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바레인 출국 3일만에 돌아와
동행한 이동관 “정치보복” 날카로운 반응

“날씨가 추운데…”

강연차 바레인으로 출국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귀국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짤막하게 이렇게만 대답하고선 입을 굳게 닫았다. 이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때 국군 사이버 사령부의 댓글 정치 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바레인으로 출국한 바 있다.

취재진은 이날 “청와대 재임 당시 핵심 참모진에 대한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보수 대통합에 대한 언급을 측근들에게 한 것이 사실인가” 등을 물었지만, 이 전 대통령은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웃음 띤 얼굴로 “날씨가 추운데…” 만 말한 뒤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차에 곧바로 탑승해 공항을 떠났다.

이 전 대통령과 동행했던 이동관 전 수석도 공개 발언을 삼갔다. 차량이 서둘러 떠난 바람에 미처 함께 탑승하지 못한 이 전 수석이, 따라붙는 취재진을 피해 후속 차량을 호출한 지점까지 3~4분간을 뛰면서 공항 ‘추격전’도 벌어졌다. 이 전 수석도 검찰수사 등과 관련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재차 “적폐청산에 대해 추가로 입장을 낼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적폐 청산이 아니라) 정치보복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12일 출국 때 기자들을 만나 현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대해 “감정풀이냐, 정치 보복이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며 강하게 비판했었다.

한편 이날 오전, 이 전 대통령의 귀국 예정 사실이 예고되면서 인천공항 동쪽 귀빈실 주차장 앞에서는 ‘MB 구속, 적폐 청산’ ‘사법부여, 국민을 믿고 정의의 칼을 들어 이명박을 수사하라’ 등의 구호가 쓰여진 손팻말을 든 20여명의 시위대가 “이명박을 구속하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정유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