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된 군위안부 및 나비기금 관련 자료와 서명하는 한인들.


길원옥 할머니·윤미향 대표 방문
「나비기금」동참 등도 요청

일제 군위안부 피해 길원옥 할머니(89)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대표가 5월1일 토론토를 방문, 본 한인교회에서 한인동포들과 간담회를 갖고 군위안부 문제 해결노력과 전시 성폭력 피해여성들을 위한 ‘나비기금’등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요망했다. 이들 일행은 길 할머니를 포함한 군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을 다룬 다큐영화 ‘The Apology’(사과)의 월드 프리미어 오프닝행사 참석을 위해 캐나다 알파(ALPHA) 초청으로 토론토를 찾았다. 이날 행사에 이어 길 할머니 일행은 2일과 3일 이틀간 토론토교육청 관내 학교를 방문해 직접 학생들에게 일제위안부 문제에 대해 증언했으며, 3일 오전에는 토론토 한인회를 방문, 이기석 회장의 안내로 해외에 2번째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보고 간담도 가졌다.


1일 오후 본한인교회(담임 한석현 목사)에서 3시간여 진행된 ‘희망, 그리고 평화-나비의 꿈 꾼다’행사는 영화 ‘Apology’소개에 이어 윤미향 대표가 일제 위안부문제의 역사적 배경과 진실을 전하고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데서 나아가 범세계적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활동으로 발전한 내력과 의미를 소개한 후 일문일답도 가졌다. 연로한 길 할머니는 부축을 받고 등단해 “감사하다. 많이 도와달라”는 인사만 하고 내려왔으며 윤 대표 강연 도중 동행측근의 도움으로 자리를 떠 휴식을 취했다.
윤미향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태평양전쟁 이후 일제 위안부들에 대한 증거들이 있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은 캐나다 정부도 진상규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하고 “캐나다의회가 위안부문제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9년간 무시되고 있는 만큼 이 결의문대로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상 실현을 일본에 요구하도록 캐나다정부에 압박을 가하며, 수요시위에 맞춰 연대 시위 혹은 피켓을 든 1인 시위라도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캐나다 동포들의 연대를 당부했다. 


그는 “캐나다에도 ‘나비모임’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면서 일본정부의 위안부 진상규명과 사죄·배상을 요구하는 전세계 1억명 온라인 서명운동, 한국에서 진행중인 ‘정의와 기억재단’참여 및 국제사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정한 8월14일에 함께 하는 방안 등도 제안했다.
윤 대표는 강연에서 위안부문제의 역사적 배경과 일제군부가 직접 개입해 운영한 증거,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과 고통의 삶, 그리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잇단 사죄와 배상 요구에도 소극적인 일본 정부의 태도와 적반하장격인 우경화 현실 및 12.28 한-일정부간 합의의 부당성 등, 주한 일본대사관 앞‘수요집회’로 상징되는 지난 25년의 경과와 ‘투쟁’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세계최초로 일제 위안부였음을 세상에 고백한 이후 파장이 확산돼, 가해자는 변한 것이 없지만 피해자들이 변화하여 이제는 전세계적인 전시성폭력 방지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하고 “군위안부 문제는 일본에 대한 비판과 요구에 앞서 할머니들을 날지 못하게, 세상에 나오지 못하게 만든 한국사회의 반성과 책임에서 이제 할머니들에게 해방의 날개를 달아 드리자, 그리고 다시는 그런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세계 곳곳의 전쟁 성폭력을 막고 아이들에게도 희망과 평화를 심어주자는 ‘나비의 여정’으로 발전했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또 김복동 할머니가 전재산 5천만원을 희사하는 등 할머니들이 ‘일본정부와 싸우는 것이지 일본인들과 싸우는 게 아니다’며 지진 피해자들을 도운 사례와, 아프리카 콩고 등 전쟁 성폭력 피해자들, 베트남에서 월남파병 한국군에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을 돕고있는 등의 ‘할머니들이 평화의 다리가 되는, 나비기금의 기적’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윤대표 강연에 앞서 ‘Apology’다큐를 제작한 영화감독 Tiffany Hsuing 씨가 나와 영화를 소개, 길원옥 할머니와 필리핀·중국 피해자 등 3인의 삶을 중심으로 전쟁노예의 실상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토론토에서 진행 중인 Hot Docs영화제에 출품돼 이틀 만에 2천명이 관람하는 등 최대의 관심작으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캐나다 영화 협의회가 지원하고 한국계 캐나다인 Anita Kim 이 연출한 작품으로, 일본이 태평양전쟁 중 수십만 명의 한국, 중국, 필리핀, 네덜란드 등의 어린 소녀들을 유괴하여 성노예로 삼았던 끔찍한 전쟁범죄를 고발하는 다큐영화다.
길원옥 할머니는 1928년 오남매 중 넷째로 태어나 평양에서 살다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13살, 15살 두 차례 중국에 있는 위안소로 끌려가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수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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