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서 최소 73명 목숨 잃어"…만달레이 26명·양곤 13명

시위 현장 부근이나 집에 있다가 무차별 총격에 희생

 

미얀마 군경에 의해 목숨을 잃은 어린이들 [이라와디 사이트 캡처]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7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군경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현지매체 이라와디는 지난 2월 15일부터 석달간 미얀마 전역에서 적어도 73명의 어린이들이 군경에 의해 살해됐다고 국민통합정부(NUG) 인권부 발표를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중 다수는 시위 현장 부근에서 숨졌고 일부는 집안이나 근처에서 놀다가 군경의 무차별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6살의 소녀 킨 미오 칫은 아빠에게 안겨있다가 집안에 들이닥친 군경이 쏜 실탄에 맞았고, 11살 소녀 에 미앗 투는 집 앞에서 뛰어놀다가 머리에 총을 맞았다.

지역별로는 2대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사망자가 26명으로 가장 많았고 최대도시 양곤에서는 13명이 숨졌다.

 

소수민족 반군과 미얀마군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서부 친주나 중부 사가잉 지역, 동부 카야주 등에서 사망한 어린이들은 이번 집계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국민통합정부 인권부는 밝혔다.

그러면서 조만간 미얀마군의 공습으로 숨진 소수민족 어린이들까지 포함해 새로운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1일에도 카친주 모마욱에서 13살 된 아웅 데가 정부군의 포격에 목숨을 잃었다.

 

친주 떼딤에서도 최근 폭탄 공격으로 10살 어린이가 숨지고 6살, 10살 된 어린이 두명이 다쳤다.

한편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저항 시위를 유혈진압하면서 지금까지 828명이 숨졌다.

 

토탈, 미얀마 합작회사에 현금지급 중단…"군부 자금줄 끊겨"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 [AFP=연합뉴스]

 

프랑스 대형 에너지기업 토탈이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돈줄로 꼽히는 합작 법인에 현금 지급을 중단했다.

토탈은 미얀마 군부가 관리하는 국영 석유·가스 회사 MOGE 등과 합작으로 설립한 가스 수송회사 MGCT의 지난 12일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AFP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안정한 미얀마의 상황에 비춰봤을 때 주주들에게 현금 분배가 중단된 시점은 지난달 1일부터로 볼 수 있다고 토탈은 설명했다.

 

MGCT 지분은 토탈이 31%, 미국 정유 기업 셰브런이 28%, 태국 국영 석유기업 PTTEP가 25%, MOGE가 15%씩 나눠 갖고 있다.

MOGE가 천연가스를 판매해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에 달한다.

이 수익은 미얀마 군부로 흘러 들어가기에 국제 시민·인권단체는 토탈과 셰브런 등에 대금 지급 중단을 촉구해왔다.

 

토탈은 "미얀마에서의 폭력과 인권유린을 규탄한다"며 유럽연합(EU)이나 미국이 미얀마 군부를 제재한다면 이를 따르겠다고 했다.

다만 토탈은 미얀마와 태국에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가스 생산은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MGCT 송유관은 토탈이 운영하는 야다나 가스전(田)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태국까지 전달한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고, 항의하는 시민들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8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미얀마의 비극…'유혈진압' 형은 승진, '반 군부' 동생은 고문사

동생 1988년부터 민주화운동…형은 쿠데타 후 차관 겸 경찰청장

 

군경에 끌려갔다 숨진 꼬 모 소 흘라잉(왼쪽)과 내무차관 겸 경찰청장인 형 [이라와디 캡처]

 

쿠데타 군사정권의 핵심 인사를 형으로 둔 한 민주화운동 인사가 군경에 체포됐다가 사망했다.

26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오랫동안 민주화운동을 해온 꼬 소 모 흘라잉(53)이 이틀 전 사망했다.

꼬 소 모 흘라잉은 지난 22일 바고 지역의 자웅 투 마을에서 다른 주민들과 함께 군부 정보원의 밀고로 체포됐다.

그는 체포 당시 군경이 휘두른 총 개머리판에 머리를 심하게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뒤 밤에 그의 아내는 남편이 숨졌다는 사실을 전화로 통보받았다.

 

꼬 소 모 흘라잉의 친구들은 그가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굳은 정치적 신념 때문에 고문을 당해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8년 민주화운동 당시부터 민주화 관련 활동을 해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1988년 당시 군사정권에 저항한 첫 학생 무장단체인 전(全) 버마학생민주전선(ABSDF)에서도 활동했다.

이후 그는 아웅산 수치 석방을 요구하는 학생 운동 등에 참여했다가 체포돼 13년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석방 이후 그는 바고 지역에서 지역 개발과 주민 복지를 위한 활동을 벌였고, 아이들에게 무료로 가르치기도 했다.

 

이는 군부 핵심 인사로 악명이 높은 형과는 전혀 다른 삶이라고 매체는 보도했다.

형인 딴 흘라잉 중장은 2월1일 쿠데타 이후 내무부 차관 겸 경찰청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쿠데타 이후 군경이 미얀마 국민을 상대로 자행한 잔인한 유혈진압의 원흉 중 한 명으로 꼽힌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까지 군경 폭력에 사망한 이는 827명에 달한다.

꼬 소 모 흘라잉과 함께 옥살이했던 한 정치범 출신 인사는 매체에 "그의 가족은 군부 출신이었지만, 그는 전 생애를 통해 시위 참여부터 학생 무장단체 가입 등에 이르기까지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할 수 있는 걸 다했다"며 추모했다.

그는 아내와 다섯 자녀를 두고 있다.

 

"수치, 미얀마서 무슨일 일어나는지 알지 못해…모든 정보 차단“

쿠데타 넉달만에  변호인들 첫 접견…"어디서 지내는지조차 정확히 몰라"

군부 민주진영 정당 NLD 강제해산 방침  "국민 있는 한 존재할 것" 비판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군부에 의해 가택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75) 국가고문이 쿠데타 이후 벌어진 유혈 상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이 현재 가택연금 장소가 정확히 어디인지도 모를 정도로 철저한 '정보 통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수치 고문은 쿠데타 113일째인 24일 처음으로 가택연금에서 벗어나 수도 네피도의 특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군부가 수치에게 뒤집어씌운 각종 범죄 혐의와 관련한 재판을 위해서다.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수치 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을 가택 연금했다.

