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한 체하는 영국인' 이어 미국선 뭐라고 할까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이란 말로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휘어잡은 윤여정이 미국에선 뭐라고 했을까. 영국 언론들은 수상소감을 기대했고 이번에도 감탄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윤여정은 올해 영화제 시상식 시즌에서 우리가 뽑은 공식 연설 챔피언"이라며 "이 한국 배우는 이번에도 최고의 연설을 했다"고 평했다.

더 타임스는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과 함께 남·녀 주연상 수상자가 함께 있는 사진을 올리고 수상소감을 상세히 전했다.

 

BBC는 브래드 피트에게서 어떤 냄새가 났느냐는 질문에 윤여정이 "나는 냄새를 맡지 않았다. 난 개가 아니다"라고 응수하며 이번 시상식에서 "최고의 멘트"를 했다고 언급했다.

스카이뉴스는 윤여정이 또 멋진 연설을 했다며 "우리를 '고상한 체하는 사람들'이라고 한 뒤에 윤여정의 수상소감을 듣고 싶다는 이유 만으로 오스카상 수상을 바랐고, 역시 실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 보그지는 "윤여정에게 빠져든 사람 또 있나요?'라는 제목으로 수상 소식을 전했다.

 

윤여정은 지난 12일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번엔 특히 '고상한 체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고 영광이라고 농담을 던져 큰 웃음과 박수를 끌어냈다.

BBC는 이날 "아마 이번 시상식 시즌에서 우리가 가장 좋아한 순간은 이달 초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수상소감을 밝혔을 때"라고 전했다.

 

윤여정 "브래드 피트, 드디어 만났네요" 팔짱 끼고 '케미' 연출

 아카데미 시상식서 영화 '미나리' 배우-제작자로 인연 과시

"브래드 피트에게 어떤 냄새" 질문에 "난 개가 아니다" 응수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왼쪽ㆍ74)이 할리우드 스타 배우 브래드 피트(오른쪽ㆍ58)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여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선 피트는 윤여정을 수상자로 호명했다.

 

"브래드 피트, 드디어. 만나서 반가워요"

25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윤여정과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의 각별한 '케미'가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브래드 피트는 이날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후보를 소개한 뒤 수상자로 윤여정을 호명했다.

 

그는 윤여정이 무대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는 동안 한걸음 물러나 이를 지켜봤으며, 두눈에 눈물이 글썽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고 연예매체 피플은 전했다.

이날 턱시도 차림에 금발 머리를 묶은 채 등장한 브래드 피트는 수상 소감을 마친 뒤 무대에서 내려오는 윤여정과 팔짱을 낀 채 퇴장하는 장면을 선보이기도 했다.

윤여정은 수상 소감을 시작하면서 수상작 '미나리' 제작자이기도 한 브래드 피트를 향해 "미스터 브래드 피트, 드디어. 만나서 반가워요"라며 장난 섞인 농담을 던져 장내 분위기를 달궜다.

 

윤여정은 이어 "우리가 영화를 찍을 동안 어디에 있었냐"면서 영화 제작자와 출연 배우로 맺은 인연을 재치있게 소개하기도 했다.

국경과 언어, 나이라는 장벽을 초월한 두사람의 '케미'는 무대 뒤에서도 이어졌다.

윤여정은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쥔 채 브래드 피트와 기념 촬영을 이어갔으며, 곧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그와 나눴던 대화를 전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와 대화하면서 그를 한국으로 초청했으며 "꼭 그렇게 하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또 "다음 영화에는 돈 좀 더 써달라고 했고, 많이는 아니고 '조금 더 쓰겠다'며 슬며시 빠져나갔다"고도 했다.

 

특히 윤여정은 현지 연예 매체의 돌발 질문에 특유의 '뼈있는' 대답을 내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상식 직후 아카데미가 마련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 기자가 "브래드 피트에게서 어떤 냄새가 났느냐"고 질문하자 윤여정은 즉각 "나는 냄새를 맡지 않았다. 난 개가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에게 던진 질문치고는 너무 무례하고 생뚱맞았다면서 "부끄러운 줄 알라"는 비판과 함께 "윤여정의 답변이 얼마나 우아하고 아름다운지 봐달라"는 찬사가 쇄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