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경제계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주장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돼 복역 중이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불법 합병 사건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이재용 부회장 사면에 대해선 한 마디도 (내부에서)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사면 건의 관련해서는 현재까지는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로서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대한상공회의소·경총·중소기업중앙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5개 단체 명의로 청와대 소관부서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총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삼성전자가) 쌓아 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종교계와 경제계 등이 한 사면 건의는 관련 수석실로 접수된다”며 “이 부회장이 백신 확보를 위해 한 역할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경제계의 이 부회장 사면 건의에 큰 무게를 두지 않는다는 취지다.

 

지난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도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우리나라 백신 도입을 위한 공식협상은 정부와 화이자 간에 이뤄진다. 삼성이 이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는 저희가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