12월24일 지구를 배경으로 한 ‘우주 셀카’ 등장으로 ‘셀카 올림픽’의 순위 다툼이 종결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마이크 홉킨스가 우주유영 도중 셀카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다.
 
비명횡사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일 유라시아대륙 서쪽 끝인 포르투갈 호카곶 절벽에서 폴란드인 부부가 셀카를 찍으려다 추락해 숨졌다. 지난 7월에는 멕시코시의 오스카르 아길라르(21)가 장전된 줄 모른 채 권총 방아쇠를 당기는 셀카를 찍다 사망했다. 4월에 러시아 소녀 크세니야 이그나티예바(17)는 철교 위에서 셀카를 찍으려다 감전사했다. 6월에 미국 여성 코트니 샌퍼드(32)는 고속도로 운전 도중 셀카를 찍다가 트럭을 들이받고 사망했다. 같은 달 이탈리아 소녀 이사벨라 프라키올라(16)는 해안 절벽에서 셀카를 찍다 18미터 아래로 떨어졌다. 4월엔 필리핀 파시그시 14살 여학생이 학교 계단통에서 셀카를 찍다 추락사했다.
 
팝아트의 창시자 앤디 워홀은 “미래에는 누구나 15분간은 유명해질 수 있다”고, 사회관계망 시대를 예견한 듯한 말을 남겼다. 극한의 셀카는 워홀의 예언을 실현하는 도구로 여겨진다. 하지만 멋진 셀카 뒤에 숱한 사고사가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 구본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