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촛불 시민혁명은 계속된다

● 칼럼 2017. 11. 22. 14:23 Posted by SisaHan

그동안 시민사회는 정부 및 정치권력, 시장 및 경제권력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어떤 정부가 국민을 위한 좋은 정책과 개혁 조치를 펼칠 때는 협력과 지지에 무게를 두고, 어떤 정부가 국민을 탄압하고 나쁜 정책을 펼칠 때는 저항하고 대립하는 관계가 되기도 했다.
양 측면의 예를 들자면, 시민사회가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권 초기의 개혁 조치를 적극 지지한 경우나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을 칭송한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며, 정반대의 예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내내 벌어진 시민사회의 저항과 투쟁을 꼽을 수 있을 것인데, 그중에서도 박근혜 정권 퇴진운동은 가장 극적인 예가 될 것이다.


그렇게 우리 국민들은 여섯달 동안 위대한 촛불시민혁명을 일구어냈다. 작년 10월29일부터 올해 4월25일까지 총 23차례 범국민촛불행동에 국내외에서 무려 1700만여명이 참여했는데, 평일 촛불집회와 미집계된 촛불집회까지 합산하면 연인원 2천만명이 넘게 참여했을 것이다. 토요일마다 수많은 국민들이 전국의 촛불집회를 전후해서 각종 모임과 약속을 병행해서 잡기도 했으니 개인의 삶과 역사적 격변이 조화를 이룬 그 경이로운 시절을 우리 국민들 모두가 함께 살아낸 것이다. 이는 1700만 촛불국민 개개인 모두가 에버트 인권상을 수상하는 일로도 이어졌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실정에 대한 깊은 실망,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엄청난 분노, 그리고 민주주의의 회복을 바라는 국민들의 뜨거운 열망이 촛불시민혁명을 만들어냈다. 또한, 노동자·농민·서민·중소상공인들도 먹고살 수 있는 공정하고 따뜻한 사회에 대한 희망과, 대기업·권력층·부자들만의 나라가 아닌 대다수 국민들을 위한 정의로운 나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있었기에 세계가 깜짝 놀란 주권자혁명이 가능했을 것이다. 촛불혁명을 일궈낸 국민들과 같은 국민이라는 것이 참 든든하고 고맙기만 하다.


그러나 촛불혁명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국민들을 위해서도, 또 세계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도 혁명은 계속되어야 한다. 1)박근혜 퇴진을 넘어 이명박·박근혜의 온갖 악행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심판이 끝나지 않았으며, 2)이번 사태의 공범이고 최고 적폐로서 재벌의 뇌물범죄?정경유착에 대한 심판과 개혁 역시 끝나지 않았으며, 3)또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해 노력하고 있지만, 헬조선·민생고·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이 여전히 실현되지 않았고, 4)사회의 안정성·공공성 제고와 노동이 존중받는 민주주의의 확립이 반드시 필요하며, 5)마지막으로 제2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철저히 예방할 수 있도록 검경·언론·공직사회 개혁 등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데, 그때서야 비로소 촛불혁명이 완수되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사회 전반의 온갖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서도 우리 국민들의 참여는 계속되어야 한다.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자유한국당과 일부 수구·기득권 세력의 개혁 방해나 한반도에서의 어떠한 전쟁 시도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10월28일 촛불혁명 1주년대회 등에 대한 국민들의 대규모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다시 한 번 우리 국민의 힘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당·노조·시민사회단체·농민회·중소상공인회·학생회 등이 활성화되고 네트워크가 강화될수록 좋은 정책이 실현되고 더 튼튼한 민주주의로 발전한다는 측면에서, 국민들께서 좋은 정당과 노조, 그리고 각종 시민단체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 및 후원을 해주실 것도 호소드린다.


< 안진걸 -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