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는 효과 확인 못한 반면 모더나는 효과 있다고 밝혀

아스트라제네카도 일부 효과 확인접종자도 무증상 전파조심해야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는 15 자사의 백신이 무증상 바이러스 전파 차단 효과도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무증상 전파 차단 효과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에서도 일부 확인된 바 있다. AFP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이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해줄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과 미국 등에서 첫 사용 허가를 받은 미 제약사 화이자는 전파 차단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힌 반면, 모더나는 15(현지시각) 차단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에서도 이 효과가 일부 확인된 바 있다.

미 제약사 모더나는 이날 식품의약국(FDA)에 추가로 제출한 서류에서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증상을 차단·완화하는 효과뿐 아니라 무증상 감염 방지에도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긴급사용 승인 신청 때는 확인하지 못한 사실이라고 <시엔엔>(CNN) 방송 등이 전했다.

모더나의 임상시험 중 실시된 첫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 중 이후 무증상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백신 접종 집단에서 14, 가짜 백신(위약) 접종 집단에서 38명이었다. 모더나는 백신 접종 집단의 무증상 감염이 약 3분의 2 적다는 점은 첫 접종 뒤 무증상 감염이 부분적으로 예방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3상 임상시험에는 총 32천여명이 참여했다.

바이러스 전파 차단 효과는 이미 대규모 접종에 들어간 화이자의 백신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앨버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미 <엔비시>(NBC) 방송의 데이트라인에 출연해, 진행자가 “(백신으로) 보호받는다 해도 다른 이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느냐고 묻자 이 문제는 검증이 필요한 사안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한에선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르엔에이(RNA) 기반인 두 회사의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방식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에서도 무증상 감염 차단 효과가 일부 확인된 바 있다. 지난 8일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된 이 회사 백신 검증 논문은, 1차 접종 때 백신 절반을 접종하고 2차 때 1명분 전체를 접종한 경우, 무증상 감염에 대한 백신 효율이 58.9%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1·2차 모두 1명분을 접종한 경우는 효율이 3.8%에 불과했다. 논문은 효율이 58.9%에 그치고 시험 대상이 적지만 무증상 전파를 어느 정도 차단할 것이란 희망을 갖게 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감염자의 증상 악화를 막는 데 집중되어 있고, 전파 차단 효과도 확실히 검증된 단계는 아니다. 현단계의 코로나19 백신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바이러스 전파를 예방하는 통상적인 백신이라기보다는 예방형 치료제에 좀더 가까운 상태일 수 있다. 이는 임상시험 기간이 평소보다 너무 짧아,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탓이 크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자도 당분간 마스크 착용 등을 통해 무증상 전파를 막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바이러스 전파 차단 효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든다전파 차단 효과 검증에 우선 순위를 두지 않고 임상시험을 진행한 회사들은 확실한 자료가 나올 때까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 식품의약국은 이날 모더나 백신이 94% 수준의 높은 효율을 보였다는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17일 열릴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 회의에서 긴급사용 권고가 나올 경우, 18일께 모더나 백신에 대한 최종 사용 승인이 나올 전망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신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