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특히 조심‥ 노인 낙상

● 건강 Life 2015. 1. 16. 19:59 Posted by SisaHan


엉덩관절 골절 위험… 합병증도

겨울철 노인 건강을 위협하는 사고 가운데 하나가 낙상이다. 단순하게 넘어져도 손목이나 발목 등을 다치는 것은 물론이고 심한 경우 엉덩이 관절이나 척추에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큰 부상을 입으면 움직임에 제한이 생겨 자칫 일상생활도 스스로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전문의들은 근육이나 관절이 경직돼 있으면 낙상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외출을 해야 할 때는 근육이나 관절을 충분히 풀어준 뒤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평소 규칙적인 근육 운동으로 근육의 힘을 충분히 키워 놔야 낙상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 겨울철 노인 낙상, 주로 길에서 발생
노인들은 겨울철(12~2월)에 다른 계절보다 길에서 자주 넘어지고 크게 다친다.
최근에 한 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만 65살 이상 노인 낙상 환자 9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겨울 사고가 확연하게 많았다. 겨울철에 낙상을 입은 환자 351명과 비겨울철 환자 633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 결과, 낙상이 인도나 도로에서 발생한 비율이 겨울철군은 79.2%에 달해 비겨울철군의 67.1%보다 높았다. 그 가운데에서도 인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겨울철군이 50.7%로 비겨울철군의 40.1%보다 10%포인트 높았다.
같은 낙상이라도 겨울철에 더 심한 부상을 입었다. 응급실을 찾은 겨울철 노인 낙상 환자의 절반에 가까운 49.9%는 뼈가 부러져 있었다. 이 수치는 비겨울철군의 골절 비율인 36.5%보다 크게 높다. 팔과 다리 부위의 상해 비율은 겨울철군이 65.2%(229명), 비겨울철군은 41.7%(264명)로 나타났다.
의사들은 “겨울철에는 옷을 두껍게 입어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근육이나 관절이 경직돼 낙상 발생 가능성이 높다. 특히 노인은 근력이 떨어져 있고 골다공증 등으로 뼈도 약해 작은 충격에도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엉덩관절이나 척추 골절 생기면 사망 위험 높아
노인들에게 흔히 생기는 낙상 골절 사고 가운데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엉덩관절 골절’이다. 엉덩관절 골절은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을 말한다.
노인이 된 뒤에는 뼈가 급속히 약해져 교통사고나 추락 등 큰 충격을 받는 상황이 아닌 길에서 미끄러지거나 침대에서 떨어지는 정도로도 엉덩관절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이 부위에 골절이 생기면 수개월 동안 침대에 누워 지내야 하는데, 이 때문에 폐렴이나 욕창 등이 생길 수 있다. 또 오래 누워 지내면 혈전이 생겨 심장마비나 뇌졸중과 같은 합병증도 부를 수 있다.
넘어지는 순간 척추에 많은 하중이 가해지면서 발생하는 척추압박골절도 문제다.
전문의들은 “척추 골절이 생기면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 상태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통증을 느낀다. 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증상이 더 심해지고, 다리 통증으로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진다. 방치할수록 만성 허리 통증을 일으키고 심장과 폐의 기능까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상을 느끼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근육 강화 및 관절 운동이 예방법
한국에서 ‘2011년 노인실태 조사’를 보면, 1년 새 낙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노인이 21%에 이른다. 이 가운데 병원 치료를 받은 경우는 72.4%나 되며, 낙상으로 인한 후유증도 47.7%나 됐다. 이런 노인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실내에서 무릎 굽혔다 펴기, 앉았다 일어나기, 실내 자전거 타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눈이 내린 뒤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되 불가피하다면 푹신하고 편한 신발보다는 잘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또 지팡이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옷차림은 두꺼운 옷보다 여러 겹을 겹쳐 입어 보온성과 활동성을 높이는 것이 좋다.
전문의들은 “평소보다 보폭을 10~20% 정도 줄이는 게 안전하다. 또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움츠리고 걷지 않도록 장갑을 끼고 엉덩이를 보호할 수 있는 푹신한 솜바지를 입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