수치 고문은 이후 불법 수입한 무전기를 소지·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를 비롯해 지난해 11월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 등 여러 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수치 고문은 이날 공판에 앞서 변호인단과 약 30분간 접견했다.

공판은 그동안 화상으로만 진행돼 수치 고문이 가택연금 이후 변호인단과 직접 만난 것도 이날이 처음이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변호인단이 접견 후 언론과 만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변호인단을 이끄는 킨 마웅 조는 접견 후 언론과 만나 수치 고문이 건강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치 고문은 현재 자신이 정확히 어디에 가택연금 돼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또 수치 고문이 '먹고 자는 것' 외에는 외부 세계와 완전히 차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dpa 통신은 변호인단이 "수치 고문은 지금 미얀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수치 고문은 또 접견 과정에서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은 국민을 위해 창당됐기 때문에 국민이 있는 한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변호인단은 전했다.

이는 지난 21일 군사정권 연방선관위가 작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총선에서 압승한 NLD에 대한 강제 해산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NLD는 1988년 미얀마 민주화 운동 당시 수치 고문이 야당 인사들과 창당했으며, 이후 각종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군부에는 '눈엣가시'다.

 

한편 AFP 통신은 공판이 진행된 특별법정 인근에는 경찰 트럭들이 길목을 막아서는 등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고 보도했다.

변호인들은 수치 고문과 접견장에 군부 측에서 배석하지는 않았지만,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었다고 전했다.

변호인단 일원인 민 민 소는 수치 고문이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는 항상 머리에 꽃을 꽂았었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음 공판은 내달 7일로 예정됐다.

앞서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 22일 공개된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수치 고문이 집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며 수일 내로 재판에 출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휘발유 뿌려 불태우고, 흉기로 찌르고'…미얀마 테러 공포 확산

     NLD 의원 피살…'저항 운동' 시인 휘발유 테러 당해 숨져

     같은 수치 고문 이끄는 당 소속 의원도 군부에 체포돼

 

         피살된 NLD 소속 하원의원인 사이 깐 눈 [이라와디 사이트 캡처]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폭력중단을 호소하고 있지만 현지에서 괴한에 의한 테러가 연일 발생해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17일 현지매체인 이라와디에 따르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하원의원인 사이 깐 눈이 지난 15일 오후 샨주의 코 야웅 마을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시뽀 지역에서 출마해 당선된 그는 피습 당시 여행중이었다.

아직까지 용의자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얀마 군부가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NLD 소속 정치인을 대상으로 발생한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NLD 마궤 지역위원장과 17살된 조카딸이 군부와 연계된 통합단결발전당(USDP) 지지자들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다.

군부에 의해 체포된 3명의 NLD 소속 정치인들도 구금중 사망한 바 있다.

 

지난 14일 오후에는 중부 사가잉 지역의 몽유와에서 시인 세인 윈(60)이 괴한으로부터 휘발유 테러를 당해 숨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괴한은 윈의 머리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인뒤 달아났다.

윈은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고 결국 숨졌다.

 

그는 지난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몽유와에서 반군부 거리 시위에 참여했으며, 젊은 시위 지도자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정치범 석방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한명이 군부에 의해 추가로 구금됐다.

 

NLD 소속인 틴 민 투 의원이 이틀전 집에서 체포됐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에야와디주의 판타나우 지역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구금된 사람은 3천998명에 달한다.

 

미얀마군 포탄·자동소총에 시민군 19세기 엽총으로 맞서

 "정부군, 민닷서 인간방패 내세우고 민간인 조준 사격“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길어지면서 "스스로 목숨을 지키자"며 전국 곳곳에서 시민방위군과 자경단이 조직되고 있다.

정부군이 포탄·자동소총에 헬기·드론까지 띄워 시민군 토벌 작전을 벌이는 반면 시민들은 19세기 기술로 만든 조악한 사제총기로 맞서는 상황이다.

 

17일 이라와디 등 미얀마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정부군은 지난 15일 서부 친주 산악지역 민닷(Mindat) 지역을 포위하고 헬기를 투입한 공중작전과 지상 작전을 펼쳐 민간인 최소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또, 민닷 지역 시민군 8명이 숨지고, 20명 정도가 다쳤다.

 

약 2만명의 주민이 사는 민닷 지역은 쿠데타 발생 후 주민들이 시민군을 조직해 군경과 무력 충돌을 빚어왔다.

미얀마 군부는 민닷 지역에서 군경 사망자가 늘자 이달 13일 해당 지역에 계엄령을 내린 뒤 병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시민군 소탕 작전을 벌였다.

 

민닷 지역 시민군은 "군부가 포탄과 헬리콥터를 사용해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는 바람에 민간인들을 구하기 위해 전술적으로 후퇴했다"고 발표했다.

친주의 인권단체(CHRO)는 "군인들은 민닷 지역을 공격하면서 민간인을 조준 사격하고, 인간방패로 내세우는 등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정부군은 민닷 지역 시내로 진입하면서 주민들을 무차별 검거한 뒤 최소 18명을 '인간 방패'로 내세웠고, 시민군들이 이들 때문에 반격할 수 없어 퇴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닷 지역 시민군은 16일 오전 정부군 150명을 수송하는 차량 9대를 공격하며 반격에 나섰다.

사제 공기총으로 군경과 맞서는 미얀마 시위대 [AP=연합뉴스]

 

이처럼 시민군이 목숨을 걸고 정부군에 저항하고 있지만, 무기부터 차이가 크다.

시민군이 들고 싸우는 무기는 19세기 방식으로 집에서 만든 엽총, 사제폭탄뿐이지만 정부군은 기관총과 자동소총, 수류탄, 유탄발사기까지 동원해 진압하고 있다.

