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큰 영향 끼칠 기술… 우주산업·무인차·증강현실‥

산업혁명 이래 제조업은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발전하면서 미래사회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쳐 왔다. 따라서 기술의 수준은 제조업의 고갱이다. 미국의 유서깊은 비즈니스 전문지 <인더스트리 위크(IW)>가 최근 ‘2013년 올해의 기술’을 선정해 발표했다. 13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잡지는 미국 제조업의 산증인이나 마찬가지. <인더스트리 위크>가 미래사회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칠 ‘올해의 기술’로 꼽은 부문은 민간 우주산업에서, 무인자동차, 3D 프린팅, 증강 현실, 입는 기술, 시뮬레이션, 협력 로봇, 산업인터넷, 예측기술, 사물인터넷에 이르기까지 모두 10개 부문이다. <인더스트리 위크>는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기술로 `3D 프린팅‘을, 가장 강력한 기술로 `사물인터넷’을 각각 꼽았다.


1 민간 우주산업 (Private Space)
스페이스 엑스…우주공간을 시장으로
지난해 5월25일 스페이스엑스(Space X)의 드래곤 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함으로써, 이 회사 창업자인 엘런 머스크는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는 민간 우주산업의 새 시대를 연 큰 도약점이었다. 미 항공우주국과 2012~2016년 12차례에 걸쳐 우주용 화물 및 우주인 운송 계약을 지난 2008년 16억달러에 체결하고 지난해에 첫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수행한 것이다. 그 이후 스페이스엑스, 오비털사이언스 등의 우주기업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10억달러대 초대형 계약과 세계의 민간 위성 발사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이로써 우주가 바야흐로 떠오르는 시장이 됐다.
스페이스엑스는 올 들어서도 지난 3월 팰콘9 로켓에 드래곤을 실어보내 2번째 국제우주정거장 도킹 임무에 성공했다. 2~3년 안에 화물이 아닌 우주인 운송도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2 무인자동차 (Self-Driving Cars)
자율주행 기술… 미래를 흥미진진하게
구글의 무인자동차 기술이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에서 공식 데뷔한 이후 올들어 벤츠, 닛산, 테슬라, 캐딜락 그리고 몇몇 신생기업들이 무인자동차 구상을 발표하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쇼(CES)에서 아우디와 도요타가 무인차 모델을 선보였고, 9월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선 메르세데스 벤츠도 무인차를 선보였다. 닛산과 벤츠는 2020년을 무인자동차 상용화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있다. 미국의 차량 배차 서비스업체 우버는 구글의 무인자동차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무인택시 서비스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 모든 것들이 흥미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3 3D 프린팅 (3-D Printing)
가장 주목받는 기술… 혁명적 잠재력
‘단언컨대’(?) 올 한 해 3D프린팅보다 더 주목받은 기술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3D프린팅에 대한 기대치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3D 프린팅이라는 제품을 인쇄하듯 한 층씩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만드는 기술. 기술이 개발된 지 26년이 지난 이 적층가공 기술이 마침내 산업적 힘을 갖추는 데까지 진화했다.
이제 로봇에서 로켓에 이르는 모든 제품들의 부품을 만들 수 있는 수준까지 능력을 갖췄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3D프린팅은 우리가 거의 모든 것을 만드는 방식을 바꾸는 혁명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

4 증강 현실 (Augmented Reality)
현실과 가상의 만남… 신산업을 만들다
애초 괴상한 액세서리 정도로 조롱받았던 구글 글래스와 그것이 가져다 준 증강현실이 산업계를 이미 뒤흔들고 있다. 매끈한 모양의 전방투영 스크린(heads-up display)은 제조산업에 진입한 최초의 실용적 웨어러블 기술이다. 증강 현실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로, 구글 글래스 같은 착용 컴퓨터(wearable computer)가 증강현실 기술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기술은 스키매틱스(schematics(, 실시간 데이터 전송, 정보 해독, 커뮤니케이션,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가능하게 해줌으로 제조업부문의 과학기술전문가들에게 매우 긴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5 입는 기술 (Wearable Technology)
스마트워치… 세상 연결수준을 높이다
입는 기술은 기술적으로는 1980년대에 시작됐다. 당시 시계 계산기는 맥가이버들을 위한 괴짜 패션이었다. 그 이후 스포츠레저에서 산업, 통신에 이르는 일련의 기기들에서 입는 기술이 꽃을 피웠다. 올해는 스마트 워치 같은 제품으로 새로운 성숙점에 도달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9월 갤럭시 기어를 선보이면서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소니가 스마트워치2를, 애플이 ‘아이워치’를 각각 내놨다. 구글도 곧 스마트워치를 개발해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향후 모바일기기의 흐름을 예고해준다.

