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치료 ‘여성 유방암’과 동일

미국은 연간 2천명이상‥ 한국선 60여명 발생
가슴에 만져지면 의심‥ 유두 피 분비물 나오기도

최근 방영중인 모 방송의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배우 조정석이 맡은 남성주인공이 유방암에 걸린 것으로 나오면서, 남성 유방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방암이라고 하면 여성만 걸린 것으로 생각했던 많은 시청자들이 남성도 유방암에 걸린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는 반응도 나온다.


관련 전문의의 도움말로 남성 유방암에 대해 알아본다.
한국의 경우 남성 유방암의 역사는 꽤 오래 됐는데, 문헌상으로는 1923년 세브란스 병원에서 첫 남성 유방암 환자가 보고된 바 있다. 남성 유방암의 역사는 국내에서만 벌써 100년 가까이 되는 셈이다.

우선 암 환자의 통계를 가장 잘 집계하는 국가암센터와 중앙 암등록본부의 자료를 보면 2013년 기준 국내 유방암 환자는 새로 1만7292명이 생겼다. 이는 그해 전체 암 발생의 7.7%로 많이 생기는 암에서 5위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남성 유방암 환자 수는? 그해에 61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거의 절대 다수가 여성 유방암 환자다. 해당 드라마에서는 유방암에 걸린 남성 주인공이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한해 100명 가량으로 극히 소수인데 그 심정을 아느냐’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조금 더 적은 수의 남성이 유방암에 걸리는 것이다. 드라마 작가가 꽤 소상하게 취재를 해 대사를 썼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남성은 여성처럼 젖을 만드는 조직과 지방이 발달하지 않아 풍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유방 조직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 조직에서 암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유방외과의 한 교수는 “국내에서는 남성 유방암 환자가 전체 유방암의 1% 미만으로 매우 드물긴 하지만, 2012년 미국에서는 2000명 이상의 남성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남성 유방암도 여성처럼 유방에서 무엇인가 만져지는 증상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또 여성처럼 유두(젖꼭지)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와 병원을 찾기도 한다. 만약 양쪽 유방에서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유방이 여성처럼 다소 커진 ‘여성형 유방’인 경우가 많지만, 나이가 40~50대 이상이면서 한쪽에만 만져지면 유방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가족 중에 유방암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만큼 가능성은 높아진다. 전문의들은 “남성의 경우 유방에서 무엇인가 만져져도 창피하다며 병원 방문을 꺼리기도 하는데, 한쪽 유방에만 발생한 덩어리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있거나 계속 커지는 경우에는 반드시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며 “유방암센터의 환자들 대부분이 여성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여성형 유방처럼 유방 질환을 가진 남성 환자의 방문도 아주 드물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남성 유방암이라도 치료는 여성 유방암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 등의 치료로 비교적 좋은 예후를 보이지만, 남성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는 인식 부족으로 많이 진행된 뒤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아 예후가 나쁘다는 보고도 있다. 치료는 수술을 기본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항암제, 방사선 치료 등을 하게 된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