 

군경은 시민들의 무장 저항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싹을 잘라야 한다'는 전략으로 초기 진압에 집중했지만, 총을 드는 시민은 점점 늘고 있다.

칼레이 지역 시민군은 "우리는 제대로 된 무기가 없다. 대원 10명이 있다고 치면 6명만 사냥총, 공기총이 있고 나머지는 그마저 없다"며 "하지만 우리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카니 지역 시민군은 "정부군과 맞붙은 날 우리 대원 중 일부는 공기총을, 나머지는 새총을 들고 있었다"며 "우리가 가진 공기총은 한 번 쏘고, 다시 장전해 쏘는데 3분이 더 걸린다. 재장전하는 동안 새총을 열심히 쏘긴 했지만, 약 4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증언했다.

 

민닷 지역 시민군 소탕 작전을 접한 양곤 주재 미국 대사관은 "군부는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라. 민간인에 대한 전쟁 무기 사용은 정권이 권력 유지에 얼마나 깊이 빠져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성명을 냈다.

 

미얀마 반군부 시인, 휘발유 부은 괴한에 산채로 불태워져

목격자 "머리 위로 휘발유 붓고 불 질러"…시인들 잇따라 참변

 

             괴한이 머리에 휘발유를 끼얹어 불을 붙여 숨지게 한 시인세인 윈.[SNS 캡처]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 정권 반대 활동을 해온 미얀마의 한 시인이 몸에 휘발유가 부어진 채 산채로 불태워졌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16일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사가잉 지역 몽유와에서 지난 14일 오후 시인인 세인 윈(60)이 끔찍한 죽임을 당했다.

윈의 친구이자 목격자인 따잉 아웅은 매체에 "14일 오전 내 집에서 윈과 함께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누군가가 갑자기 오더니 휘발유를 그의 머리 위에 붓고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나는 소리를 지르고 윈의 몸에 붙은 불을 끄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윈은 즉시 몽유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어 그날 밤 오후 11시께 숨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윈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세운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오랜 지지자였으며, 1998년 민주화운동 당시부터 정치권에서 활동해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는 지난 2월 쿠데타 이후에는 몽유와에서 반군부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 그러면서 젊은 시위 지도자들과도 관계가 밀접했다고 미얀마 나우는 설명했다.

윈은 자선단체에서 일했고, 시를 쓰는 것도 좋아해 여러 잡지에 그의 시가 실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범죄를 저지른 이는 아웅 코로 신원이 밝혀졌지만, 전날까지 경찰에 잡히지 않은 상태다.

몽유와의 한 동료 시인은 미얀마 나우에 "이번 사건의 동기가 사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일일 보고서에서 "이런 잔혹 행위들은 군부에 반대하는 이들에 더 적대적으로 되고 있는 군사정권 테리리스트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며 군부가 배후인 범행으로 단정했다.

쿠데타 이후 대도시가 아님에도 반군부 거리시위가 꾸준히 이어진 몽유와에서는 쿠데타 이후 최소 9명의 시민이 군부의 폭력에 의해 사망했다.

이 중 시인인 크 자 윈과 찌 린 아이가 지난 3월 거리시위 도중 총격에 희생됐으며, 몽유와에서 활동하며 작품을 통해 반 쿠데타 운동을 벌이던 시인 켓 띠도 최근 군경에 끌려가 신문을 받다가 장기가 사라진 채 주검으로 되돌아왔다.

켓 띠는 "그들은 우리의 머리를 쏘지만, 혁명은 우리 심장에 살아있음을 모른다"는 등의 시로 반군부 저항 의지를 북돋웠다.

 

미얀마 반군부 시인 구금 중 사망…아내 "장기 없는 시신으로"

쿠데타 발생 후 미얀마 시민 780명 사망…시인 최소 3명 포함

 

반군부 미얀마 시인 구금 중 사망…아내 "장기 없는 시신으로" [트위터 @mininilay]

 

미얀마 반군부 활동을 벌이던 시인이 군경에 끌려가 고문받은 뒤 장기 없는 시신으로 돌아왔다고 가족이 폭로해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미얀마 현지 매체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8일 사가잉 지역에 사는 시인 켓 띠(Khet Thi)가 아내와 함께 무장 군경에 끌려갔다.

 

켓 띠는 "그들은 머리를 쏘지만, 가슴 속의 혁명은 알지 못한다"는 문장을 쓰는 등 작품을 통해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에 '저항'을 표시해왔다.

켓 띠의 아내는 "지난 토요일 군경에 끌려가 남편과 떨어져 각각 신문 받았다"며 "그들은 다음 날 아침 내게 전화해 몽유와의 병원으로 와 남편을 만나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 도착했더니 남편은 영안실에 있었고 장기가 제거돼 있었다"며 "병원 측은 남편의 심장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지만 조작한 것이 분명하기에 사망진단서를 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의 아내는 "군인들이 남편의 시신을 매장하려 했지만, 시신을 제발 돌려달라고 간청했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 "시민 누적 780명 사망" [AAPP 트위터]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켓 띠는 신문소에서 고문을 당한 뒤 병원에서 숨졌다"고 발표했다.

켓 띠의 친척들은 시신에 고문당한 흔적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외신들이 사실 확인을 요구했으나 미얀마 군부 대변인은 응답하지 않았다.

군경에 끌려갔다가 시신으로 돌아온 시민은 켓 띠가 처음이 아니다.

 

특히, 시신을 돌려받고 보니, 장기가 사라졌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네티즌들이 군경의 '장기 탈취 밀매' 의혹을 제기하며 올려놓은 사진을 보면 시신의 가슴 부위나 배 부위에 길게 봉합한 자국이 있다.

 

           "반환된 시신에 봉합 자국…군경의 장기 밀매 의혹" [트위터 @ThinOhn1]

 

미얀마에서는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반군부 시위대를 유혈진압 하면서 시민 780명이 숨지고, 4천899명이 체포됐다.

각계각층에서 '민주화 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문화계 인사들도 열정적으로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했다.

