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역사를 살펴보면 강물의 물줄기를 돌리듯이 역사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는 전환점(Turning Point)들이 있다.
구약성경에 기록된 이스라엘 역사에서 대표적인 전환점을 꼽는다면 ‘미스바 승리’와 ‘부림절 ’이다. 이스라엘 역사의 전환점이 된 이 두 사건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한마음으로 하나님앞에 무릎 꿇었을 때 이루어졌다.


‘미스바 승리’(B.C. 1075년)는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참패하고 여호와의 궤마저 빼앗기는 치욕을 당한 후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사 사무엘의 주도로 미스바에 모여서 우상숭배 등 자신들의 잘못을 철저히 회개하며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한 사건이다. 미스바에서의 회개기도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타락의 길에서 돌이켜 하나님 신앙을 회복하게 되었으며, 쳐들어온 블레셋 군대를 하나님이 물리쳐서 대승을 거두었다.
‘부림절’(B.C. 473년)은 바사(페르시아)제국 아하수에로왕 통치하에서 유대인들이 권력자 하만의 음모로 몰살당할 위기에 몰렸으나, 왕후 에스더와 모르드개가 민족을 살리기 위해 금식기도한 뒤,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하만의 음모를 고발하여 그를 사형에 처하게 하고, 민족을 구원한 날이다. 나라가 멸망한 후 포로로 끌려가 소수민족으로 불이익을 당하며 말살의 위기에 몰렸던 유대인들이 신앙으로 뭉쳐 위기를 벗어난 것을 기념해 지금도 매년 아달월(2월-3월) 14- 15일에 부림절 축제를 열고 있다.


우리 한민족의 역사에서 대표적인 전환점은 1945년 8월15일에 맞은 광복의 사건이다.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에 패배한 일본이 항복선언을 발표한 그날 우리 민족은 일본의 지배에서 해방되었다. 1910년 8월29일 한일합방으로 나라의 주권을 일본에게 빼앗긴지 거의 35년만에 맞은 감격의 날이었다. 광복의 날을 바라보며 감옥에서, 골방에서 마음모아 기도했던 그 기도가 응답받은 날이었다. 그래서 그날은 한민족 모두가 하나가 되어서 기뻐했으며, 그리스도인들도 신앙노선에 관계없이 함께 손을 맞잡고 기뻐했다.
교회역사학자 Mark A. Noll은 그의 저서 ‘Turning Point’에서 20세기 역사의 전환점 중 하나로 ‘구공산권에서 기독교의 생존’을 꼽았다. 소련과 동유럽이 공산화되며 교회는 혹독한 탄압을 받아 교회가 문을 닫고 성직자들이 처형되었지만, 기독교인들과 교회는 사라지지 않았다. 더 순수하고 더 정제된 신앙인들이 지하에서, 감옥에서 믿음을 지켜나갔다. 성경 한 구절을 읽어도 성자보다 고결한 신앙을 갖게 하시는 하나님의 전적인 역사하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믿음의 기도대로 공산권은 무너지고 말았다.


우리 민족에게 ‘8.15. 광복절’은 ‘구공산권에서 기독교의 생존’ 못지않게 중요한 역사의 전환점이다. 공산주의보다 더 지독한 일본 제국주의의 폭압과 회유 속에서 신앙을 지켜내므로 맞은 ‘해방’이었기 때문이다.
광복73주년을 맞은 올해 대한민국을 둘러싼 주변정세가 술렁이고 있다. 북핵 위협을 놓고 북미대화 남북대화 등 살얼음판같은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다. 인간의 지혜나 꼼수로는 이 실타래를 풀 수 없다. 미스바에서 하나님 앞에 한마음으로 무릎 꿇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한민족이 한마음되어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며 무릎 꿇을 때 하나님께서 대한민국 역사의 새‘전환점’을 열어 주실 것이다.

< 이진우 목사 - 낙원장로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