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워리어」호 “원전 연장가동은 도박” 주장

다국적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Green Peace)’의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지난 17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 앞바다를 찾았다.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1985년 핵 실험 반대 운동을 벌이다 프랑스 정부기관으로부터 폭파된 ‘레인보우 워리어 1호’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환경감시선이다.

이날 회견에서 마이크 핀켄 선장은 “올해로 40년째 전 세계를 돌며 반핵운동을 펼쳐오던 그린피스가 고리원전 바로 앞에 닻을 내리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그린피스는 핵 실험 반대를 기치로 활동을 시작해 배가 폭파당하는 험한 일도 겪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원자력 발전이 결코 안전하지도, 깨끗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려왔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는 또 “독일이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고 유럽 반핵운동의 선두에 나섰듯이 높은 기술 수준을 갖춘 한국도 아시아의 반핵 운동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핀켄 선장과 함께 부산을 찾은 그린피스의 동아시아 핵에너지 전문가 래미 하리 씨는 “고리 1호기와 마찬가지로 계속 연장 가동을 앞두고 있던 후쿠시마 1호기를 보면 알 수 있듯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 연장은 일종의 도박”이라고 못을 박았다. 노후화 된 원자로는 보수만으로는 결코 위험을 예방할 수 없고 사고가 터졌을 때도 대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한국 원자력 발전소가 지나치게 밀집해 있어 위험이 더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2025년까지 12개의 원전이 이 일대에 지어 지는데 이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이라고 놀라워했다.
한편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고리에 이어 21일까지 경북 월성과 울진 등을 원자력 발전소 4곳을 잇따라 방문해 반핵시위를 벌였다.
< 부산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