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충격적’인 고용지표의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에선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이라며 즉각 이를 폐기할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으려면 원인 진단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우선 지표를 보면,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건설업 일자리 증가 둔화, 인구구조 변화, 폭염, 자영업 구조조정 등이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첫째,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7월에는 4만7천명 줄었는데, 올해 7월에는 무려 12만7천명이나 감소했다.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7월 10만5천명 증가한 데 반해, 올해 7월에는 3만7천명 증가에 그쳤다. 둘째, 15살 이상 인구 증가폭은 지난해 7월 31만9천명에서 올해 7월 24만1천명으로 크게 둔화됐다. 셋째, 재난 수준의 폭염이 영세 자영업과 현장노무직, 노인층 등의 경제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영세 자영업자가 많이 포진한 도소매업과 음식점·숙박업 취업자 감소폭은 지난해 7월 3만6천명에서 올해 7월에는 8만명으로 크게 확대됐다. 이 업종의 부진은 중국의 사드 보복과 폭염, 최저임금 인상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영업 구조조정 가속화에서 보듯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이 마치 만병의 근원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경제학계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시장 영향은 찬반이 엇갈리는 오래된 논란거리다. 대체로 동의하는 견해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두해 연속 두자릿수 인상이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줬을 개연성이 있다. 다만, 현재까지 뚜렷한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예컨대, 최저임금 대상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올해 7월에 오히려 7만2천명이 늘었다. 주목할 부분은 더 영세할 것으로 보이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0만2천명이나 줄었다는 점이다. 그 이유를 정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최근의 고용 부진은 우리 경제에 누적된 구조적 문제들이 폭발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제조업 부진은 재벌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과잉투자, 정경유착, 중국의 추격 등으로 기존 대기업 위주 산업경쟁력이 근본적으로 약화된 데 기인한다. 자동차산업은 올해 1~7월 생산은 8.8%, 수출은 9%나 감소했고, 조선업 부진은 몇년째 계속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잘못된 인구정책과 미흡한 사회보장, 저임금 과로노동 등이 누적된 결과물이다. 자영업 구조조정도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실업자들이 생계형 자영업으로 몰려들면서 발생한 공급과잉 탓이 크다.

결국, 고용 충격은 소득주도성장의 폐기에서 답을 찾을 게 아니라, 오히려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혁신성장’의 세바퀴 성장 전략을 더 강화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 정부는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의 방향은 제대로 제시했으나 그 실행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적극적인 재정확대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기획재정부는 엉터리 세수추계를 통한 초과세수로 오히려 긴축재정을 펴는 우를 범했다. 또 증세를 회피하고자 사회간접자본(SOC) 축소라는 세출 구조조정 방식을 택했는데, 이는 건설업 일자리 위축을 초래했다. 지금이라도 복지재원은 증세를 통해 마련하고, 필요한 사회간접자본 투자는 이어가야 한다. 자영업 구조조정의 연착륙에도 나서야 한다. 생계를 지원하거나 직업 재교육, 사회서비스업 확대 등을 통해 새로 임금노동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 박현 - 한겨레신문 콘텐츠 2부문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