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에서 2일 경찰이 총기 소지 용의자 디온 케이와 대치하는 장면이 담긴 보디 카메라 영상 [AP=연합뉴스]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경찰의 총격이나 과잉진압 등 인종차별적 법 집행에 대한 항의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수도 워싱턴DC에서도 10대 흑인 남성이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4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워싱턴DC 경찰은 지난 2일 오후 총기 소지 용의자 추적 과정에서 18세의 디온 케이가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케이가 총에 맞는 장면이 담긴 경찰관의 보디 카메라 영상을 전날 공개했다.

당시 경찰은 총기를 가진 남성들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워싱턴DC 남동부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케이 일행이 탄 차를 발견했다.

경찰이 접근하자 케이와 다른 용의자가 달아났고 경찰을 뒤쫓았다.

대치 과정에서 케이가 총기로 보이는 것을 들고 경찰에게 다가왔으며 경찰관은 움직이지 말라고 경고하다가 총을 발사했다. 케이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경찰은 케이가 경찰을 향해 총기를 휘두르면서 접근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다른 용의자 2명도 체포됐으며 이들은 불법으로 권총을 휴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의 영상 공개와 설명에도 불구하고 전날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의 자택과 해당 경찰서 밖에서는 케이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수십명의 시위자들은 경찰 책임자 해임을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경찰의 대응 방식이 지나치게 위험하고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플로이드 사건 두달 전에도미 경찰, 흑인에 복면 씌워 질식사

 

미국 흑인 남성 대니얼 프루드가 지난 3월 경찰이 씌운 두건 때문에 질식사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3일 미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시민들이 촛불과 꽃으로 그의 죽음을 추모했다. 로체스터/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주에서 경찰이 흑인 남성을 체포하면서 복면을 씌웠다가 질식사시킨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323일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경찰이 대니얼 프루드(41)라는 남성을 체포하면서 얼굴에 복면을 씌우는 동영상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흑인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AP> 통신 등이 3일 보도했다. 사건이 공개된 2일 로체스터에서 100여명이 가두시위를 벌이다가 9명이 체포됐고, 이틀째인 3일도 항의 집회가 이어졌다. 뉴욕시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에서도 프루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집결할 예정이라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경찰이 사건 당일 오전 3시께 프루드가 향정신성의약품의 일종인 펜시클리딘에 취한 채 밖에서 뛰어다닌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프루드는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외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에 체포되자 땅에 침을 뱉기 시작했고, 경찰은 그의 머리에 두건을 씌웠다. 프루드가 두건을 치워라, 날 죽이려는 거냐라고 항의하는 모습도 동영상에 담겨있다. 프루드가 움직이지 않자 누군가 심폐소생술을 시작해라고 외쳤고, 몇분 뒤 프루드를 구급차에 싣는 장면도 찍혔다.

뉴욕주 먼로카운티의 검시관은 프루드 사망을 신체적 억압 상황에서 발생한 무산소증 합병증이 사인인 살인사건으로 규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진압 과정을 담은 경찰의 동영상은 프루드의 가족이 정보공개 요구 끝에 확보했다. 라론 싱글터리 로체스터 경찰국장은 사건 영상이 너무 늦게 공개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은폐하려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뉴욕주 검찰은 지난 4월부터 조사에 착수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러블리 워런 로체스터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건이 충격적이라며 가족에게 공감하며 나도 매우 화가 난다고 말했다. 워런 시장은 프루드 체포에 관여했던 경찰 7명을 3일 정직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이어지고 있는 흑인 인권탄압 항의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플로이드 사망 이후 흑인 차별에 대한 비판이 전세계적으로 번졌지만, 여전히 전국에서 경찰 폭력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는 어린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제이컵 블레이크에게 경찰이 총을 잇따라 발사한 사건까지 발생한 바 있다.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DC에서도 최근 흑인 남성이 잇따라 경찰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 신기섭 기자 >

 

포틀랜드 '트럼프 지지자' 살해용의자, 경찰 총격에 사망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를 총격 살해한 용의자가 역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로이터통신은 3일 총격 살인 혐의로 수배된 마이클 라이놀(48)이 워싱턴주 올림피아에서 그를 검거하려던 경찰기동대의 총에 맞고 숨졌다고 당국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연방보안관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용의자가 총기를 꺼내 보이며 경관의 목숨을 위협했다"며 총격 경위를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서스턴 카운티 보안관실의 레이 브래디는 "현재 우리가 가진 정보는 용의자가 당시 무장을 한 상태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스 뉴스 인터뷰에 나온 라이놀

보안관실에 따르면 용의자는 아파트 건물을 빠져나와 차에 올라탔는데, 이때 차량을 겨냥한 총격이 있었으며, 이후 차량에서 달아난 용의자를 향해 추가 총격이 가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라이놀은 지난달 29일 포틀랜드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서 우익단체 패트리어트 프레이어 소속 애런 대니얼슨(39)에 대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다.

이에 포틀랜드 경찰은 라이놀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하고 소재 파악에 나선 상태였다.

특히 용의자는 총격 사실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이 담긴 영상이 한 인터넷 매체에 보도된 지 몇 시간 만에 숨졌다.

라이놀은 해당 영상에서 "선택권이 없었다""거기(시위 현장)에 앉아서 그들이 내 유색인종 친구를 죽이는 걸 보고 있을 수도 있었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포틀랜드 시위현장에서 포착된 마이클 라이놀(48)

그는 또 자신이 누군가의 칼에 찔릴까 두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을 열렬한 '안티파' 지지자로 소개한 라이놀은 "경찰이 평화롭게 목소리를 내는 시민을 폭행한다면 같은 꼴을 당하게 될 것"이라며 폭력 사용도 피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글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안티파는 '안티 파시스트'(anti-fascist)의 줄임말로, 극우인 신()나치주의와 파시즘, 백인 우월주의에 저항하는 극좌 성향의 무장단체나 급진적 인종차별 반대주의자를 포괄하는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포틀랜드 총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 "왜 포틀랜드 경찰은 애런 대니얼슨의 잔혹한 살인범을 체포하지 않느냐"며 서둘러 라이놀을 체포할 것을 촉구하는 트윗을 남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