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거주 리디아 고…LPGA 캐나다 오픈서 최연소 우승

뉴질랜드에 사는 한인소녀 리디아 고(15. 고보경)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최연소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아마추어 선수인 리디아 고는 26일 BC주의 밴쿠버 골프장(파72: 6천427야드)에서 열린 캐나다여자오픈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출발, 5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둘러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올해 에비앙 마스터스 챔피언 박인비(24)를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1997년 4월24일생(15세4개월2일)인 리디아 고는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 9월 나비스타 클래식에서 16세의 나이로 정상에 오른 알렉시스 톰슨(미국)의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한 아마추어 선수로서는 다섯번째이자 1969년 조앤 카너(버딘스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43년만의 우승이다.
아마추어 선수는 상금을 수령할 수 없어 우승상금 30만달러는 박인비가 차지했다. 박인비는 141만9천달러를 쌓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130만1천달러)를 제치고 시즌 상금 랭킹 1위로 올라섰다.

LPGA 투어 ‘최연소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쓴 아마추어 선수 리디아 고는 한국에서 태어나 6살 때인 2003년 부모와 함께 뉴질랜드로 건너가 11살 때 뉴질랜드 여자 아마추어 메이저대회에서 최연소 우승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 주목을 받아왔다.
리디아 고는 올해 1월 호주 뉴사우스 웨일스오픈에서 프로대회 세계 최연소 우승을 차지해 이름을 알렸고, 13일에는 US여자아마골프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 들어서도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준 리디아 고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루이스, 한국여자골프의 간판 신지애(24.미래에셋)와 동반플레이를 펼쳤지만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 컷만 통과하자고 마음먹고 출전했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파인허스트 스쿨에 재학중인 리디아 고는 “당분간 프로로 전향할 생각없고 대학에 가서도 골프를 계속하겠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편 리디아 고의 우승에 현지 ‘할아버지 캐디’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주인공은 대회가 열린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코퀴틀람 밴쿠버골프클럽의 원로 회원인 브라이언 알렉산더(63).

그는 골프 애호가이자 이 골프클럽 열성 회원일 뿐 직업 골프 캐디가 아니다. 그러나 그는 대회 일주일 전인 지난 22일 우연히 고양고 인연이 됐다.
평소 딸의 캐디를 도맡아 오던 그의 엄마가 대회 장소에 밝은 현지 캐디에 대해 골프장에 문의를 해 왔다고 한다. 골프장 측은 자원봉사로 캐디를 지원해 놓은 상태였던 알렉산더에게 연락했고 양측의 만남으로 인연이 만들어졌다.
알렉산더는 “골프클럽에서 불과 10분도 안 되는 거리에 살고 있었으니, 연락을 받고 당장 달려간 것은 당연했다”며 “리디아 고와 엄마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즉석에서 캐디로 선택됐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의 우승이 확정된 후 18번 홀 그린 뒤에서 만난 그는 “리디아의 우승은 나의 크나큰 즐거움이자 영광”이라고 감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