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2시부터…"팔레스타인 "환영하지만 예루살렘 문제 풀어야"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 내걸린 이스라엘 국기 뒤로 레바논에서 레바논 국기와 팔레스타인, 헤즈볼라 깃발을 세우고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국제사회의 중재로 유혈분쟁을 일단락짓기로 합의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저녁 안보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휴전안을 승인했다.

지난 10일 하마스의 선제 공격에 맹렬한 폭격으로 응수한지 꼭 열흘만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성명을 통해 "안보 내각은 만장일치로 군당국과 정보기관, 국가안보위원회 등이 제안한 휴전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휴전은 상호간에 조건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도 이집트와 유엔 등이 중재한 휴전안을 수용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양측이 21일 오전 2시를 기해 휴전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팔레스타인 측도 일단 이스라엘의 휴전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충돌의 원인을 제공한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성지인 동예루살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의 충돌로 가자지구에서는 아동 61명을 포함해 232명이 사망하고 1천900여명이 부상했으며, 이스라엘에서도 12명의 사망자와 300여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화염이 치솟는 가자지구의 건물

 

이번 충돌은 2천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던 지난 2014년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50일 전쟁' 이후 가장 피해가 큰 유형 분쟁이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은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 이슬람교도인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종교활동 제한과 이스라엘 정착촌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됐다.

올해 라마단 기간 이스라엘 당국은 이슬람교도들이 단식을 끝낸 뒤 모여 저녁 시간을 보내는 구시가지 북쪽의 다마스쿠스 게이트 광장을 폐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또 알아크사 사원에서 불과 2㎞ 떨어진 셰이크 자라의 정착촌 갈등과 관련해 이곳에 오래 살아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쫓아내기로 하면서 갈등을 키웠다.

특히 지난 7일 라마단의 마지막 금요일인 '권능의 밤'을 맞아 팔레스타인 주민 수만 명은 동예루살렘의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서 종교의식을 치렀고, 이 가운데 일부가 반(反)이스라엘 시위를 벌였다.

 

    알아크사 사원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강경진압하는 이스라엘 경찰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은 메카, 메디나와 함께 3대 성지로 꼽는 알아크사 사원에 경찰과 국경수비대 병력을 투입해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하마스는 10일 병력을 철수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내고 선제 로켓포 공격을 가했으며, 이스라엘도 곧바로 전투기를 동원한 가자지구 폭격에 나섰다.

하마스는 지난 열흘간 이스라엘 남부와 중부지역에 4천500발 이상의 로켓포와 대전차포를 퍼부었다.

그러나 첨단 무기를 동원한 이스라엘의 사실상 일방적인 공습에 가자지구는 쑥대밭이 됐다.

 

이-팔 무력충돌 11일째… 가자지구 사망자 230명으로 늘어

이스라엘, 하마스 터널·지휘소 공습…하마스도 로켓포·대전차포 공격

 

이스라엘과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 11일째인 20일(이하 현지시간)에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하터널 등에 대한 집중 폭격을 이어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국제사회의 분주한 휴전 중재에도 양측이 공세를 이어가면서 이날까지 가자지구 사망자는 230명으로 늘었고, 이스라엘쪽에서도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브리핑을 통해 이날 오전 가자지구 전역의 지하터널과 하마스 지휘소, 로켓포 발사대 등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군은 이날 폭격한 하마스 지하 터널과 로켓포 발사대가 가자지구 북부에 있으며, 발사대는 중부 텔아비브를 타격할 때 쓰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폭격을 받은 하마스 지휘소는 교전 상황을 총괄하는 곳이라고 이스라엘군은 덧붙였다.

하마스 측도 이에 대응해 전날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이스라엘을 겨냥해 로켓포와 대전차포, 박격포 공격을 이어갔다.

하마스의 대전차 포탄이 이스라엘군의 병력 수송용 버스를 타격했으나, 버스에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아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마스의 대전차포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군의 병력 수송용 버스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새벽 시간에는 하마스 측 공격이 뜸해지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밤새 하마스 측이 80여 발의 포탄을 쏘았고, 이 가운데 90%가량을 아이언 돔 미사일로 요격했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날까지 사망자가 230명이며, 이 가운데 아동이 65명이라고 밝혔다. 부상자는 1천710명이 발생했다고 당국은 밝혔다.