 

켓 띠를 포함해 미얀마 시인 최소 3명이 군경에 살해당했다.

3월 초 몽유와에서 반군부 시위에 참여하다 총에 맞아 숨진 시인 크 자 윈(39)과 켓 띠는 친구 사이였다.

켓 띠는 2012년 회사를 그만두고 시를 쓰는 일에 집중하면서 생계유지를 위해 아이스크림과 케이크를 만들어 팔았다.

그는 쿠데타 발생 후 쓴 시에서 "나는 불의를 지지하고 싶지 않다. 만약 내게 살 시간이 1분밖에 남지 않았다면 그 1분을 내 양심을 깨끗이 하는 데 쓰고 싶다"고 적었다.

 

미얀마 군부, 시위대 잡으려 생후 20일 신생아까지 인질로

남은 아들엔 "아빠한테 전화해라"…인권단체 "인질 60명 달해"

 

군경의 시위대 색출 과정에서 붙잡힌 양곤 시민들. [AFP=연합뉴스]

 

쿠데타 반대 시위 및 시민불복종 운동 지도부 검거에 진력 중인 미얀마 군부가 생후 20일밖에 안 된 신생아까지 인질로 데려가는 반인도적 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8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지난 5일 밤 남부 몬주 무돈 지역에서는 군경이 대규모 수색 작업을 펼쳤다.

반군부 거리시위를 주도해 온 딴 윈을 포함, 시위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한 것이었다.

군경은 딴 윈을 찾지 못하자 집에서 그의 부인과 생후 20일 된 신생아를 데려갔다.

 

한 주민은 매체에 "딴 윈은 은신 중이라 당시 집에 없었고 부인과 아들 그리고 신생아만 있었다"면서 "군경은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부인과 그 아기를 데려갔다"고 말했다.

군경은 그러면서 남아있는 아들에게는 아빠에게 전화해 자신들이 엄마와 동생을 데려갔다고 말하라고 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군부가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공무원이나 반군부 거리 시위를 주도하는 이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면서 가족을 인질로 잡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6일 오전에도 이라와디 지역 파떼인에서 수배 중이던 시위대를 찾지 못하자 군경이 어머니와 동생을 데려갔다.

 

이라와디는 앞서 지난달 말 사제폭탄 제조 혐의로 수배 중이던 한 남성을 체포하지 못하자, 군경이 그의 60대 어머니와 28살 형을 인질로 잡아간 뒤 2주간 행방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AAPP는 "군사정권은 매일 시민들을 인질로 잡아가고 있다"며 "7일 현재 59명이 인질로 잡혀간 상태"라고 말했다.

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 군경 폭력에 희생된 이는 774명이며, 체포·구금된 이는 4천849명에 달한다. 

 

"무장 시민들, 미얀마군 16명 사살"…시민방위군 위력 과시?

"재래식 소총 무장 200여명 총격전…지뢰로 미얀마군 차량도 파괴"

 

사제 공기총 등으로 군경과 맞서는 미얀마 시위대. [AP=연합뉴스]

 

미얀마에서 무장한 시민들이 군과의 교전에서 최소 16명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6~7일 이틀간 사가잉 지역의 카니구(區)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미얀마군 최소 16명이 숨지고 일부가 부상했다고 지역민들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7일의 경우, 미얀마군이 시민군 수색 작업을 벌이다 시민군과 충돌하면서 5차례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지역민들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군 최소 8명과 시민군 7명이 숨졌다.

 

6일에는 여러 마을에서 온 200명 이상의 시민저항군이 사제 격발식 소총으로 무장한 채 친 뒨 강에서 선박에 폭발물 등을 싣고 온 미얀마군과 수 시간 동안 총격전을 벌였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또 같은 날 오전에는 지뢰를 이용해 미얀마군이 타고 있던 차량을 공격, 차량이 불에 타기도 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군 8명과 시민 2명이 각각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니 지역 한 시민군은 매체에 "선출된 문민정부가 돌아올 때까지 그들과 맞서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만달레이에서 사제 공기총을 들고 시위에 나선 시민. [EPA=연합뉴스]

 

시민들의 무장 투쟁은 지난 5일 미얀마 민주 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가 군부 유혈 탄압에 맞서기 위해 '시민방위군'(PDF)을 창설했다고 발표한 상황이어서 관심을 끈다.

NUG는 시민방위군 구성과 관련해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북서부 사가잉 및 중부 마궤 지역, 그리고 북부 친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시민저항군과, 반군 캠프에서 군사 훈련을 받는 미얀마 청년들이 주축이 될 것이라는게 대체적 관측이다.

 

이와 관련,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 대변인인 카웅 텟 소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의 무장 투쟁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텟 대변인은 "어떠한 범죄행위도 용인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하는 대로 모든 수단을 활용해 그들을 소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렌민족연합(KNU) 캠프에서 군사훈련을 받는 이들. [로이터=연합뉴스]

 

내전 양상 짙어지는 미얀마... 카렌 반군 "한달간 군인 200명 사살"

카렌 반군 미얀마군 400여차례 충돌… "카렌해방군 통합정부 지지 증명" 

"대령 등 미얀마군 194명 숨지고 220명 부상…카렌군은 19명 사상 그쳐"

 

카렌 반군이 살윈강변 미얀마군 전초기지를 불태우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얀마 소수 카렌족 반군이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군과 한 달여 동안 400여 차례 충돌해 약 200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양 측은 카렌민족연합(KNU)의 군사조직인 카렌민족해방군(KNLA) 5여단이 3월 말 미얀마군이 차지하고 있던 띠무타 지역 한 전초기지를 점령한 뒤로부터 카렌주는 물론 바고 지역에서도 충돌을 거듭해왔다.

5여단은 4월 말에는 태국 매홍손주와 국경을 형성하는 살윈강변의 전초기지를 점령하기도 했다.

