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낮 12시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의 한 야산 중턱에서 국정원 직원 임아무개(45)씨가 자신의 마티즈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임씨의 차량.


“해킹 대상 선정은 직접 안해”
4월 인사 발령으로 팀 옮겨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가정보원 직원 임아무개(45)씨는 민간인 해킹 논란을 일으킨 아르시에스(RCS·리모트컨트롤시스템) 프로그램을 직접 구매하고 지난 4월까지 해당 팀에서 이를 사용해 활동한 사이버안보 전문가로 알려졌다.

국정원 출신으로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19일 브리핑에서 임씨에 대해 “전북 이리(현 익산)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북의 한 대학 전산과를 졸업한 뒤 20년간 사이버안보 분야에서만 일해온 직원”이라며 “이번에 문제가 된 프로그램을 본인이 직접 구매하고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임씨가) 직접 해킹 대상을 선정하는 게 아니라, (국정원의 담당 파트에서) 대상을 선정해서 알려주면 기술적으로 이메일에 심는다든지 하는 기술자였다”고 말했다.

임씨는 아르시에스 운영팀 직원으로 일하다 지난 4월 승진과 함께 다른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최근 해킹 논란이 불거지자 자살하기 직전까지 나흘간 매일 밤을 새면서 과거 프로그램 사용 기록을 확인하는 작업을 해왔다고 여권 관계자가 전했다. 임씨는 사건 당일인 18일에도 ‘출근한다’며 오전 5시께 집을 나섰으나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자 동료들이 가족에게 연락했고, 임씨의 부인이 이상을 감지하고 119에 신고했다.

이 의원은 임씨에 대해 “직원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고 한다”며 “딸 둘 가운데 큰딸은 사관학교에 입학했고, 둘째는 고3으로, 가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 주변에서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황준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