이스라엘측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12명이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사망자 가운데 최소 160명이 하마스 또는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대원일 것으로 추정했다.

 

"하마스 작전 효율성 영향"…가자 무장단체 사령관 사망

가자지구측 사망자 201명 달해 …아동 58명, 여성 34명

 

이스라엘군의 폭격 이후 가자지구의 한 건물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에 맞서 8일째 맹렬한 폭격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지하 터널을 약 100㎞가량 무력화했다고 현지 언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나단 콘리쿠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동안 진행된 가자지구에 대한 작전 과정에서 무너뜨린 하마스 지하터널이 총 10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마스 대원들이 (폭격이 무서워) 지하 터널을 꺼리지만 어쩔 수 없이 들어가고 있다"며 "어쨌든 이를 통해 하마스 작전의 효율성과 통제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군이 적발해 2013년 11월에 언론에 공개한 하마스의 지하터널 [epa=연합뉴스]

 

앞서 IDF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전투기 54대를 동원해 가자지구 북쪽과 남쪽의 하마스 지하터널 등에 110발의 정밀 유도 무기를 투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IDF는 지난 14일에는 전투기 160대를 동시에 띄워 하마스의 지하터널에 맹폭을 가했다.

하마스는 지하 터널을 공습 시 대피소로 쓰기도 하고 무기 저장과 운반용으로 활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DF는 이날 터널 이외에도 하마스 및 하마스와 연계된 무장단체 사령관 등의 자택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무장단체인 이슬라믹지하드(PIJ)의 가자 북부지역 사령관인 후삼 아부 하비드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IDF는 하비드가 이스라엘 시민을 겨냥한 대전자 미사일 공격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집에서 인형을 안고 나오는 가자지구 아이들 [AFP=연합뉴스]

 

양측의 충돌이 시작된 지난 10일 이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1천180여 회 공습했으며,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날아든 로켓포탄은 3천150발이 넘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누적 사망자가 201명으로 늘었으며 부상자는 1천305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아동은 58명, 여성은 34명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아동 2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다

 

네타냐후 “군사작전 계속…친구 조 바이든에 감사”
“미 진지한 지지받고 있어” 안보리, 미 반대 공동성명 못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금까지 사망자 200여명을 낳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과 지상군 포격을 멈출 뜻이 없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16일 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된 연설에서 “테러 단체에 대한 우리의 작전은 온 힘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이 공개한 연설문을 보면,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의 참을 수 없는 공격에 대해 매우 무거운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최근 1500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평온과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행동을 계속 취할 것”이고 “아직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당분간 군사작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적 압력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언제나 압력은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는 미국에서 매우 진지한 지지를 받고 있다. 친구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싸움은 즉각 멈춰야 한다. 즉시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엔은 즉각적 정전을 위해 양쪽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력충돌이 멈출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국제적 정전 압력을 크게 괘념치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공동성명도 내지 못했다. 안보리는 1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 중단 방안을 찾기 위해 첫 공개회의를 열었지만 공동대응 방안을 내놓는 데 합의하지 못했다. 순회 의장국인 중국의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이 책임감을 갖기를 촉구한다”며 미국의 반대로 공동성명을 내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현재 안보리의 상임이사국(5개국)과 비상임이사국(10개국) 가운데 중국, 노르웨이, 튀니지만 “모든 폭력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3국 공동성명을 내는 데 그쳤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전통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자국 내에서도 이스라엘 비판 여론이 일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유대인 4718명을 대상으로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한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네타냐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한 이는 40%에 그쳤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막후 교섭을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안보리 성명은 이런 노력에 방해가 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충돌 이후 팔레스타인 쪽에서 200여명 그리고 이스라엘에서는 10명 이상 숨졌다. 조기원 기자

 

공습 8일째 맹폭… 42명 죽인 전날보다 심한 공습

가자 구조대원 "14년 일하는 동안 이런 지경 처음"

 

17일 새벽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불타는 가자지구의 건물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7일(현지시간) 새벽부터 전투기를 대거 동원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8일째 이어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가자지구 전역에서 10분여간 강도 높은 폭격을 이어갔다.