 

6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KNLA 5여단 공보 대변인 소 클레 도 중령은 카렌주 매체 카렌공보센터에 3월27일부터 이달 초까지 양 측간 407차례 충돌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군 대령과 중령을 포함해 194명이 숨지고 220명이 부상했으며, KNLA 측에서는 9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고 도 대변인은 말했다.

한 달여 기간 미얀마군은 KNLA 5여단이 활동하는 지역에 27차례 공습을 했고, 47차례 포격을 가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카렌민족연합(KNU) 반군들이 열병식을 하는 모습. [KNU 제공/AFP=연합뉴스]

 

또 미얀마군은 KNLA 지역이 아닌 민간인 마을과 농지에 575발의 포탄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공습으로 민간인 14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했으며 가옥 20여 채와 학교 두 곳이 부서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 대변인은 지난달 이라와디에 KNLA의 미얀마군에 대한 공격은 지난해 총선에서 당선된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 인사들이 주축이 돼 구성한 국민통합정부(NUG)를 지지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카렌주 파푼 지역과 바고 지역의 슈웨 찐, 냐웅레빈구(區) 등에서 쿠데타 및 공습으로 인해 4만명 가량이 집을 떠나 피신한 것으로 추산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또 노약자와 환자 등 약 1천명은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포 폭탄 · 헬기 격추 · 경찰서 급습 … 내전 양상

군부 맞설 ‘시민방어군’ 창설…‘무력투쟁’ 언급 없어

국민통합정부 “연방군 창설로 이어질 것” 설명

 

 

미얀마 군부에 맞서 출범한 임시정부 격인 국민통합정부(NUG)가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군 조직을 만들었다고 5일 밝혔다.

 

국민통합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군부의 폭력과 공격으로부터 지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민방어군’을 창설했다고 발표했다. 국민통합정부는 ‘시민방어군’이 연방군 창설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장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으며 군과 본격적으로 무력투쟁을 벌일지도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소수민족 무장단체들 사이에서는 군사정권에 맞서기 위해 연방군 창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현재 미얀마 곳곳에서는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이 사제 무기를 들고 정부군을 공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김소연 기자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 "국영 석유회사·은행 제재해야"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군사 정부 자금줄' 압박 촉구

 

군부 해임에 불복한 '세 손가락 경례'를 한 초 모 툰 주유엔 미얀마 대사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가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국영 석유가스기업과 은행을 제재할 것을 미국 정부에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초 모 툰 주유엔 미얀마 대사가 4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 나와 군부가 소유한 미야와디은행을 비롯해 국영 미얀마석유가스회사(MOGE) 및 외환거래은행(MFTB)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MOGE는 미국 쉐브론, 프랑스 토탈 등 거대 석유화학업체들과 미얀마 근해에서 가스전 합작 사업을 진행하면서 군부에 자금을 대는 것으로 알려졌고, MFTB는 미얀마 군부를 위한 외환 거래를 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쿠데타를 주도한 군 장성들과 가족 및 그들이 운영하는 사업체를 상대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초 모 툰 대사는 "미얀마는 현재 민주주의의 장애물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현 위기는 지역 평화와 안보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시위 유혈진압 등 군사 정부의 행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앞서 미 상원 의원들은 지난달말 MOGE에 제재를 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바이든 행정부에 보냈다.

제프 머클리 민주당 의원,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의원 등 6명의 상원 의원들은 서한에서 미얀마 정부의 외화 자산 동결과 MOGE에 대한 제재를 요구했다.

 

NLD의원·시민불복종 참여 경찰 3명 사망…"상자 열자 폭발물 터져"

카친 반군, 공습 헬기 격추해 3명 숨져…경찰서도 급습해 서장 숨져

 

미얀마군 헬리콥터가 추락하면서 연기가 나는 모습. [트위터 캡처]

 

미얀마에서 정체 불명의 폭발로 반(反)군부 진영 인사 5명이 한꺼번에 숨지고, 반군 공격으로 군경이 잇따라 목숨을 잃는 등 내전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4일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께 바고 지역 내 피(Pyay) 마을의 한 가정집에서 강력한 폭발이 발생했다.

이 폭발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 지역구 의원과,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해 온 경찰 3명 그리고 집주인 등 모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쿠데타 이후 이 집에 숨어 지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포 폭탄이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고 미얀마 나우가 보도했다.

한 지역 소식통은 매체에 "내가 알기로는 그들이 상자를 열자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다른 마을 주민은 폭발이 일어나자마자, 군경들이 탄 트럭 10대 가량이 마을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앞서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최근 원인 미상의 폭발이 수 십 건 이어졌다.

군부는 이에 대해 사회 안정을 원하지 않는 폭도들의 소행이라고 비난해 왔다.

한편 북부 카친주에서는 반군 무장조직인 카친독립군(KIA)이 전날 오후 8시께 바모 지역의 경찰서를 급습, 만시구(區) 경찰서장이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KIA군의 경찰서 급습 과정에서 총격전도 벌어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KIA 공보 담당인 노 부 대령은 이라와디에 경찰서 습격 사실을 확인했다.

노 부 대령은 매체에 "경찰도 시민들에 대한 폭력에 책임이 있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경찰도 군과 똑같다. 그래서 경찰서를 공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KIA는 전날에는 카친주 모마욱 지역에서 공습에 참여한 미얀마군 헬리콥터를 격추, 타고 있던 3명이 숨졌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소수민족 무장 조직이 공습을 벌인 미얀마군 항공기를 격추한 것은 쿠데타 이후 처음이다.

 

카친 반군, 공습 나선 미얀마군 헬리콥터 첫 격추

반군 점령 고지 기지 탈환하려 잇따라 공습 진행

 

미얀마 카친 반군이 3일 미얀마군 헬리콥터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친독립군(KIA)은 이날 오전 10시께 북부 카친주 모마욱에서 공습에 나선 헬리콥터 1대를 격추했다고 KIA 공보장교인 노 부 대령이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밝혔다.

 

노 부 대령은 "격추는 오전 10시20분께 이뤄졌으며, 이 공격으로 함께 비행하던 전투기 2대는 달아났다"고 말했다.

