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 현지 젊은이들 분위기 전해

혁명뒤 실망 튀니지가 최다
터키선 찬·반 학생 충돌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공개한 외국인들을 참수하는 장면은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그런데도 이슬람국가로 향하는 각국 젊은이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튀니지·레바논·터키 등에서는 이슬람국가의 ‘검은 깃발’이 휘날리기도 한다.
<뉴욕 타임스>는 이슬람국가 가담자가 가장 많은 튀니지의 젊은이들이 이슬람국가를 지지하는 이유 등을 생생히 전했다.
아흐메드는 “이슬람국가야말로 진정한 칼리프 체제”라며 “부와 힘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 복종하지 않아도 되는 진정 평등하고 정의로운 체제”라고 말했다. 찻집에서 대여섯 명의 동료들과 앉아 있던 수피안 압바스(31)는 “자부심이 넘치는 게 보이지 않나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사무직 회사원이라고 밝힌 빌랄(27)은 1차 세계대전 때 서방 국가들이 정한 아랍 국경을 이제서야 바로잡게 생겼다며 이슬람국가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유럽이 그은 국경선을 제대로된 이슬람식 국가로 바꾸고 싶다”며 “시리아가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는 무라드(28)는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며 이슬람국가가 “사회적 정의”를 세울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튀니지에서는 적어도 2400명, 많게는 3000명이 시리아나 이라크로 가 이슬람국가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 타임스>는 튀니지에서 이슬람국가에 대한 지지가 눈에 띄는 까닭은 ‘재스민 혁명’으로 벤알리 정권이 무너지면서 무장단체들이 전보다 공개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아랍의 봄’의 신호탄이 된 혁명을 성공시킨 뒤에도 삶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 젊은이들이 결국 급진적인 이슬람국가로 향하게 됐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시아파가 다수인 레바논에서도 급진적 수니파의 오랜 거점인 북부 트리폴리에서는 이슬람국가의 ‘검은 깃발’이 도심 한복판 건물 외벽에 그려졌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보도했다. 터키에서는 지난달 이스탄불대 캠퍼스에서 이슬람국가를 둘러싸고 학생들간에 무력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AP 통신은 당시 충돌로 42명의 학생들이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이스탄불대 인근 서점 주인은 “테러리스트에 대한 정의는 각자 다르다”며 “우리에게 지하디스트는 영웅”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는 2층 창문에 걸린 이슬람국가의 ‘검은 깃발’과 자동차 뒷유리창에 붙은 지지 스티커가 소개됐다. 이슬람국가에 가담한 터키 출신은 400여명으로 추정된다. 
< 김지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