전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42명이 숨지고 건물 세 채가 완파된 공습보다 이날 새벽 더 오래 폭격이 이어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공습 7일째인 16일에는 가자지구에서 하루 기준으로 최소 42명이 숨져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 10일 무력 충돌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2014년 전쟁 이후 가자지구에서는 이번 공습으로 최악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현지인들은 전했다.

 

가자지구의 응급구조대원 사미르 알-카티브는 AP통신 인터뷰에서 "14년을 일하는 동안 이런 수준으로 파괴된 것은 보지 못했다"면서 "2014년 전쟁 당시에도 이렇진 않았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TV 담화에서 공격이 "전력을 다해 계속될 것"이라면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로부터 연일 맹폭을 받고 있는 하마스도 이스라엘의 민간인 거주 지역에 로켓을 퍼부었다.

이스라엘 구조당국에 따르면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 한 발이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의 한 시나고그(유대교회당)에 떨어졌으나 사상자 수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유대교 회당 구조물 붕괴…2명 사망·160여명 부상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한 유대교 회당에서 16일(현지 시간) 종교행사 도중 조립식 철골 구조물이 붕괴해 최소 2명이 숨지고 160여 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사고는 이날 예루살렘 북서쪽 기바트 지브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오순절 기도회 도중 발생했다.

행사장 한쪽에 설치된 가파른 계단형태의 철제 구조물 상단부가 일시에 무너지면서 이곳에 앉았던 사람들이 아래쪽으로 추락했고, 이 충격으로 중간에 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아래쪽으로 쓸려 내려갔다.

이스라엘 유교회당 붕괴 사고 현장. 무너져 내린 철제 좌석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로이터=연합뉴스]

 

구조대와 병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최소 2명이 목숨을 잃었고, 160여 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8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당에는 약 650명의 신자가 모여있었다.

 

사고가 난 회당은 아직 완공되지 않은 상태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안전 문제에 대한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회당에서 행사가 강행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자치단체 측은 경찰에 행사 진행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으나 경찰 측이 책임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이스라엘 북부 메론산에서 유대교 전통 축제 '라그바오메르' 행사후 압사 사고가 발생해 45명이 사망한 바 있다.

 

닷새째 충돌 이-팔 전면전 태세…"무거운 대가"vs"가혹한 교훈"

이, 전투기 160대 지하터널 등 맹폭…가자 접경 500여발 포격

하마스, 사거리 긴 로켓포에 '자살 드론' 동원

아랍계-유대인 폭력사태 격화…'반 네타냐후 블록' 연정 급제동

 

무력 충돌 닷새째를 맞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확전 의지를 밝혔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아침 성명을 통해 "하마스로부터 무거운 대가를 뽑아내겠다고 했다. 우리는 강력한 힘으로 그 일을 하고 있고 필요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2일 러시아 외무부를 통해 접수된 하마스 측의 휴전 제안을 거절했고, 이어 안보관계 장관회의는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 강화를 승인했다.

이스라엘군의 야간 폭격을 받은 가자지구 [AFP=연합뉴스]

 

이에 따라 그동안 하마스의 로켓 공세에 맞서 전투기를 동원한 정밀 폭격으로 대응해왔던 이스라엘은 전날 가자 접경지에서 지상군 기갑부대 등을 통한 포격전을 시작했다.

또 7천여 명의 예비군을 동원해 후방 임무를 맡기는 한편, 현역 부대를 가자 전선에 집결시켜 본격적인 침투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

 

아직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지구 침투 작전 논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은 지상군이 가자지구를 공격한다는 애매한 메시지를 유포했고, 이를 침투작전으로 오해한 하마스가 지하에 숨겨둔 방어용 무기를 움직이면서 하마스의 지하 시설이 드러났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지하 시설을 확인한 이스라엘군은 전투기 160대를 동원해 하마스가 구축한 지하 터널 등 가자지구 북부의 150여 개 목표물을 향해 40여 분간 무려 450발의 미사일을 퍼부었다.

