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했던 보수당 정책 적용… 공약 외면, 위헌소지도

연방 자유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외국 출신 시민권자들의 시민권 박탈 사례가 전임 보수당 정부 때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캐나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자유당 정부 출범 이후 지난 8월까지 10개월 동안 이민부의 시민권 박탈 사례는 모두 184건으로, 지난 1988년부터 전임 보수당 정부 집권 마지막인 지난해 10월까지 27년 동안 집계된 총 건수와 맞먹는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는 이전 보수당 정부가 제정한 법을 그대로 적용한 결과로, 지난해 총선에서 자유당이 보수당의 시민권 박탈 시책을 정면 비난하며 개선을 다짐했던 공약과 배치된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세계법 규정에 따르면 외국 출생 이민자가 시민권을 취득했더라도 테러행위에 가담하거나 반역·간첩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날 경우 법원 청문이나 소명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민부 장관이 바로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민권단체나 자유당을 비롯한 야당들이 모두 동등해야 할 캐나다 시민을 2등 시민으로 차별하는 위헌적 조치라는 논란을 불렀고, 선거 때 자유당은 법 개정을 우선적 공약으로 내세워 이민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당시 쥐스탱 트뤼도 자유당 대표가 후보 토론에서 스티븐 하퍼 총리를 통박하며 “캐나다인은 캐나다인이고 캐나다인이다”라고 했던 말은 이민 정책을 둘러싼 양당 간 경쟁에서 화제의 어록으로 꼽혔다.


통신에 따르면 자유당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21건의 시민권 박탈 조치가 시행된 이후 다음 달 59건으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 8월 말까지 한 달 평균 13건이 계속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비해 정작 보수당 집권 기간인 지난 2013~2015년 기간 시민권 박탈 건수는 한 달 평균 2.4건으로 크게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이민부 관계자는 “시민권 신청 때 캐나다 거주 기간이나 이전 범죄 경력 등에 대한 허위나 거짓을 밝혀내기 위한 일제 점검의 결과”라며 이민 및 시민권 취득을 둘러싼 불법과 사기 행위를 적발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집권 후 자유당이 추진 중인 법 개정안은 기존 법의 시민권 박탈 핵심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당 정부가 제출한 해당 법안은 하원을 통과하고 상원 심의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