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e-Book을 읽고 있는 동안…

● 토픽 2012. 7. 16. 08:48 Posted by SisaHan

“e-Book이 당신을 읽음을 알라”


사용자 정보로 독서 패턴 분석
마케팅 활용…사생활 침해 논란

“당신이 전자책(e북)을 읽는 동안, e북은 당신을 읽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e북 리더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출판사들이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독자들의 독서 패턴을 정교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종이책 판매 부진으로 사양길에 들어섰던 출판업계는 이 같은 분석을 통해 독자들의 ‘입맛’을 제대로 파악해 공략할 수 있게 됐지만, 일각에서는 작가의 창작의욕 저하나 독자의 사생활 침해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의 최대 서적 유통업체인 반즈앤노블은 독서시간과 속도 등 e북 사용자들의 독서 패턴을 장르별로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소설 독자들은 일반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책을 읽어 내려가는 반면, 논픽션 독자들은 비교적 간헐적으로 책을 읽고 독서에 집중하는 시간도 짧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즈앤노블은 자사의 전자책 리더기인 ‘누크’를 통해 종교, 시사, 건강 등 다양한 범위를 다루는 논픽션 단편 시리즈 ‘누크 스냅스’를 선보였다.  아마존의 전자책 리더기 ‘킨들’ 사용자들은 자신이 읽은 마지막 페이지, 북마크, 주석 등의 정보를 회사가 수집하도록 허용하는 동의서를 사용 전에 작성해야 한다. 실제로 아마존은 웹사이트를 통해 독자들이 가장 많이 하이라이트(e북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특정 문장을 다른 색깔로 강조 표시하는 것)한 구절을 공개한다.
 
또다른 e북 출판사 콜릴로퀴(Coliloquy)는 아예 사용자의 독서 패턴을 분석해 ‘독자 맞춤형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발했다. 독자가 자신의 취향대로 모험소설이나 연애소설의 줄거리를 선택할 수 있고, 주인공 캐릭터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콜릴로퀴는 연애소설 독자들의 취향을 분석한 결과 검은 머리와 녹색 눈동자를 지닌 채 유럽권 말씨를 쓰는 30대 남성이 가장 완벽한 남자로 뽑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독자의 반응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이 같은 마케팅이 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꺾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출판사 파라, 스트로스 앤드 기룩스(Farrar, Straus and Giroux)의 조너선 가라시 사장은 “누군가가 두꺼운 책을 싫어한다는 이유로 ‘전쟁과 평화’와 같은 명작의 분량을 줄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밖에 e북 사용자들의 독서 습관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