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께 발생 강한 바람타고 번져 주민 수백명 한밤 긴급 대피

한때 43명 화재 피해 옥상으로, 밤샘 9시간 넘게 진화 77명 구조

 

      8일 밤 117분께 울산시 남구 달동의 33층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큰 불이 나 화염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광역시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연기를 흡입한 주민들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고, 수백명의 주민들이 한밤에 급하게 대피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울산소방본부는 8일 밤 117분께 울산 남구 달동의 33127세대의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소방본부는 불이 건물 3층 또는 12층에서 발생해 강한 바람을 타고 건물 위아래로 번진 것으로 파악하고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울산소방본부는 “9120분 기준 20여명이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화재를 피해 옥상에 대피해 있던 43명의 주민들은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안전한 장소로 이동 조처됐다고 밝혔다. 병원으로 간 주민들은 단순 연기 흡입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강한 바람과 고가 사다리차가 도달할 수 없는 30층 이상의 고층으로 불이 번져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오후 울산 지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바 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시간 만인 9일 새벽 1시께 건물 외벽 진화를 대부분 끝냈지만, 몇몇 세대 내부로 옮겨 붙은 불 때문에 진화 작업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주상복합 건너편 대형마트 옥상으로도 불이 번졌지만 이 역시 인명피해 없이 진화됐다.

앞서 밤 11시께 불이 나자 울산소방본부는 인근 소방서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 수색과 구조 작업을 벌였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병원으로 후송된 주민들과 안전한 장소로 이동 조치된 주민들 외에 구체적인 인적·물적 피해는 추가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찬 바람에 불길 번져9시간 넘게 밤샘 진화’· 88명 부상·77명 구조

 

8일 밤 발생한 울산의 33층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로 인해 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가 88명으로 늘었다. 소방 당국의 진화작업도 9일 오전까지 9시간 이상 계속됐다. 한밤에 경황없이 아파트 밖으로 대피한 주민들은 울산시가 마련한 근처 비즈니스호텔로 옮겨 밤을 보냈다.

불은 8일 밤 117분께 울산 남구 달동 33층 주상복합 아파트(127가구)12층 발코니에서 시작돼싸.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건물 외벽을 따라 33층까지 삽시간에 번졌다. 울산지역엔 이날 오전부터 초속 15m 이상 세찬 바람이 불어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불은 한때 바람을 타고 도로 건너편 대형 마트 옥상에까지 옮겨 붙었다. 큰 불길은 2시간 만인 9일 새벽 1시께 잡혔다. 하지만 일부 층 내부로 옮겨 붙은 불 때문에 진화 작업은 9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소방청은 9일 새벽 건물 18층 부근에서 다시 화염이 솟자 아침 615분 고가사다리차·고성능화학차 등 특수 소방장비와 펌프차, 물탱크차 동원령을 내렸다. 소방청은 "건물 외벽이 알루미늄 복합패널로 시공돼 있고, 패널 속에 숨어 있던 불씨가 간헐적으로 불특정 층에서 되살아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산·대구·경북·경남 등 인근 시·도 소방본부 특수장비 출동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날 날이 밝으면서 소방 헬기 1대도 진압에 동원됐다.

울산소방본부는 “9일 오전까지 주민 88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찰과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고, 화재를 피해 옥상이나 피난대피층에 있던 주민 77명은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안전한 장소로 이동 조처됐다. 중상을 입은 주민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울산소방본부는 진화작업이 끝나는 대로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고속열차(KTX) 편으로 화재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보고받고 현장을 점검했다. 신동명 기자

 

불길 퍼지며 창문 펑펑화재현장 주민들 혼비백산 맨발 대피

 

"갑자기 불길이 올라왔습니다. 창문이 깨지고 거실과 침실에 불이 붙었습니다." 8일 울산 남구 달동 주상복합건물 삼환아르누보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혼비백산했다.

이 건물 14층에 사는 50대 주민은 "소방관 8명가량이 신고를 받고 출동해 13층부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확인 작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위로 불길이 올라왔다""창문이 펑펑 소리를 내며 깨지고 거실과 침실에 불이 붙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주민은 소화기로 불을 끄면서 아내와 처제를 옥상으로 대피시키고, 스프링클러가 터지자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는 "아내는 무사하다고 연락이 돼 천만다행"이라며 한숨 돌렸다.

그는 "건물 외벽에 샌드위치 패널이라 불이 벽을 타고 순식간에 위층들로 퍼진 것 같다"고 했다.

불길이 번지는 동안 주민들이 건물 밖으로 대비하는 과정에서 가족끼리 서로 흩어져 애타게 찾기도 했다.

한 주민은 "아이들을 먼저 내보냈는데 밖으로 나와보니 보이지 않는다"며 발만 동동 굴렀다.

일부 주민들은 급박한 상황에서 신발도 신지 못하고 건물을 빠져나왔다.

이 건물 1층 상가 상인은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곳에 있다가 달려왔다. 아직도 가슴이 뛴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기가 퍼지면서 스스로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소방관들이 도착하고 나서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한 주민은 "TV를 보고 있었는데 대피 방송이 나와서 문을 여니 연기가 자욱해 나갈 수가 없었다""소방대원 도움으로 겨우 가족과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또 "옆집 사람은 잠을 자고 있었는지, 우리보다 조금 더 늦게 나와 걱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하 2지상 33층 규모에 127가구와 상가가 입주해 있는 이 주상복합건물에선 8일 오후 117분께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이 강한 바람을 타고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이 건물과 인근 주민 등 수백명이 대피했다.

울산은 이날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

40여 명은 불길과 연기 탓에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소방대원에 무사히 구조됐다.

소방청은 현재까지 주민 77명이 연기흡입이나 찰과상 등으로 병원에 이송됐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1시간 30여분 만에 큰 불길은 잡았다.

소방당국은 인명 피해 여부를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