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소망] 상처는 별이 된다

● 교회소식 2017. 12. 6. 14:43 Posted by SisaHan

집 앞에 무수히 떨어진 낙엽을 정리하다가 나무의 몸통에 수많은 상처가 난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 흉측하게 생긴 상처들을 바라보면서 무심코 말했습니다. “상처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구나.” 그러나 잠시 후 그 나무를 가까이 보았을 때, 상처 주위에 도톰하게 돋아져 있는 새살을 보았습니다. 상처는 없어지지 않지만, 돋아난 새 살은 상처를 감싸주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살아 있는 나무에 상처가 생기면, 그 상처 주변에 진이 나와 상처를 덮어주어 수분이 마르지 않게 하여, 상처를 감싸고 치유합니다.

인천 은혜의교회의 입구에는 이런 글귀가 붙어 있습니다. 상처는 별이 된다 (Scars into Stars). 그 교회의 담임이신 박정식 목사님은 직접 청년들을 데리고 성지순례를 갑니다. 비행기를 타고, 버스로 이동하면서, 목사님은 청년들과 깊은 대화를 갖습니다. 그때 목사님은 자신의 연약함을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6살 때 자살 시도, 4학년 때 중퇴, 폐병으로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일들 등, 과거의 상처를 나눕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는 상처투성이인 자신도 이렇게 변화시켜서 사용하신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면 청년들도 자신의 상처를 꺼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어느새 자신들도 모르게 상처는 치유되고 그들의 가슴은 소망으로 채워지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별이 됩니다.


2017년도를 한 달 남겨놓고, 지난 11개월을 뒤돌아보다가 가슴 깊숙이 박혀 있는 아픔과 상처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인간관계의 끝없는 소용돌이, 여전한 경제적인 어려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은 가족들의 문제들, 한숨을 쉴 때마다 가슴이 저며 오기도 합니다. 그 고통과 함께 영혼 깊숙이 상처로 새겨져서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십자가 복음은 우리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우리의 영혼에 도톰한 새 살이 돋게 합니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고, 주변 사람들을 품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에 길잡이가 되게 합니다. 왜냐하면, 상처는 별이 되어, 어둠 속에서 빛을 비추기 때문입니다.

이제 한 달 후면 성탄절입니다. 동방 박사들이 별을 따라가 아기 예수를 만났듯이, 우리의 상처들이 치유되어 별이 될 수 있다면,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그 빛을 보고 진리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도 생명을 얻어 그들의 상처는 치유되어 또다시 별이 될 것입니다.

< 전상규 목사 - 다운스뷰 장로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