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선지자들을 죽이고 네게 파송된 자들을 돌로 치는 자여 암탉이 그 새끼를 날개 아래에 모음 같이 내가 네 자녀를 모으려 한 일이 몇 번이더냐 그러나 너희가 원하지 아니하였도다』 (마태복음 23:37)


지난 2월초에 노회 소속 목사님들과 함께 이스라엘을 다녀왔다. 예수님이 탄생하신 베들레헴, 예수님이 어린 시절을 보낸 나사렛,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파하신 주무대인 갈릴리 호수 주변 지역과, 예수님이 십자가 고난과 죽음을 당하시고 부활하신 예루살렘 곳곳을 순례했다. 이 순례의 여정을 통해서 척박한 그 땅에서 구원의 복음을 전하시고 생명까지 내어주셨던 예수님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릴 수 있었던 것이 내겐 큰 은혜였다. 특히,“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하시며 예루살렘을 향해 외치셨던 예수님의 애가가 여정내내 내 마음을 두드렸다.


베들레헴과 나사렛은 지금은 중소 도시로 변모했지만, 예수님이 살았던 시대에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갈릴리 호수 주변의 마을들도 주로 어업으로 생계를 꾸리던 시골이었다. 반면, 지금도 이스라엘의 중심도시인 예루살렘은 예수님 시대에도 화려한 과거역사와 전통을 지닌 유대인의 심장같은 도시였다. ‘평화의 도성’이란 뜻의 도시 예루살렘은 기원전 1000년경에 다윗왕이 이스라엘 왕국의 수도로 삼고, 그의 아들 솔로몬왕 때 성전과 왕궁과 성채를 새로 건설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기원 전 587년에 바벨론에 점령되며 파괴되고 말았지만, 이후 기원 전 537년에 성전을 재건했으며, 기원 전 37년에 로마제국에 협조한 헤롯대왕시대에 성전을 대규모로 개축했다. 예수님 시대에 예루살렘 성전은 종교지도자와 정치지도자들이 그 성전의 웅장함을 자랑하며 이스라엘 왕국 부활이라는 야망을 품던 곳이었다. 그들은 그들에게 회개를 촉구하며, 낮은 곳에서 섬기시며 복음을 전했던 예수님을 완강하게 거부했다. 그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과 희생을 이해하지 못했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불쌍히 여기사 최후의 경고로 하신 말씀이 마태복음 23장의 말씀이다.


오늘날에도 예루살렘의 유대인들은 그들의 웅장했던 성전과 화려했던 과거 영광을 여전히 자랑하고 있었다. 그들은 헤롯대왕시대에 지어진 성전의 기초석들이 얼마나 큰지를 자랑했고, 다윗성과 헤롯궁전을 발굴 복원하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과 죽음과 부활을 여전히 그들은 자신과 무관한 일로 여기고 있었다. 이 시대에 예수님이 예루살렘을 보신다면 2천년 전과 똑같이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하며 애타게 외치실 것 같았다.


예수님의 삶과 십자가 고난의 길을 마음에 되새기는 사순절 기간이다. 예수님의 고난을 자신과 무관하게 여기는 유대인들이 예수님의 삶과 복음에 마음을 열어,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고 심령이 변화되어, 예루살렘을 그 이름의 뜻대로 ‘평화의 도성’으로 변화시키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아울러, 예수님은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실 정도로 낮아지셨지만, 그 복음으로 구원받은 우리들의 교회와 교권은 웅장한 성전을 자랑하던 유대인들처럼 높은 곳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돌아보는 사순절 기간이 되기를 바란다.

< 이진우 목사 - 낙원 장로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