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실패, 측근 돈 선거수사 등 아베 정권의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유권자의 약 70%가 아베 총리 임기 연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여론이 계속 악화되면서 자민당 안에서는 중의원 조기 해산 가능성에 대한 발언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20~21일 전국 유권자 20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3일 보도한 유무선 전화 여론 조사에서, 총재를 세 번 연속 맡은 아베 총리가 한 차례 더 총재를 하는 것에 대해 69%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은 19%에 그쳤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임기 연장에 반대하는 사람이 절반 이상(54%)으로 나타났다. 의원 내각제인 일본에선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한 때 ‘4연임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가 치솟던 아베 총리의 정치적 영향력이 최근 여러 악재로 회복하기 힘든 수준까지 추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 자민당 총재 후보군 중에선 아베 총리의 정치적 맞수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31%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아베 총리가 후계자로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진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은 4%에 그쳤다.

여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중의원 해산 가능성마저 관측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중의원 해산으로 정치적 위기를 돌파했던 전례가 여러번 있어서다. 자민당의 모리야마 유타카 국회 대책 위원장은 지난 20올해 어쩌면 중의원 선거가 있을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은 최근 <지지통신> 인터뷰에서 가을 이후 경제대책을 발표하는 동시에 중의원 해산을 할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도 지난 20일 인터넷 방송에서 해산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정치를 해 나가기 위해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여지를 남겼다.

중의원 해산에 대한 당내 우려의 목소리도 강하다. 아직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속에서 중의원을 해산할 경우 여론의 비판이 자민당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 가와이 부부의 돈 선거의혹 등 악재가 계속되는데 특단의 대책 없이 선거를 할 경우 자민당은 참패라는 내부 비판도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야당도 적극 움직이고 있다. 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지난 20이르면 오봉 연휴(일본의 추석으로 815일 전후)가 끝난 후 해산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최고 속도로 선거 준비를 하도록 당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 김소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