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 다녀온 것 같다”

● 교회소식 2017. 8. 22. 18:15 Posted by SisaHan

귀환 임현수 목사 성도들과 기쁨의 재회… 북 생활 전해

북한에서 2년 6개월여 만에 전격 석방된 큰빛교회 임현수 목사가 지난 8월13일 주일 낮 예배시간에 성도들을 만나 자신의 북한 억류생활과 소감을 전했다.
 이날 오전 11시 좀 지나 교회에 도착한 임 목사는 민 머리에 다소 야윈 모습이었지만 비교적 건강했고, 박수로 맞이한 성도들에 들러싸여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예배시간 발언도 종전 설교 때와 별다름없이 위트를 섞는 여유로 가감없이 소감을 전했고, 성도들은 박수와 웃음으로 호응했다. 이날 큰빛교회에는 CBC와 CNN 등 방송과 신문기자들이 몰려 임 목사와 성도들 반응을 취재했다.
강단에 올라 꽃다발을 받은 뒤 30분가량 발언한 임 목사는 자신이 풀려난 것은 하나님의 강권적 역사이며 하나님이 하신 특별한 일이었기에 감사드린다고 강조했으며, 석방을 위해 노력한 쥐스탱 트뤼도 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과 정치인, 특사단, 스웨덴 대사관, 그리고 큰빛교회 성도들과 전세계 성도들의 기도에 감사를 전했다.


북 억류 31개월만에 귀환한 임현수 목사가 13일 주일 오전 큰빛교회에 도착해 성도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임 목사는 “전셰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편지를 받았고 말할 수 없는 위로가 됐다”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돕는다는 배움도 얻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임 목사는 북한 재판에서 사형 구형을 받았지만 죽이지 않은 것은 캐나다인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하고 “바울의 로마 시민권처럼 캐나다 시민권이 자신을 살렸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임 목사는 “지난 2년 6개월 9일은 독방에서 외로움과의 투쟁이었지만, 하나님이 평안을 주셨고 감당할 힘을 주셨다”면서 “2천757번 혼자 식사하고 130번 혼자 주일 예배 드리며 주님과 같이한 시간이었기에 기도하고 성경을 5번 읽고 외우며 수도원에서 지낸 것 같은 축복받은 사람이었다“고 말해 성도들의 박수를 받았다.
임 목사는 북에서의 ‘노동형’에 대해 겨울철 언 땅을 곡괭이로 파내 나무 심을 구덩이를 만드는 힘든 작업이었다고 소개, 몸무게가 90Kg에서 67Kg으로 빠져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고 발은 동상에 걸렸다면서 그로인해 병원에서 두 달을 보냈다고 밝혔다. 두해 동안 겨울에는 매일 16시간씩 이틀에 하나의 구덩이 수 십 개씩을 파고 석탄을 깨며 지내고, 봄 여름에는 땡볕에서 감시당하고 일을 했다며 50여명이 자기 한사람을 위해 동원됐다고 전했다.

임 목사는 처음엔 성경도 아무 것도 읽을 수 없어 ‘김일성 회고록’ 등 북한 책을 100권 이상 읽고 영화도 3백편 이상을 보며 북한 역사를 꿰뚫는 전문가 비슷하게 됐으나 북한이 잘못됐다는 것도 확실히 알게됐다고 말하고 북한이 자신을 석방한 것은 미국의 동향 등으로 얼떨결에 내려진 지시 같았다는 뜻을 밝혔다.
임 목사는 “억류 1년 후에 아내와 노희송 목사님이 보내준 성경책이 두 권 도착했다.”면서 “성경을 정독으로 영어 한번 포함 다섯 번 읽었으며 외우는 훈련을 해서 성경구절 900개를 외우고 찬송가 가사도 외웠다.”고 소개했다.
임 목사는 “하나님의 사랑의 연단이고 징계의 시간”이었으며, 자신이 풀려난 것은 “요나가 토한 물고기 배에서 나온 것처럼 북한 물고기 배에서 나온 것과 같다”고 비유하고, “하나님의 특별하신 능력으로 하나님의 시간에 보내주셨고, 이제 타이어를 새 것으로 갈아 끼웠으니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어떻게 이뤄 가실지 모르겠다”고 향후 사역을 향한 의지도 비쳤다.
임 목사는 자신의 축도로 마친 예배 후 친교실에서 성도들과 기쁨을 나눴으며, 기자들과 간단한 회견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임 목사는 “너무 행복하다. 기적과 같아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캐나다인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귀환 소감을 밝히고, 다시 북한을 방문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나를 원할지 모르겠다.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10일 평양 출발 12일 도착
이에 앞서 임 목사는 대니얼 장 총리 안보보좌관 등 캐나다 특사단이 지난 8일 평양에 도착, 교섭에 임한지 하룻만인 9일 ‘병보석’으로 석방돼 10일 특사단과 함께 캐나다 군용기편으로 평양을 떠나 일본 요코다 미군기지와 괌, 하와이를 거쳐 12일 오전 온타리오 트렌톤 공군기지에 안착, 가족과 재회했다.
평양 출발 직후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정부는 임 목사 석방을 위해 모든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관여해 왔다”며 “정부로서는 임 목사의 건강과 평안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의료 조치가 필요하다면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어 북한에 공관을 두고 있는 스웨덴이 임 목사 석방 교섭을 지원했다면서 사의를 표했다. 연방정부는 그러나 석방 조건 여부 등 북한과의 교섭 내용과 경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일절 함구하고 있다.

북 “쌍무관계·상호 관심사 논의”
앞서 임 목사를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병보석시켰다”고 전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캐나다 수상특사인 대니얼 장 국가안보보좌관과 일행이 10일 귀국했다”면서 “체류 기간 특사 일행은 외무성의 해당 일꾼들과 쌍무 관계와 호상관심사로 되는 국제 문제들에 대해 폭넓고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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