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가 죽었다” 분노

● WORLD 2014. 11. 18. 17:20 Posted by SisaHan
경찰이 인계한 학생 43명을 갱단이 불태워 살해…

멕시코의 게레로주 이괄라시에서 지난 9월말 경찰에 체포된 뒤 실종된 교육대학생 43명이 마약조직에 끔찍하게 살해된 것 같다는 공식 발표가 나온 이후 멕시코 전역이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앞서 7일 헤수스 무리요 카람 멕시코 연방검찰 총장은 “체포된 갱단 조직원 3명이 ‘시위 학생들을 경찰에게서 넘겨받아 모두 살해하고 주검은 불태웠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발표했다.
 
시민들은 경악했고, 실종자 부모들은 절규했다. 실종 학생들의 부모들은 “우리 아들·딸들은 살아있다, 유전자 대조로 신원이 확인되기 전까진 믿을 수 없다”며 정부에 대한 극도의 절망과 불신을 드러냈다. 대학생이 주축이 된 수만명의 시위대는 8일부터 멕시코시티와 게레로주 등 각지에서 실종 학생 43명의 이름을 부르며 애도했고, “아요치나파는 살아있다, 국가는 죽었다”는 구호 아래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흥분한 일부 시위대는 경찰차와 트럭 10여대를 불태우고 “페나 니에토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대통령궁과 정부청사에 진입을 시도했다. 게레로 주의 경우 시위대의 방화와 정부 관리 감금, 공항 점거 등으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게레로주 산골마을인 아요치나파의 교육대 학생들은 지난 9월26일 교사임용 차별 및 국고 보조금 삭감 반대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의 발포로 6명이 숨졌고 체포된 43명은 지금껏 행방이 묘연했다. 검찰은 현장에서 수습된 치아와 신체 조각들을 오스트리아의 한 대학으로 보내 유전자 분석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멕시코 정부와 관료 집단의 뿌리 깊은 부패와 마약조직과의 결탁을 최악의 민낯으로 드러내면서 멕시코 사회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 조일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