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7m 해일·510㎜ 폭우 예상
“재앙적 수준 될 가능성 크다”

허리케인 어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 이번엔 허리케인 마리아가 들이닥쳐 카리브해 섬나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시엔엔>(CNN) 방송은 19일 허리케인 마리아가 최고 등급인 카테고리 5등급으로 격상돼 도미니카공화국에 도달했고,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도 정면으로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마리아가 재앙적 수준의 허리케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마리아는 시속 160마일(약 257㎞)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다. 위력은 루스벨트 스케릿 도미니카 총리의 공관 지붕까지 날려 버렸다. 스케릿 총리는 페이스북에 “지붕이 사라졌다. 허리케인 앞에 완전히 속수무책인 상태”라고 글을 올린 뒤, 이후 “구출됐다”고 소식을 전했다. 푸에르토리코는 86년 만에 처음으로 최상급 허리케인의 직접적 타격을 맞게 됐다. 리카르도 로셀로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20일께 피해가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피소 450곳을 마련하고 부실한 전력 시스템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카리브해 섬 과들루프, 버진아일랜드, 마르티니크, 앤티가 바부다, 앵귈라, 몬트세랫 등에 허리케인 혹은 열대폭풍 경보를 내렸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이들 지역에 1.8~2.7m의 폭풍해일이 일고, 최대 510㎜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대부분이 2주 전 어마의 타격으로 기반시설과 가옥이 무너진 지역이다.

최소 167명의 목숨을 앗아간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에 이어 마리아까지 3연타를 맞게 된 섬나라들은 비상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령 섬에 대한 지원 계획을 긴급 발표했다. 영국 외무부도 군인 1300명 이상과 60t 이상의 긴급 구호물품을 투입해 도울 예정이다.

이어지는 자연재해로 트럼프 대통령의 환경 예산 축소 정책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시엔엔>은 ‘허리케인 피해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경 정책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란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결정을 비판했다. 환경 전문 매체 <인사이드 클라이밋>도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변화 관련 예산 삭감이 극한기후가 몰고 온 자연재해에 대한 중대한 연구를 중단시킬 것이며, 이는 직접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