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목사님 설교가 꿀맛 같아요.”
새로 오신 담임목사의 설교를 칭찬하는 권사님의 입에서 꿀이 떨어진다.
“참 좋으시겠어요.”
“요즘 새벽기도회가 얼마나 은혜스러운지 몰라요.”
얼마 뒤에 소식을 들었다.
“그 목사님 요즘 힘들데요.”
“왜요?”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담임목사님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그 권사님을 만났다. “어떠세요?” 말이 없다. 일년도 지나지 않아 벌써 은혜가 마른 모양이다.

“저는 주일마다 목사님 설교만 기다려요.”
“목사님은 제 마음을 다 아시고 설교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고민하는 문제를 어떻게 아시고 설교를 하세요.”
다 부질 없는 칭찬이다. 속지 말자. 이런 사람들이 조금만 뒤틀리면 목사 설교를 씹는(?) 기쁨으로 산다. 그러니 누가 설교를 칭찬하거들랑 우쭐거리지 말자.
“제 설교에 은혜 받았다고 인사하는 사람이 없어요.”
그러면 진짜 설교를 못하든지, 교만하지 말라는 주님의 뜻으로 알고 감사하고 살자.
이사하면서 책을 정리했다. 제일 먼저 버린 책들이 남의 설교집이다. 무슨 설교집들이 이렇게 많을까?
총회를 가면 자기 설교집이라고 쌓아 놓고 나누어 주는데 선배라서 거절하기도 그렇고 해서 가져 왔더니 이제는 다 짐이다. 사실 한번도 읽지 않았으니 나의 교만도 대단하다. 남의 설교를 잘 들어야 내 설교가 나아질 텐데 남의 설교 읽기가 쉽지 않다.
왜 한국 목사님들은 설교집 출판을 좋아할까? 잘 모르지만 존경 받는 외국 목사님들은 오래 두고 읽을 책들을 출판한다. 깊은 목회 경험과 다양한 연구가 스며 있는 책을 읽으며 언제 이런 생각을 했나 하는 존경심이 저절로 든다.

이사하면서 또 버린 것이 설교원고들이다. 모두 버렸다. 언젠가 다른 교회에서 써 먹을 설교들이지만 모두 버렸다. 앞으로는 재탕 삼탕하지 말자고 스스로 지키지 못할 약속을 했다.
갈수록 설교가 두렵다. 갈수록 누가 설교 부탁할까 봐 두렵다. “나에게 설교하지 마세요.” 누가 그렇게 따지는 것 같아서 설교가 두렵다. 제대로 살지 못하면서 설교를 계속 하는게 조심스럽다. “어떻게 내 설교에 은혜를 못받지”라고 스스로 건방을 떨던 때가 부끄럽게 느껴진다.
요즘은 평신도가 목사에게 설교를 한다. 설교를 버려야 설교가 된다.

< 박치명 목사 - 양문장로교회 담임목사, 온주 교회협의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