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보통사람 위한 겁없는 투사 택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77·왼쪽) 전 부통령이 11비백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5·캘리포니아주)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사진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해리스 의원이 지난해 912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를 끝낸 뒤 대화하는 모습이다. 휴스턴/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113일 미국 대선에 나설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비백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55·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이 11(현지시각) 결정됐다. 해리스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 2016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을 코앞에서 놓친 힐러리 클린턴 이후 또 한번의 역사적 도전에 나선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보통사람을 위한 겁없는 투사이자 이 나라 최고의 공직자 중 하나인 카멀라 해리스를 나의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고 발표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코로나19와 경제위기, 인종차별 문제를 들어 지금은 정상 시기가 아니다라고 규정하고, “나와 함께 일할 똑똑하고, 강인하며, 지도할 준비가 된 누군가가 필요하다. 카멀라가 바로 그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바이든의 발표 뒤 트위터에 우리 정당의 부통령 후보로 그와 함께하게 돼서, 그리고 그를 우리의 총사령관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바이든과 해리스는 17~20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지명된다.

해리스는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50대 비백인 여성이다. ‘해리스 부통령카드는 미국 사회에서 여성과 소수인종의 목소리가 커져가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 역사에서 여성이 주요 정당의 부통령 후보가 된 것은 1984년 제럴딘 페라로 전 하원의원(민주당)2008년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공화당)에 이어 해리스가 세번째다. 그러나 비백인 여성은 해리스가 처음이다. 바이든은 지난 3월 일찌감치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정하겠다고 밝혔고, 5월 말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짓눌려 숨진 뒤 인종차별이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흑인 여성을 선택하라는 요구를 받아왔다.

미 역사상 최고령 대선 출마자인 바이든이 4년 임기만 마치고 재선을 포기할 경우 해리스는 2024년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 카드는 첫 비백인 여성 대통령까지 내다본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사설에서 그를 아프리칸 아메리칸(흑인)이라고 밝히면서 해리스는 대통령이나 부통령으로 봉직하는 최초의 여성, 최초의 흑인 여성이 될 것이라며 그럴 때가 됐다고 짚었다.

바이든이 해리스를 러닝메이트로 정한 것은 ‘70대 백인 남성인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한 선거전략적 측면도 있다. 50대 해리스는 고령인 바이든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비백인과 여성, 젊은층의 투표율 제고도 노릴 수 있다. 지난 대선 민주당 패배의 한 요인으로 흑인들의 낮은 투표율이 꼽힌다.

인종주의적 태도를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를 이루며 통합과 다양성을 부각하는 의미도 있다. 또 해리스는 중앙 무대에서는 초선 의원이라, 워싱턴 정치 40여년 경력인 바이든의 노회한 이미지를 희석할 수도 있다.

해리스는 세 차례 선거에 출마해 캘리포니아주 검사와 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지낸 뒤 2016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는 등 선거 경쟁력과 전투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12월 하차하기 전까지 바이든과 경쟁하며 전국적 인지도도 끌어올렸다. 선거분석 뉴스레터인 <새버토의 크리스털 볼>해리스는 검증됐고, 자격을 갖췄으며, 안전한 부통령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민주당 경선에서 부진했던 해리스를 바이든이 뽑은 것을 보고 약간 놀랐다고 비꼬았다. 그는 트위터에 해리스를 급진 좌파”, “위선자”(phony)로 표현한 비난 동영상을 올리며 깎아내렸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트럼프, 과거 정치후원금 냈던 해리스 향해 급진좌파·위선자

해리스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출마했을 때 후원한 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나란히 서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자 자기도 그렇게 보고 있었다면서도 조금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난달 해리스를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이날부터는 급진 좌파딱지를 붙이며 공격으로 돌아섰다. 트럼프가 과거 일반 시민 시절 해리스에게 정치 후원금을 냈던 일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연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50대 비백인 여성인 해리스를 러닝메이트로 발표한 데 대해 묻자 그는 나의 넘버 원 선택지였다그가 어떻게 해나갈지 보자고 말했다.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가 될 것으로 예견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잘 할 걸로 기대됐었는데 매우 매우 못 했다. (지지율) 2% 선에서 끝났고 많은 돈을 썼다그래서 바이든이 그녀를 뽑은 것에 약간 놀랐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2018년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 인준청문회 때 해리스가 상원에서 캐버노를 강하게 몰아세운 것을 가리키며 그는 캐버노에게 엄청나게 못되게 굴었다. 소름끼치는 일이었다나는 그걸 금방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해리스가 지난해 6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에서 바이든의 과거 인종차별적 정책 태도를 공격한 것을 염두에 둔 듯 그는 바이든에게도 매우 매우 못되게 했다. 아마도 포카 혼타스(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게 트럼프가 붙인 별명)보다 더 못되게 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해리스보다 훨씬 더 좋아한다고도 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와 딸 이방카가 일반인이던 시절 해리스에게 후원금을 낸 전력을 끄집어냈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선거에 출마했던 2011년과 20136000달러를 후원했다. 이방카도 2014년 해리스에게 2000달러를 기부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기자들이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가 될 거라는 얘기가 있는데 부통령으로서의 해리스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묻자 해리스는 괜찮은 선택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괜찮은 선택일 것이라고 대답한 바 있다.

