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즈의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 WORLD 2012. 8. 1. 16:17 Posted by SisaHan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로 잘 알려진 남수단이 지난 9일 독립 1년을 맞았다. 그러나 남수단은 기근과 종족분쟁 등으로 여전히 고통 받고 있다. 
아프리카계 기독교도가 다수인 남수단은 35년간 아랍계 이슬람이 지배하는 북수단으로부터 탄압받아 250만명 이상이 숨졌고(다르푸르 학살), 500만명 이상이 주변국을 떠도는 난민이 됐다. 150년 이상 영국-이집트-북수단의 지배를 받아오다 지난해 소원이던 독립을 얻어냈지만, 여전히 수렁에 빠져있다.
풍부한 나일강 수자원과 비옥하고 광대한 토지, 아프리카에서 7번째로 석유 매장량이 많지만 오랜 내전으로 국가 모든 기반시설이 파괴돼 국민 90% 이상이 하루 1달러도 안되는 수입으로 살아가는, 독립과 동시에 세계 최빈국이 되었다. 수도 주바에도 전기·수도 시설이 없어 관공서, 식당, 호텔 등은 자체 발전기를 가동해야 한다. 나일강 물을 양수기로 끌어올려 정수도 않고 생활용수로 사용한다. 포장도로는 1%도 안 돼 우기엔 온 나라 교통이 마비된다. 아이들은 나무그늘 아래서 공부하고, 국립학교도 진흙으로 지어진 건물에 책·걸상도 없다.
 
이처럼 열악한 사정을 알면서도 인근 나라로 떠났던 남수단 사람들은 독립된 조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북수단과 국경이 봉쇄돼 북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20만명의 남수단 사람들이 국경 인근에 난민촌을 형성하고 있다. 난민촌에는 식량도 부족하고, 말라리아 등 각종 질병도 창궐한다. 타국을 떠돌다 돌아온 남수단 이주민들도 생활터전도, 직업도 없어 도시 인근이 급격히 슬럼화 되고 있다. 종족분쟁은 더 큰 숙제다. 우물과 목초지를 확보하기 위한 종족간 다툼이 소총과 각종 무기로 중무장한 상태로 진행돼 대량학살이 수시로 자행된다. 부족전쟁으로 한 해 수천명의 전쟁고아들이 발생하고, 이들은 아무 도움 없이 방치되다 어느 순간 전쟁의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바뀌고 있다.
남수단이 일어서려면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 일본은 남수단 독립 뒤, 발 빠르게 대사관을 설치하고 올 초 대규모 자위대를 평화유지군으로 파병하는 한편 국가원조기구 자이카를 통해 구호사업을 펼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파병요청에 약속만 한 상태다.
 
< 권기정=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남수단사무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