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미국 워싱턴 의사당 앞에서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 할머니와 함께 200여명이 아베 총리가 일본의 과거 전쟁범죄에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일본의 냉대 속에 생존자들 잇따라 세상 떠나…
실체적 진실 묻히기 전에 제3국 사법 판단 구할 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들이 오는 7월 일본 정부에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미국 연방법원에 내기로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피해자 유족, ‘나눔의 집’ 등으로 꾸려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미국소송 실행위원회(실행위원회)’는 22일 자료를 내어 “22일이면 한·일 수교 50년을 맞지만,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일본 측의 무시와 냉대 속에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피해자 할머니들은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 생존자는 불과 50명밖에 남지 않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영원히 묻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실행위원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단지 과거 70년 전의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중요한 문제이다. 이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일본의 자각과 반성을 마냥 기다리기보다 제3자인 미국 법원에서 사법적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행위원회는 “이번 소송 대상에는 끔찍한 범죄를 직접 지시하고 가담한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 은폐와 왜곡에 가담하는 일본 내 단체와 언론 매체도 포함될 것이다. 이들에게 국제사회의 준엄한 심판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유족 등은 23일 광주 나눔의 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수교 50년에 대한 입장과 미국 법원에 제기할 소송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김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