미얀마군이 제트기와 헬리콥터를 동원해 공습에 나서자, 이에 반격하는 과정에서 헬리콥터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한 명도 이라와디에 "꼬리회전 날개에 (총탄을) 맞고 헬리콥터가 추락했다"면서 "꼬리회전 날개에서 연기가 나는 걸 봤다"고 말했다.

 

2월1일 쿠데타 이후 공습에 나선 미얀마군 군용기가 격추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전 2시께에는 KIA 반군이 군용 헬리콥터가 이·착륙하는 바모 비행장에 포 공격을 하기도 했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카친주에서는 KIA가 모마욱 지역 내 중국 국경과 인접한 고지의 알로붐 기지를 지난 3월25일 점령한 뒤 이를 재탈환하려는 미얀마군의 공습이 6차례나 이어지는등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 군은 기지 점령에 실패했고 지난 29일 하루에만 카친독립군의 반격으로 20명이 숨졌다고 현지 언론인 미얀마 나우는 보도했다.

 

양 측간 충돌이 계속되면서 인근 10개 마을 주민 5천명 이상이 집을 떠나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지에 있는 알로붐 기지는 KIA 사령부로 가는 길목에 있는 군사시설로, 주도인 미치나와 바모 사이 지역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차지하는데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연합뉴스

 

미얀마 시위대 최소 8명 사망…아세안과 ‘폭력 중단’ 합의 뒤 최악

제2차 봄의 혁명 날…1~2일 만달레이·사가잉 등서 군경 총격에 희생

 

2일(현지시각) 미얀마 만달레이의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시민들이 저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만달레이/AFP 연합뉴스

 

미얀마 전역에서 1~2일 쿠데타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군부가 이를 강경 진압해 적어도 8명의 시민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미얀마 군부의 ‘즉각적인 폭력 중단’ 합의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2일 미얀마 현지 매체 <킷 팃 미디어>와 <미지마>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만달레이와 샨주 등에서 1~2일 수천~수만명이 참여하는 쿠데타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군부는 총격을 가하는 등 강경 대응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1일에는 샨주 쿠카잉 지역의 자동차 부품 판매상이 사복 군경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2일에는 사가잉주의 웻렛 지역에서 군경의 총격으로 2명이 사망했고, 만달레이에서도 군경 총격으로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샨주 티보와 나웅초에서는 각각 1명이 사망했고, 카친주 파칸 지역에서는 머리에 총상을 입은 남성이 사망했다.

 

미얀마에서는 2일을 ‘제2차 봄의 혁명의 날’로 정하고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이날 미얀마뿐만 아니라 한국 창원 등 세계 15개국 31개 도시에서 ‘세계 미얀마 봄 혁명의 날 공동행동’으로 같은 집회가 열렸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는 군경의 경비가 삼엄해 시위대가 갑자기 모였다가 흩어지는 방식으로 시위를 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24일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즉각적 폭력중단’ 등 5개 조항에 합의한 바 있는데, 합의 이틀 만인 지난달 26일 3명의 시민을 사살해 사실상 합의를 백지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크리스티네 슈라너 부르게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지난달 30일 아세안과의 ‘폭력 중단’ 합의에도 미얀마 군부가 시민들에 대한 탄압을 멈추지 않는다며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서 미얀마는 폭력 사태가 심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군부의 유혈진압, 체포와 고문에도 불구하고 민주세력의 저항운동이 계속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국가 운영이 정지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아세안 '폭력 중단' 합의 당일에도 미얀마 시민들 총 맞아 숨져

청년과 50살 시민 등 2명 사망·다른 청년 1명 부상

"총 맞아 의식 불명인 상태서도 마구 구타"

 인권단체, 아세안 정상회담 실효성에 의문

 

       24일 미얀마 만달레이 찬미야타지 마을에서 군경의 총에 맞아 쓰러진 한 청년.[미얀마 나우 캡처]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이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폭력 중단'에 합의한 24일에도 군경의 총격으로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25일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전날 중부 만달레이 지역의 찬미야타지 마을에서 한 청년이 군경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군경이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상대로 검문에 나서자 한 청년이 군경의 주의를 분산하기 위해 도로에서 타이어에 불을 질렀다.

이에 군경은 사격을 가해 현장에서 청년을 살해한 뒤 곧바로 시신을 차량에 옮겨 싣고 사라졌다.

한 목격자는 "청년이 총에 맞아 쓰러진 뒤 의식이 없는 상태였지만 경찰은 그를 마구 때렸다"면서 "시신을 옮긴 뒤에는 청년이 도로 위에 흘린 피를 씻어냈다"고 전했다.

 

       구조대원들이 24일 마하 아웅미아이에서 총상을 입은 청년을 구급차에 싣고 있다.

 

인근 마하 아웅미아이 마을에서도 군경은 총격을 멈추지 않았다.

같은 날 오전 군경은 반군부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사격을 가해 20살 청년이 등과 가슴에 총상을 입었고 5명이 체포됐다.

구조대원은 "청년은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인근 주민이었다"고 말했다.

또 체포된 시민들은 현장에서 소총 개머리판으로 마구 두들겨 맞았다고 전했다.

수도 네피도에서도 희생자가 나왔다.

AFP통신은 군경이 이곳에서 벌어진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50세 시민을 붙잡은 뒤 사살했다고 목격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도 이날 성명을 내고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날에 적어도 시민 1명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AAPP는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무고한 시민과 평화 시위 참가자들이 살해되고 다쳤다"고 전하면서 "군부가 계속 테러를 자행한다면 아세안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즉각적인 정치범 석방이 합의문에 반영되지 않은데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이번 합의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군경의 유혈진압으로 지금까지 748명이 숨지고 3천389명이 구금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미얀마 사태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해 24일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10개 회원국 대표들은 즉각적인 폭력 중단 등 5개 항에 합의했다.

미얀마를 대표해서는 쿠데타를 주도한 군부의 리더인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이 참석했다.

