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영사관 직원들, 퇴거 시한 되자 건물 빠져나가

 

22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보안요원을 태운 차량이 출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정부가 전날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을 72시간 이내에 폐쇄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서 철수했다.

중국 총영사관은 미국이 요구한 퇴거 시한인 24(현지시간)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영사관을 폐쇄했다고 현지 매체인 휴스턴 클로니클이 보도했다.

퇴거 시한인 오후 4시에 앞서 중국 총영사관에서는 직원들이 탑승한 세대의 흰색 차량이 빠져나왔고, 두 대에는 외교 차량 번호판이 달려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후 미국 관리들은 영사관을 접수했다.

미 국무부 소속 관리들은 영사관 출입문을 여는 데 실패하자 오후 440분께 뒷문을 강제로 열고 영사관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휴스턴 경찰은 퇴거 시한을 앞두고 영사관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쳤고, 인근 거리를 폐쇄했다.

중국 측은 미국 측이 휴스턴 영사관에 진입한 것을 놓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25일 웹사이트에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외교 영사관사이자 중국의 국가 재산"이라면서 "영사관계에 관한 빈 협약과 중미 영사협약에 따라미국은 어떤 방식으로라도 휴스턴 총영사관 관사를 침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관사에 진입을 강행한 것에 대해 중국은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하며 이미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중국은 이에대해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21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스파이 활동과 지식 재산권 절도의 근거지로 지목하고, 72시간 이내에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중국 측은 지난 24일 청두(成都)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통보했다.

중국 청두 미 영사관, 휘장 떼고 짐 싸기 시작

중국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25일 중국의 폐쇄 요구에 따라 철수 준비를 시작했다.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명령한 후 중국이 이에 대한 맞불로 쓰촨(四川)성 청두의 미 영사관 폐쇄를 통보한 지 하루만이다.

이날 청두 미 영사관에서는 한 작업자가 크레인에 올라 미국 휘장을 제거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오후에는 이삿짐 트럭 3대가 영사관 안에 진입했다.

앞서 오전에는 청소부들이 건물 안에서 10여개의 대형 쓰레기 봉지를 날랐고 이 가운데는 파쇄한 종이로 추정되는 봉지도 있었다.

일부 영사관 직원이 개인 물품을 챙겨 나오는 모습도 목격됐다.

전날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청두 영사관의 폐쇄 시한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외교는 대등 원칙"이라고 말해 미국과 동일한 72시간을 제시했음을 시사했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청두 영사관 폐쇄 기한은 통보 72시간 뒤인 27일 오전 10시라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직원들이 신분에 맞지 않은 활동을 하면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쳤다"고 비난했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미국은 지난 21일 스파이 행위를 이유로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을 72시간 안에 폐쇄하라고 전격 요구했다.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직원들은 미국이 요구한 퇴거 시한인 24일 오후 4시 직후 영사관을 떠났으며 이후 미국 관리들이 영사관의 뒷문을 강제로 열고 진입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시진핑 호칭 주석총서기로 변화미중갈등 반영

투표로 뽑힌 민주주의 지도자 아닌 "독재 권력 승자"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비롯한 미국 고위 관리들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호칭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대체로 시 주석을 '프레지던트'(President·주석)로 불렀으나 최근에는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부르는 빈도수가 급증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25"미국 관리들이 시진핑을 '주석' 대신 '총서기'로 변경해 부르고 있다"면서 그 의도를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Chinese Communist Party) 총서기, 중국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는 당·국가·군의 최고 지도자다.

시 주석의 호칭 변화를 주도한 인물은 미국의 외교 사령탑인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시 주석을 '주석'으로 호칭하면서 정중하게 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018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회의 때 "시 주석이 함께하는 실무 만찬에 참석해 영광"이라는 표현도 사용했으며, 장관 취임 후 첫 베이징(北京) 방문 시에는 "시 주석과 생산적인 미팅을 하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하반기부터 미중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점차 시 주석을 '총서기'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호칭 변화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 이어 기술전쟁,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이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으로 전방위적 갈등 양상을 빚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3일 캘리포니아주 요바린다의 닉슨도서관에서'중국 공산당과 자유 세계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면서 "시진핑 총서기는 파산한 전체주의 이념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53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관련한 질문에 "중국공산당(CCP)의 군사적 발전은 현실"이라면서 "시 총서기는 군사적 능력을 증강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도 중국을 설명하는 자료에 "중국은 중국 공산당이 통치하는 권위주의 체제이며, 시진핑은 공산당의 총서기"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에 대한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호칭 변화에 대해 미중 갈등 상황을 반영하는 것임과 동시에 시 주석 통치를 부당화하고 중국 공산당과 인민 사이의 틈을 벌리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앨리슨 스잘윈스키는 "그들은 대의제 정부의 지도자와 독재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부의 지도자를 구별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로빈 클리블랜드 의장은 "(시주석)가 선거에 의해 선출되고 시민사회와 유권자의 정치적 지지를 받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대통령이 아니라는 단순한 진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은 이기적인 당의 꼭대기에 자리 잡은 독재자"라면서 "따라서 용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USCC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시 주석을 '프레지던트'가 아닌 '총서기'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레지던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에 의해 지도자가 선정됐을 때 사용하는 호칭이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 내부 권력투쟁의 승자에게 사용해선 안 된다는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