이런 전력과 무관하게 트럼프와 캠프는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가 되자 급진 좌파로 몰면서 공격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해리스를 급진 좌파”, “위선자 해리스로 표현한 비난 동영상을 올렸다. 트럼프 재선 캠프의 카트리나 피어슨 선임고문은 논평을 내어 해리스는 조 바이든이 좌파 급진주의자들의 극단적 어젠다로 체워진 빈 껍데기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해리스와 부통령 후보로 맞대결을 벌이게 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선거운동 행사에서 오는 길에 조 바이든이 러닝메이트로 카멀라 해리스를 지명했다고 들었다경쟁에 들어온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과 민주당은 급진 좌파에 압도됐다“10월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보자고 했다. 부통령 후보간 토론은 107일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열린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바이든 보통 사람 위한 겁없는 투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

해리스, 자메이카·인도 부모에서 태어나선출직 경험과 인지도

미 사상 첫 흑인 여성부통령 후보당선시 첫 여성 부통령

 

오는 113일 미국 대선에 나설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10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부터 낙점받은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77)113일 대선에 함께 출마할 부통령 후보로 비백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5·캘리포니아주)11(현지시각) 낙점했다. 해리스는 미 역사상 첫 흑인 여성부통령 후보이며, 당선될 경우 첫 여성 부통령이 된다. 이로써 미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마이크 펜스팀과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팀의 대결로 짜졌다.

바이든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보통 사람을 위한 겁없는 투사이자 이 나라 최고의 공직자 중 하나인 카멀라 해리스를 나의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고 발표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은 201546살 나이에 뇌암으로 세상을 뜬 아들 보 바이든과 해리스가 각각 델라웨어주와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으로 일할 때의 인연을 언급했다. 바이든은 카멀라는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을 할 때 보와 긴밀하게 협력했다. 나는 그들이 거대 은행들을 잡고, 일하는 사람들을 고양시키고, 여성과 어린이들을 학대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봤다그때 나는 자랑스러웠고, 지금도 이 선거운동에서 그를 나의 파트너로 갖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바이든은 지지자들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함께, 여러분과 함께, 우리는 트럼프를 이길 것이라고 적었다. 바이든은 낙점 사실을 발표하기 90분 전에 해리스에게 전화해 알렸다고 <시엔엔>(CNN)이 바이든 쪽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이 해리스를 러닝메이트로 정한 것은 ‘70대 백인 남성인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외연을 넓히기 위한 선택이다. ‘50대 비백인 여성인 해리스는 고령인 바이든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낮추고 여성과 비백인 계층의 표심에 호소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해리스는 1964년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인 아버지와 인도 출신 이민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흑인과 아시안의 혈통을 동시에 물려받았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검사를 거쳐 주 검찰총장을 지낸 뒤 2016년 상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선출직 공직을 수차례 경험했기에 선거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해리스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해 대중적 인지도도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해 6월 당내 경선 첫 텔레비전 토론에서 과거 인종 통합 교육을 위한 버스 통학 제도에 바이든이 반대했던 전력을 끄집어내 맹공격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바이든이 부드러운 이미지라면, 해리스는 투사형 스타일로 분류되기 때문에 트럼프-펜스팀에 맞선 공격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인 바이든이 81살이 되는 4년 뒤에 재선에 도전하지 않을 경우, 그때에도 50(59)인 해리스는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왼쪽)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2019731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두번째 토론을 시작하기 전 악수하는 모습. 디트로이트/로이터 연합뉴스

해리스는 바이든의 낙점 발표가 나온 뒤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 정당의 부통령 후보로 그와 함께하게 돼서, 그리고 그를 우리의 총사령관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 바이든은 일생을 우리를 위해 싸우며 보내왔기 때문에 미국 국민을 통합시킬 수 있다대통령으로서, 그는 우리의 이상에 부응하는 미국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과 해리스는 12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처음으로 함께 연설할 예정이다.

바이든은 지난 3월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정하겠다고 밝혔고, 5월 말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짓눌려 숨진 뒤 인종차별이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흑인 여성으로 선택하라는 요구를 받아왔다.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군으로 해리스 외에도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캐런 배스 하원의원이 거명됐다. 인디언 혈통을 주장하는 백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역시 백인인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도 여성 후보군에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