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는 민주주의와 사법 정의를 부르짖는 촛불의 열기가 몇 달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1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연인원 1500만 명이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든 것은 대통령의 권력 남용과 부패에 분노하는 국민들의 열기와 민주주의 정신을 수호하려는 열정이 그만큼 뜨겁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는 법치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법치주의는 시민의 기본권 보장과 법 앞의 만민 평등을 지향합니다.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이야 말로 민주주의의 시금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법을 어겼으면 재벌 총수도 벌을 받아야 하고 대통령도 벌을 받아야 합니다. 한 사회가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인지 아닌지는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한지 아닌 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최고 통치자와 지배층이 법 위에 군림하고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는 국가는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권위주의 독재 국가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한국 민주주의는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세워진 법을 무시하고 인권을 유린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 유리한 법을 만든 통치자들로 인해 오랫동안 고통받아 왔습니다. 한국 현대사는 법 위에 서려고 하는 통치자와 지배층을 법 아래 놓는 고투(苦鬪) 과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법을 초월해서 지배하려고 하는 대통령과 지배층의 유전무죄 관행이 법치주의를 끊임없이 위협했습니다.

구약성경 열왕기하 9장을 보면 예언자 엘리사가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왕으로 세운 다음 유명한 우상숭배자이자 독재자였던 아합과 이세벨의 집안을 숙청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후는 아합과 이세벨의 집안을 처벌하는데 성경은 그에게 그런 사명을 주신 분이 하나님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독재자 아합과 이세벨이 심판을 받은 것은 그들이 하나님의 율법을 어기고 권력을 남용하고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구약성경은 여러 번에 걸쳐서 하나님께서는 정의를 세우시고 불법을 미워하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가 선지자는 미가서 6장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3가지 있는데 그것은 정의를 실천하며 자비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나님과 함께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신약성경은 교회가 개인적으로 거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동체 일뿐만 아니라 세상을 향해 빛을 발함으로서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는 언덕 위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회는 세상의 썩고 부패한 부분을 치유하고 해소하는 세상의 소금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신약성경은 또한 교회가 의를 위해 싸워야 하며 때때로 의를 위해 고난을 받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회는 의에 목마른 존재이며 필요하다면 의를 위해 고난받을 때도 기쁨으로 인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친히 의를 위하여 고난 받으심으로 구원을 성취한 모범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대통령과 재벌 총수를 막론하고 누구나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정신이 실현될 때 우리들은 한국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라는 자부심을 얻게 될 것이고 해외 언론들은 한국 사회가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라는 것을 인정하고 칭송할 것입니다. 대통령 탄핵과 재벌 총수 구속을 통해서 한국 사회가 민주주의 법 정신이 확립되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정해빈 목사 - 알파한인연합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