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들에 논란
심장병·골절 등 경고

“적당 섭취 괜찮아” 미 농무부 여전 권장

인간에게 가장 완벽한 식품이라고 각광 받아온 우유가 그 독보적인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지난달 스웨덴에서 우유를 하루 3잔 이상 마실 경우 사망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뒤 세계적으로 우유를 둘러싼 논쟁이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래서 묻는다. 우유는 마셔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인류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유’와의 인연을 시작한다. 누구나 모유 수유를 권장하지만, 문제는 그게 여의치 않다는 사실이다. 엄마가 직장에 복직하거나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야할 경우, 모유 수유는 중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유 대신 우유를 주기 시작한다. 여기서 잠깐 돌아보자면, 포유류 중 유아기 이후에도 계속 우유를 먹는 건 인류가 유일하다.
그런데 최근 인류의 우유 사랑에 금이 가게 하는 발표들이 계속되고 있다. 우유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넘어서 심지어 해로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11년 <골격과 미네랄 리서치 저널>는 우유 섭취가 중장년의 고관절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연구를 실었다. 20만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6개의 실험에서 우유 섭취가 골절을 낮춘다는 어떠한 상관관계도 도출해내지 못했다. <미국의사협회의 저널 소아과학>은 올해 10만여명의 성인을 20년 넘게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실험 대상자들은 그들이 청소년기 마신 우유의 양을 바탕으로, 이후 그것이 고관절 골절을 예방하는 결과를 가져왔는지 살폈다. 역시 골절 위험이 줄었다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가장 따끈따끈하게 회자된 것이 스웨덴 연구다. 지난달 <영국의학 저널>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 스웨덴 웁살라대학의 카를 마이클슨 교수 연구팀은 20년 동안 39살 이상 여성 6만1000명과 남성 4만5000명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우유 3잔 (680㎖) 이상을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병 등으로 숨질 위험이 2배 이상 높다고 밝혔다. 또 우유를 많이 마시는 여성들은 골절률도 높게 나왔다고 발표했다.
우유의 풍부한 영양가를 증명하기 위한 실험에서도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2007년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은 칼슘 섭취가 골절을 줄이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자료를 실었다. 34살에서 79살까지 20만명 이상이 이 실험에 참여했는데, 이 연구에서도 칼슘 섭취가 골절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또 당시 6000여명의 중장년을 대상으로 칼슘 보충제가 골절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일부에게는 칼슘 보충제를, 나머지에게는 ‘플라시보’를 섭취하게 했다. 이 실험에서는 칼슘 보충제가 골절을 줄이지 못했다는 결과 외에도 오히려 고관절 골절률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인디애나 의과대학 소아과 교수 애런 캐럴은 “우유를 포함해 뭐든 적당히 섭취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캐럴 교수는 다만 “대부분의 성인이 우유를 섭취해야 한다는 증거는 없으며,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 역시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미 농무부 등에서는 성인도 적어도 하루 3잔 이상 우유를 마실 것을 권고하고 있다.
< 김지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