 

미얀마 저항운동 청년리더 '판다' 징역 28년형 위기

살인·불법 집회·감금·납치·선동 5개 혐의

모친 "사건 당일 집에 은신…증거 없어"

 

반군부 시위를 이끄는 웨이 모 나잉과 체포 후 그의 모습.

 

최근 미얀마 군경에 체포된 젊은 시위 지도자 '몽유와의 판다' 웨이 모 나잉(26)이 살인 등의 혐의로 최대 징역 28년형이 선고될 상황에 처했다.

25일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중부 사가잉 지역의 몽유와 법원에서 지난 23일 열린 웨이 모 나잉에 대해 살인, 불법 집회, 감금, 납치, 선동 등 5개 혐의가 적용됐다.

혐의가 모두 확정되면 최대 28년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그의 변호인은 "당국이 의뢰인 접견을 막고 있으며 구금 장소도 모른다"면서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만 알 뿐"이라고 전했다.

웨이 모 나잉은 지난 3월말 발생한 경관 2명 살해 사건에 연루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가 범죄에 연관된 증거는 없으며, 사건 당일 집에 숨어있었다고 웨이 모 나잉의 어머니는 전했다.

다음 심리는 내달 5일 열린다.

 

살이 찐 외모 때문에 '몽유와의 판다'라고도 불리는 웨이 모 나잉은 몽유와대 학생회장 출신으로 몽유와에서 반 쿠데타 시위를 이끌면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지난 15일 오토바이를 탄 채 시위를 벌이다 갑자기 돌진한 민간 차량과 충돌해 길바닥에 쓰러진 뒤 군경에 의해 끌려갔다.

이후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얼굴에 피멍이 들어 있는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군부가 공개하면서 가족과 지인들은 그의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마워요, 한국”…미얀마 시민 SNS 캠페인 퍼져

 

한 미얀마 시민이 페이스북에 ‘#고마워요 한국’ 캠페인의 일환으로 공유한 사진. 페이스북 갈무리

 

“고마워요, 한국(#ThanksKorea)”

 

미얀마 시민들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와 함께 한국에 대한 감사를 표현한 글과 사진을 게시하는 ‘고마워요 한국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월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를 한결 같이 지지해 온 한국 정부와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하려는 취지다.

 

한 미얀마 청년은 23일 오후 페이스북에 한글로 올린 ‘고마워요 한국 캠페인’이라는 글에서 “현재 미얀마를 응원해주고 같이 싸워주고 있는 한국에 대한 미얀마 청년들의 서툰 감사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상 마음속으로 고맙게 생각하며 이번 일을 통해 한국이 얼마나 좋은 이웃인지 뼛속까지 느꼈다”며 “이 악몽이 끝나고 미얀마의 봄이 찾아올 때까지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함께 게시한 두 장의 사진 속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에이포(A4) 용지에 인쇄한 손팻말을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종이에는 한글로 ‘미얀마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고 민주화 운동에(을) 지지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미얀마를 웅(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다.

 

트위터에서도 위와 같거나 유사한 ‘고마워요 한국’ 게시글이 공유되고 있다. 비슷한 내용을 영어로 적은 글도 다수 눈에 띈다. ‘밀크티 동맹 미얀마’라는 영어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는 시민은 영어로 “미얀마에 있는 다수의 케이-팝/케이-드라마 팬덤과 시민들은 미얀마에 대한 한국의 아낌없는 지지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한 미얀마 시민이 트위터에 ‘고마워요 한국’ 메시지와 함께 올린 사진. 트위터 갈무리

미얀마 시민들은 한국에 대한 감사 표명과 함께,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를 공식 합법 정부로 인정해달라는 요청도 잊지 않았다. 쿠데타 이전 아웅산 수치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꾸린 임시정부 성격의 연방의회대표위원회(CRPH)는 지난 16일 국민통합정부 출범을 공표한 바 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라며 지난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시민단체 정치범지원연합(AAPP) 집계를 보면, 쿠데타 이후 22일 현재까지 739명이 숨졌으며 3379명이 체포·기소되거나 형을 선고받았다. 전정윤 기자

 

공포심 심으려…? 미얀마 청년들 고문당한 사진들 또 공개됐다

17일 양곤서 체포 … 공포심 조장하려 군부가 유출한 듯

군부 폭력 속 한국 가수 스컬의 미얀마 위로곡 잔잔한 호응

 

미얀마 소셜네트워크에 확산되고 있는 청년들의 사진으로, 17일 양곤에서 군경에 체포된 뒤 구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사가잉주 몽유와에서 지난 15일 ‘민주화 구심’ 웨이 모 나잉(26·몽유와의 판다)이 군경에 체포돼 구타 당한 사진이 공개된 데 이어,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청년 10여명이 고문 당한 사진이 퍼지고 있다.

19일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피디(PD)가 현지 해직 기자 네트워크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양곤 얀킨의 행정시설이 폭탄 공격을 받은 뒤 군경이 당일 밤과 이튿날 아침 부근을 수색해 최소 10명의 청년을 체포했다. 얀킨에서는 지난 17일 오후 2시께 행정시설에서 사제 폭탄 세 개가 터져 군경 세 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이날 오후 4시15분께 양곤 우 위사라 도로의 입구에서도 또다른 폭탄이 터졌으나, 부상자는 없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한 소식통은 “군경은 한 명을 붙잡으면, 다음 집을 수색해 또 체포했다”며 “여러 곳에서 체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군경은 주요 교차로에서 차량도 수색해 체포했다.

이날 군경에 체포돼 구타당한 것으로 보이는 청년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공개됐다. 얼굴에 상처를 입거나 피를 흘리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 사진은 동일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심하게 얼굴이 망가졌다. 현지에서는 시민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군경이 일부러 사진을 유출했다고 추정한다.

현지 시민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 집계를 보면, 2월1일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이후 18일 현재까지 3229명이 체포·기소되거나 선고받았다. 미얀마 설 연휴 기간인 13~17일 최소 26명이 숨진 것을 포함해, 이날까지 총 737명이 숨졌다.

