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항공장관 조종사 60명중 262명이 가짜

EU 유럽항공기구, 파 국적기 최소 6개월 취항 금지

          

파키스탄 조종사 다수가 가짜 면허로 비행기를 몰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유럽연합(EU)이 파키스탄 국적 항공사의 유럽 취항을 최소 6개월 금지했다.

영국 <가디언>30(현지) 유럽연합항공안전기구가 파키스탄 국적 항공사에 대해 최소 6개월 동안 유럽연합 국가에 취항하지 못하도록 조처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국제항공은 코로나19 탓에 현재 유럽연합에 취항하지 않고 있지만, 두 달 안에 노르웨이 오슬로와 덴마크 코펜하겐,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에 운항이 재개되기를 희망해 왔다.

유럽연합의 조처는 파키스탄 조종사 다수의 비행면허가 가짜라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5일 굴람 사와르 칸 파키스탄 항공장관은 의회에 출석해 자국 조종사 860명 가운데 262명이 가짜 비행면허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국영 파키스탄 국제항공(PIA) 등에 소속된 860명의 조종사 중 30.4%가 가짜 면허를 갖고 비행기를 몰았다는 것이다. 칸 장관은 가짜 면허 소지자들은 부정행위를 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면허를 땄고, 비행 경험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베트남 항공 당국은 25일 자국 비행기를 모는 파키스탄 국적 조종사 27명에 대해 비행 금지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베트남 당국은 조사 결과 조종사 면허가 문제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이들의 비행 금지 조치를 해제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파키스탄 국제항공 소속 여객기가 카라치 진나공항 옆 주택가에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99명 중 97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가 발생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지난 23일 사고 조사 초기 보고서에서 이번 사고가 사람의 실수로 인한 것이라고 결론냈다. 착륙 당시 조종사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자동조종장치를 풀어 놓은 상태였다. 칸 장관은 조종사는 물론 관제사도 (안전 관련) 기본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항공사에는 파키스탄 국적 조종사가 한 명도 없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기준 총 70개국 586명의 외국 국적 조종사가 국내 항공사에 근무하는데, 이 중 파키스탄 국적 조종사는 없었다. 또 파키스탄 국적 항공사 중 우리나라로 취항하는 항공사도 없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0004월부터 국내에는 파키스탄 국적 조종사가 없었다또 파키스탄 항공편이 국내로 들어오지 않고, 국내에서 파키스탄에 나가는 항공편도 없다고 말했다. < 최현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