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CTV, 매시간 집중 보도
사드 영향으로 관심 커진 듯

일본 언론은 위안부합의 집중
선두 달려온 문재인에 초점

탄핵에 이어 치러진 9일 대선은 세계 각국 언론에서도 주요 뉴스였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공주(박근혜 전 대통령)를 갈아치우다(Replacing the ‘people’s princess’)”라는 제목의 기사를 온라인판 머리기사로 올리는 등 한국 대선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시엔엔>은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햇볕정책의 강력한 지지자였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강경책을 취하고자 하는 동료였다. 하지만 문재인은 이를 흔들 수 있는 후보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문재인 후보는 사드 배치를 다시 검토하고 개성공단을 포함해 북한과 경제 협력을 재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한국 유권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와 권력 남용 스캔들에 대한 분노에 자극받았고, 저성장과 일자리 문제가 이번 대선의 촉매 작용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 등 중국 언론들은 이날 매 시각 한국 대선 소식을 머리기사로 다뤘다. 한국의 대선 같은 선거가 없는 중국의 관영 언론들이 다른 국가의 대선을 이처럼 자세히 보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같은 관심의 배경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의 철회를 바라는 중국 당국의 속내가 녹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뤼차오 랴오닝사회과학원 조선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한국은 중국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며 “사드가 핵심 협상 수단”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주요 후보들의 대북 정책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태도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엔에이치케이>(NHK)는 문재인 후보가 “위안부 합의가 잘못됐다”고 발언한 사실을 주요하게 보도하며 그가 지난해 독도를 방문한 사실도 함께 소개했다. <아사히신문>은 “9년 만의 정권교체 초점”, <요미우리신문>은 “문(재인)씨 여유 있는 호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문(재인)씨 압도적 정권교체를”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대선 기사를 실었다. <아사히>와 <요미우리>는 문 후보가 8일 광화문광장 유세에서 “위안부 합의는 잘못됐다. 북한은 핵이냐 남북협력이냐 선택하라. 당당하게 할 말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발언한 내용을 전했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는 최근 문 후보에 대해 “일본을 모르는 반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베이징 도쿄/김외현 조기원 특파원, 김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