 

미얀마 군부의 무차별적인 잔학 행위 속에서, 한국 레게 가수 스컬이 부른 노래가 미얀마 시민들에게 잔잔한 호응을 얻고 있다. 스컬과 래퍼 겸 프로듀서 김디지가 미얀마 시민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려고 만든 곡 ‘에브리싱 윌 비 오케이’(모두 잘 될 거야)는 지난 15일 국내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에브리싱 윌 비 오케이’는 지난달 초 시위 도중 숨진 19살 소녀가 입고 있던 티셔츠에 새겨진 문구로, 미얀마 시위대의 희망을 상징한다.

 

19일 현재 뮤직비디오 조회 수는 6만여 회인데, 18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당신들의 위로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등 미얀마 시민들이 단 댓글이 대부분이다. 현지의 한 한국 교민은 <한겨레>에 “인터넷 사정이 매우 좋지 않은데, 댓글이 많이 달려 놀랐다”며 “노래를 들은 주변 미얀마 친구가 내게 고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최현준 기자

 

미얀마 소수민족 중요 변수로…반 군세력 · 군부 양쪽서 구애

‘소수민족과의 연대투쟁, 80% 성사’…임시정부 외무장관 밝혀
카렌 · 카친 등 최대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연방군’ 구성 논의
소수민족 시민도 반군부 시위와 연대 행진…일부는 군부 협력

 

20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진압에 맞서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친 채 서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미얀마 위기에서 소수민족들이 중요 변수로 등장했다. 미얀마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버마족 중심의 중앙정부 통치에 맞서 무장투쟁 등을 벌여온 소수민족에게 반군부 세력뿐만 아니라 군부 역시 구애를 보내고 있다.

군부 쿠데타로 무너진 민간정부를 대신하는 ‘임시정부’를 표방하는 ‘연방의회대표자위원회’(CRPH)의 외무장관인 진 마 아웅 의원은 20일 <미얀마 나우>에 소수민족과의 반군부 연대투쟁에 대해 “우리는 거기에 약 80% 다가갔다”며 “우리는 하나의 단결된 목소리를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연방의회대표자위원회’는 지난 13일 군부독재를 타도하는 임시혁명정부를 표방하고는 소수민족 무장투쟁 조직들과 연대하는 반군부 투쟁을 선언한 바 있다. 이 조직에서 부통령 대행으로 임명된 만 윈 카잉 탄 전 상원의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이 혁명은 수십년 동안 다양한 형태의 억압에 고통받아온 모든 민족 형제들이 정말로 희구하는 연방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노력을 합치는 기회”라고 적었다. 소수민족에게 반군부 공동투쟁을 하자는 제안이다.

진 마 아웅 의원은 미얀마 내의 최대 소수민족이자 무장투쟁 조직을 갖춘 카렌족의 카렌민족연맹(KNU), 샨족의 샨주회복위원회(RCSS), 카친족의 카친독립군(KIA) 등 2015년 미얀마 중앙정부와 ‘범국가휴전협정’(ACA)을 맺은 소수민족단체들이 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방연합을 향해 일하는 것은 우리가 이 나라의 전반적인 열망과 양립하는 새로운 연방군 창설을 향해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군부에 맞서는 무장투쟁을 수행할 군사조직을 만드는 것임을 시사했다.

일부 소수민족 무장투쟁 조직들도 지난달 1일 군사 쿠데타 이후 군부와의 휴전협상을 중단하고는 반군부 투쟁을 표방하고 있다. 범국가휴전협정에 조인했던 10개 소수민족 대표들로 구성된 ‘평화 과정 조종팀’(PPST)은 쿠데타 이후 군부의 임시행정부인 ‘국가행정위’(SAC)와의 협상을 이달 초 전면 중단했다.

미얀마 내의 최대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친독립군은 지난달 중순 이후 군부와의 충돌이 잦아졌다. 지난 11일 이후부터는 카친주의 4개 마을에서 전투가 벌어져 수백명의 민간인이 피난한 상태이다.

반군부 시위에도 소수민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대 도시 양곤 도심에서는 지난 18일 소수민족들이 반군부 집회를 열었다. 그 이후 버마족 중심의 시위대와의 연대를 표방하는 행진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집회에 참가한 카렌족 출신의 티나(25)는 “미얀마 국민들이 이처럼 강력한 연대를 보인 적은 없다”고 <닛케이 아시아>에 말했다.

다수 주민인 버마족 사이에서도 그동안 소수민족에 대한 홀대와 탄압을 방관하거나 지지한 것에 대한 반성이 일고 있다. 거리에 나선 시위대 사이에서는 “미얀마 군부에 의해 행해진 로힝야 위기를 정말로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플래카드를 내건 시위대들이 있다고 <닛케이 아시아>는 보도했다.

하지만 소수민족들이 반군부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일부 소수민족 단체와 인사들은 군부의 화해 제안에 호응하고 있기도 하다. 군부는 쿠데타 이후 소수민족과의 분쟁에서 일방적인 휴전을 발표하고, 일부 소수민족 단체와 인사들에 접근하고 있다고 <아세안 투데이>가 전했다.

카렌민족연맹의 전 고위 지도자였던 파도 만 녜인 마웅은 군부의 국가행정위에서 고위직을 수락했고, 카인인민당(KPP)의 의장 소 툰 아웅 민도 소수민족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이 속한 소수민족 대표단체들은 이들의 결정을 개인적 차원이라고 일축했다. 서부 연안 라카인주의 아라칸민족당(ANP), 몬족의 몬연대당(MUP)은 군부와의 협력을 표방했다.

소수민족과의 연대 무장투쟁을 추진하는 연방의회대표자위원회가 미얀마 내에서 대표성을 갖는지도 불투명하다. 이 단체가 임시정부를 표방하나, 아웅산 수치 쪽에서나 국제사회에서는 아직 호응이 없는 상태다. 버마족 사이에서는 소수민족에 대한 자치나 독립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소수민족과의 연대 무장투쟁이 군부의 탄압과 집권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배경이다. 정의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