6 시뮬레이션 (Simulation)
제조업 발전, 이제는 소프트웨어가
오늘날 지멘스 PLM(제품수명주기관리) 같은 첨단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는 제조업체가 좀더 나은 제품, 좀더 효율적인 공정, 좀더 나은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예컨대 이 소프트웨어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Curiosity)의 설계디자인에 도움을 주고 큐리오시티가 완벽히 화성착륙할 수 있도록 해줬다.

7 협력 로봇 (Collaborative Robots)
일하는 로봇… 자동화 시스템의 신기원
새롭게 등장한 이 협력로봇 세대는 그동안 중소 제조설비에 꾸준히 도입돼 왔다. 리싱크 로보틱스(Rethink Robotics)의 백스터(Baxter)와 유니버설 로보츠(Universal Robots)의 UR기기들은 자동화율이 낮은 기업들에 새로운 자동화 시대를 열어줬을 뿐 아니라 산업 전체에도 새로운 로봇 시대를 열었다.
 
8 산업 인터넷 (The Industrial Internet)
3세대 인터넷… 산업연결 생산성 막대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지난해 11월 산업시대와 인터넷시대라는, 서로 다른 2개의 기술시대를 연결하면 15조달러 이상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산업인터넷 비전을 말했다. 년이 지난 지금 센서, 가상 인터페이스, 연결기기와 분석 소프트웨어 같은 신기술들이 그의 말을 현실로 바꿔주고 있다. 산업인터넷은 제조 기술 분야에서 가장 대담하고 흥미있는 발전 양태의 하나다.시스코의 윔 엘프링크 부회장에 따르면 인터넷은 현재 3세대로 진화하고 있다. 1세대는 기업이 인터넷을 활용하는 비즈니스 인터넷, 2세대는 개인들에게 인터넷이 퍼져 나간 개인 인터넷, 3세대는 개인과 사회 전산업에 걸쳐 인터넷이 연결되는 산업인터넷이다.

9 예측기술 (The Future)
폭증 빅데이터… 과거분석해 미래예측
빅 데이터의 폭발과 강력한 새 분석도구 덕분에 지난 해 처음으로 제조업체들은 기계 상태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었다. 올해 들어 기술은 미래로 한걸음 더 나아갔다. 아주 초기적인 고장 신호를 간파해 실제로 피해가 발생하기 훨씬 전에 뭘 수리해야 할지 알려주는 복잡한 예측분석학이 등장한 것이다. 그 결과 생산성은 크게 좋아지고, 고장횟수는 줄고, 설비 비용은 절감됐다. 
 
10 사물인터넷 (The Internet of Things)
전 세계 사물을 연결… 2013년의 핵심
15조달러 가치에 이르는 산업인터넷은 사물인터넷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사물인터넷은 2013년에 크게 주목받은 거대한 기술 흐름이다. 사물인터넷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만물인터넷(the internet of everything)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지난 9월 아메리카스컵 요트대회에서 우승한 오라클USA 요트팀은 요트에 400개 이상의 센서를 달아 풍속, 풍향, 돛의 상태, 배의 움직임 등을 분석해 가장 빠른 조종법을 제시하도록 했다. 요트 선수들은 손목에 찬 기기를 통해 전달되는 분석정보에 따라 배를 조종했다. 오라클이 우승한 건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아 분석하는 사물인터넷 환경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 공작기계, 공공도로, 도시, 공장 등의 스마트기기들이 한데 어우러져 방대한 데이터들을 공유했다. 이를 통해 산업인터넷은 가치를 발견하고, 무인자동차는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찾았으며, 구글 글래스는 현실을 확장했고, 애널리틱스는 예측력을 확보했다. 사물인터넷은 2013년 모든 것의 핵심에 있다.
< 곽노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