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국정농단 재판에 영향 미칠 수 있다”
“인도에서 삼성 영향력 커…. 인도 총리에 경협 과시 차 간 것”

9일 오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노이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인도에 있는 ‘노이다 삼성전자 제2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것을 두고 누리꾼들이 가지각색의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선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대통령의 통상적 활동을 지나치게 확대하여 해석하면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을 향한 우려 섞인 목소리는 두 사람의 만남 자체가 이 부회장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과 대통령의 기업 친화적인 모습이 ‘경제 개혁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RO****** 아이디를 쓰는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문재인이 이재용을 만나면 안 되는 이유. 1. 이재용은 박근혜 국정농단 항소심 재판 계류 중이다. 대통령이 재판 중인 피의자를 만나면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hi****)도 “가시적인 적폐청산도 없고 노동 등 개혁입법 또한 답보 상태인 현시점에서 심히 우려하고 경계함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roo*****)도 “대선 토론 때 유승민이 기업 주도로 일자리 만들어야 한다고 했을 때 문재인 정부 주도로 해야 한다고 우기더니만 이제 이재용한테 일자리 만들어 달라 하고 있네?”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일자리를 많이 마련해달라”고 부탁한 것이 일종의 ‘거래’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서 한 누리꾼(화곡****)은 “오늘 보니 이재용은 적당히 살려주지 않을까 싶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아마 하반기 채용과 맞바꿔서 이재용을 살려주시는구나 하고 느낌이 온다”며 “대통령이 내일모레 패 죽일 재벌 총수에게 국내 채용을 언급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글에는 “솔직히 국내에서 삼성의 영향력을 보면 감시와 동시에 협력은 필수적”이라거나 “문재인 대통령은 누구처럼 표적을 찍어내지 않는다. 법적 잘못은 법원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하실 것”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인도에서 삼성전자가 가진 영향력을 고려할 때 대통령이 인도 삼성공장을 방문한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hi******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트위터에 “인도를 가 보셨거나, 인도와 조금이라도 무역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잘 알 겁니다. 인도에서 삼성의 위상이 얼마나 큰지”라며 “아마도 삼성 이재용은 언제라도 인도 총리를 만날 수 있는 위치에 있을 겁니다”라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wa****)도 “지나치게 중국 의존적인 경제구조 때문에 참고 살 때가 많은데, 인도 시장 확보하면 얼마나 좋겠어. 훨씬 자유롭고 당당해질 수 있지. 대통령이 우리나라 삼성이 인도인들을 이렇게 많이 고용했다, 인도도 우리에게 확실히 보답해야 한다, 압박하러 삼성전자 준공식 참석한 건데 멍청한 언론들은 이재용 타령만”이라고 말했다.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트위터에 비슷한 의견을 올렸다. 그는 “이재용씨 만나러 삼성공장 가는 것 아니다”라며 “현지에서 삼성전자가 제조에 인도인 7만명 고용, R&D에도 5천명을 고용하여 인도 총리에게 경협 실적 과시할 계기가 되니까 공장 가는 것! 반성해야 할 삼성과 언론도 혹여 오산 말기를!”이라고 썼다. 이 글은 1280여개의 공감을 얻었다.

<송채경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