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지지율‥뚜껑 열어봐야

● COREA 2011. 10. 24. 15:15 Posted by SisaHan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상승, 박원순 하락세
 
서울시장 보선 D-6
한나라당 네거티브 공세 먹혀
민심 반영 정확한지는 이론 많아

서울시장 보권선거에 임박해  언론사들이 벌인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상승세,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지난 1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서울지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전화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나경원 후보는 51.3%, 박원순 후보는 45.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8일 같은 여론조사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42.8%, 박원순 후보가 48.8%로 박 후보가 6% 포인트 앞섰지만, 일주일 만에 나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결과가 뒤집혔다.  다른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는, 박원순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지만 나경원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 중앙일보 조사 박원순 40.8%, 나경원 39.8%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나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졌다.  14~15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서울지역 유권자 118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나 후보의 지지율은 39.8%, 박 후보의 지지율은 40.8%로 지지율 차이가 1%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이 신문이 실시한 지난달 17일 조사에서는 나 후보 지지율은 37%, 박 후보 지지율은 45.8%로 지지율이 8.8%포인트 이상 벌어졌는데, 한 달 만에 나경원 후보가 1%대로 박 후보를 바짝 추격한 셈이다.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추세는 같다. 15일 서울지역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박 후보 지지율은 39.2%, 나 후보 지지율은 38.4%로 지지율 차이가 0.8%포인트 차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적극적 투표층에서 나 후보 더욱 앞서
게다가 적극 투표층에서 나 후보의 지지율은 더욱 우세하다. 세 신문 모두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적극 투표층의 경우 나 후보의 지지율이 박 후보의 지지율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적극적 투표 의향층의 여론조사 결과 나 후보가 10% 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 여론조사에서도 ‘세 차례 이상 투표에 참여했고, 이번 선거에서도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투표 확실층’에서 나 후보가 5.9% 포인트 앞섰고, <한국> 여론조사에서도 ‘적극 투표층’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가 0.8%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 30·40대 박 후보 지지층의 변심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언론사들은 보수 지지층은 결집하고 있는 반면, 박 후보가 주요 지지기반인 30·40대를 확실한 지지층으로 묶어두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조사 결과에서 60대에서는 나 후보가 박 후보를 37.8% 포인트 앞서는 반면, 20대에서는 박 후보가 나 후보를 24.1%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30대에서 박 후보는 나 후보보다 12.9%포인트 앞섰지만 이 연령대에서 박 후보 지지율 하락 폭이 컸다. 이 신문의 2주일 전 조사에서 박 후보의 30대 지지율은 58.2%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46.8%포인트로 크게 떨어진 것이다. 여론조사를 담당한 한국리서치 김춘석 수석부장은 “박 후보의 경우 30·40대 지지층 가운데 일부가 부동층으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겨레> 여론조사에서도 40대의 ‘변심’이 드러난다. 일주일 전 조사에서 40대 지지율은 박 후보(58.2%)가 나 후보(32.3%)를 압도적으로 앞섰지만, 지금은 오히려 나 후보(48%)가 박 후보(47%)를 앞선다. 보수 언론인 <중앙>은 “각 후보에 대한 검증 작업이 진행된 데다 박근혜 유세 등으로 인해 한나라당의 전통 지지층이 결집,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 네거티브 전략·TV 토론에 박 후보쪽 대응 미흡
지지층 이탈에는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전략’ 등 공세에 박 후보 쪽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한백리서치의 김남수 이사는 “한나라당이 잇따라 제기한 박 후보의 기부금 조성, 병역 문제 등 신상털기와 네거티브 공세가 먹히면서 중도층이 박 후보로부터 이탈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TV토론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나경원은 예쁘기만 하고 내용은 없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말을 잘하고, 박원순은 시민단체 활동을 했기 때문에 콘텐츠는 풍부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알고 있었는데, 막상 토론해보니 별 내용이 없더라는 정서가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17일 “(박원순 후보가) 한나라당에 대한 시민적 분노와 절망을 제대로 결집하지 못한다”며 “감동이 없고 대안이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전쟁터에 나온 장수처럼 보이지 않고 좋은 아저씨 같다”며 “대중들에게 확실한 신뢰를 주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네거티브 공세 대응 전략에 대해 “소송으로 해결하는 것은 시민운동 방식”이라며 “대중에게 직접 설득해야 한다. 차별화하고 진정성을 보여주고 맞대응할 때는 강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 여론조사 문제없나…“20·30대 투표열망 반영 못 해”
여론조사 결과가 투표층의 민심을 정확하게 잡아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중앙>의 경우 집전화 조사와 휴대전화 조사에서의 지지율 차이가 뚜렷했다. 624명을 대상으로 한 집 전화 조사에서 나 후보 지지율이 42.8%로 박 후보를 7.4%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61명을 대상으로 한 휴대전화 조사에서는 나 후보 36.4%, 박 후보 46.7%로 박 후보가 11.3%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답할 확률이 높은 휴대전화 응답률에서 박 후보가 훨씬 앞서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는 “지난 강원도 재보선 조사에서 최문순 후보가 두자릿수 이상 엄기영 후보에게 뒤졌지만 결과는 반대였고, 김해 재보선에서는 그 반대로 진보진영 후보가 앞섰었지만 패했다”며 “20~30대 투표 참가층의 적극적 투표 열망이 현재 여론조사에서 정확하게 포착되지 않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