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접종 마친 미국인 대상 추가 물량 올 가을 공급 추진
미 정부, 원료와 장비 수출 통제…인도 등 생산 차질 예상
전세계 사망자 300만명 넘어서…인도 · 브라질 특히 나빠

 

 

전세계 코로나19 사망자가 3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이 백신 3회 접종 움직임과 원료 수출 통제 등의 자국 중심 백신 정책에 더욱 집중해 세계 백신 공급이 좀처럼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 백신 제조업체 화이자와 모더나는 자사 백신의 2회 접종을 마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면역력을 더 높이기 위한 3번째 접종용 백신 공급 의사를 밝혔다.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시앤비시>(CNBC) 방송에 출연해 “6~12개월 사이에 3번째 백신 접종이 필요할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도 3번째 접종용 백신을 올 가을부터 미국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시비에스>(CBS) 방송 등이 전했다. 앤디 슬래빗 미 행정부 백신 대응팀의 선임 고문은 “추가 백신 접종 필요성이 분명히 예상 가능한 일”이라며 “정부가 추가 접종용 백신 확보 필요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백신 원료와 관련 장비 수출을 계속 통제하고 있어 인도 등의 백신 생산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17일 지적했다.

세계 최대 백신 생산업체인 인도혈청연구소(SII)의 아다르 푸나왈라 최고경영자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백신 원료 수출 금지를 풀어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백신을 한달에 1억6천만회 접종분씩 생산하고 있는데, 미국이 37개의 관련 품목을 공급해주지 않는 한 4~6주 뒤부터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월5일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백신 확보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이 법에 따르면 백신 원료 업체들은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수출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업체들의 수출이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외국 업체들도 덩달아 원료 사재기에 나섬으로써 전세계 공급망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급망이 원활하게 작동할 경우 올해 전세계 백신 생산량은 최대 140억회 분량까지 늘어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우려했다.

 

한편, 18일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기준으로 전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300만8043명을 기록했다. 미국이 전체의 19%인 56만6893명으로 가장 많고, 브라질(37만1678명) 멕시코(21만1693명) 인도(17만5649명) 영국(12만7508명) 차례로 나타났다.

전세계 사망자 수는 지난해 9월 말 100만명을 넘겼고, 올해 1월15일 200만명을 기록한 이후 석달만에 다시 300만명에 이르렀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백신 접종 덕분에 최근 사망자가 많이 줄었지만, 브라질과 인도 등은 코로나19 상황이 통제 불능 수준에 빠지면서 사망자도 크게 늘고 있다. 신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