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보코하람 추정, 최근 10여년새 3만여명 사망

 

29일 나이지리아 북동부 자바르마르에서 무장세력에 의해 살해된 주민들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자바르마르/AP 연합뉴스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주의 농촌 마을들에서 무장단체의 테러 공격으로 민간인 110여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에서 테러를 자주 저질러온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지난 28일 오후 보르노주의 주도인 마이두구리시 외곽의 농촌 마을들에 무장한 일당이 들이닥쳐 일하던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했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사망했다.

나이지리아 주재 유엔 인도주의조정관인 에드워드 칼론은 이튿날 성명을 내어 오토바이에 탄 무장 남성들이 농장에서 일하던 민간인 남녀를 잔혹하게 공격했다이번 공격으로 최소 110명의 민간인이 무자비하게 사망하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고 말했다. 무장 일당은 여성들도 여러 명 납치한 것으로 보고됐다.

애초 보르노주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4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는데,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았다.

이번 테러를 자인하는 단체는 아직 없지만,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테러 활동을 지속해 온 보코하람이나 그 분파인 서아프리카이슬람국가(ISWAP)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이지리아 북부를 중심으로 테러를 저질러 왔으며, 10여 년 동안 이들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이 3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공격은 올해 들어 발생한 보코하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조정관 칼론은 이번 테러는 올해 들어 민간인을 상대로 한 가장 잔인한 직접 공격이었다이 극악한 공격의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보르노주 농민들에 대한 테러 행위를 규탄한다나라 전체가 무분별한 공격에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코하람 테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부하리 대통령에게 나이지리아인들이 많이 실망하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특히 지난해 나이지리아 당국의 전술 변화가 보코하람 테러 기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지난해 상반기 보코하람 공격으로 약 800명의 보안군이 사망하자, 농촌이나 외곽 지역에 나뉘어 있던 군인들을 이른바 슈퍼 캠프라 불리는 거점 기지로 모았다. 이로 인해 군 사망자는 줄일 수 있었지만 보코하람에 대한 대응력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서양식 교육은 죄라는 뜻의 보코하람은 2000년대 초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결성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다. 명칭에서 보듯 서구 문명을 부정하며, 나이지리아 북부를 이슬람 국가로서 독립시키는 것을 추구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소총으로 무장한 채 나이지리아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시골 지역 주민들을 학살하고, 여성들을 납치해 성노예로 삼기도 한다. 최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