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미-중 갈등 새 쟁점으로 떠올라

집단 불참 가능성도 내비쳐…고위 당국자 “논의한 바 없다” 번복

 

7일 중국 베이징의 국가빙상경기장에서 내년 2월 열리는 동계올림픽의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 시상식 예행 연습이 한창이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 국무부는 불참 가능성을 내비쳤다가 곧 철회했지만, 향후 미국이 대중국 압박 카드로 이 문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베이징 올림픽 참가 문제에 대한 국무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올림픽 참가 문제를 포함한 대중국 대응책에 대해 우방 및 동맹국과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일관되게 밝힌 것처럼 중국 당국의 인권 유린과 신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학살 문제 등에 대해 의미있는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동맹과 함께 할 때 파급력이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참가 여부 결정 시점에 대해선 “올림픽 개막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특정 시점을 정하지는 않겠지만, 관련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올림픽 집단 불참하는 문제도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대중국 정책은 미국과 동맹국의 국익과 가치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조율된 접근이 미국은 물론 동맹국의 이익에도 부합하며,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프라이스 대변인의 발언이 보도된 직후 돌연 이를 정정했다.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국무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따 “2022년 올림픽에 대한 우리의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우방 및 동맹국과 공동 불참 문제는 과거에도 현재도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일부 보도와 달리 올림픽 불참 문제를 특정해 논의한 것이 아니라, 인권 유린 문제 등을 포함해 동맹국과 중국 관련 공통 관심사를 정기적으로 논의하고 있을 뿐”이라며 “단합된 대응이 효과가 크다는 인식에 바탕해 관련 논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2월25일 브리핑에서 베이징 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해 “그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며, 사실상 불참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시앤비시>(CNBC) 방송은 전직 고위 당국자의 말을 따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베이징 올림픽 참가를 집단 거부한다면 ‘냉전’을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지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참가를 거부한 바 있다. 소련도 이에 항의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불참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