가자 접경에 배치된 병력도 500여 발을 야포 등을 동원해 하마스 표적을 겨냥해 쏘았다.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받아 불타는 이스라엘 아슈켈론의 석유 시설 [로이터=연합뉴스]

 

나흘간 2천여 발의 로켓포탄을 이스라엘에 쏟아부은 하마스도 사거리가 긴 로켓포로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중부를 타격한 데 이어 폭발물이 탑재된 이른바 '자살 폭발 드론'을 전력에 추가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이날도 새벽부터 지중해변 도시 아쉬도드, 남부 아슈켈론, 스데로트 등에 경보가 울렸다.

 

하마스 군사 조직 대변인은 "지상에서 급습을 계속한다면 이스라엘군에 가혹한 교훈을 주겠다"고 응전을 다짐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122명의 사망자와 900여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31명의 아동과 20명의 여성이 포함됐다.

 

이스라엘에서도 6세 소년을 비롯해 지금까지 8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는 200여 명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집트가 휴전을 위한 외교적 조율을 시도하고 있으냐 양측은 아직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폭격을 피해 피신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 [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아랍계 이스라엘인들과 유대인 간 유혈 충돌 및 소요사태도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텔아비브 남쪽의 로드(Lod)에서는 당국의 비상사태 선포와 대규모 경찰병력 배치에도 나흘째 아랍계와 유대계 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또 인근 자파에서는 이스라엘 군인이 아랍계 주민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입원하는 사례도 있었다.

아랍계와 유대인이 섞여 사는 도시를 중심으로 충돌이 확산하자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분리 장벽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막던 국경경비대 10개 중대를 이들 도시에 긴급 배치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소요사태에 가담한 아랍계 수백 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중부 로드에서 소요사태를 일으킨 아랍계 체포 [AFP=연합뉴스]

 

아랍계와 유대인 간 충돌은 이스라엘의 정치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반(反)네타냐후 블록'의 정파를 초월한 연정 구성 논의가 급거 중단된 것이다.

반네타냐후 블록의 중심인 중도·좌파 정당과 연정 논의를 진행해온 극우 정당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가 전격적으로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또 연정 논의에 참여했던 아랍계 정당도 하마스와 전투가 계속되는 한 연정에 참여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인들의 애도

 

이에 따라 지난 3월 총선 이후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재집권 실패로 향하던 네타냐후 총리에게 기사회생의 기회가 생길지 주목된다.

한편, 전날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3발의 로켓포가 발사됐으나 이에 따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로켓포는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 조직이 하마스와의 연대의 의미로 쏜 것으로, 무장 조직 헤즈볼라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레바논쪽에서 수십명의 시위대가 국경선을 넘어 이스라엘 영토로 진입해 시위를 벌이고, 마른 풀에 불을 놓았다.

이스라엘군은 이들을 향해 탱크로 경고 사격을 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 도시들에서 유대-아랍계 주민 폭력사태 발발
유대-아랍계 군중들 상대 주민 무자비 구타…374명 연행
이스라엘군, 하마스와의 교전 격화 속 지상군 작전 준비

 

12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시민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알 쇼루크 타워의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서 유대계와 아랍계 주민들이 폭력 충돌하며, 이스라엘 내부의 ‘민족 분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서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 경찰이 충돌하면서 시작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무력충돌이 새 국면을 맞으며, ‘가자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양쪽 군의 충돌이나, 팔레스타인 지구 내에서 주민들의 인티파다(반이스라엘 저항운동) 형식으로 분출됐다. 이스라엘 내부 도시에서 유대계와 아랍계 주민들 간에 폭동이 벌어지는 건 새로운 사태 전개다.

 

지난 11일부터 이스라엘 거리에서 주민 충돌이 격화됐다. 텔아비브 남쪽의 교외인 바트얌에서는 수십명의 유대계 극단주의자들이 한 아랍계 주민을 발로 차는 등 구타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땅바닥에 누워서 움직이지 않는데도 구타를 이어갔고,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이스라엘 텔레비전에 방영됐다.

 

북부 해안 도시인 아크레에서도 아랍계 군중이 몽둥이와 돌멩이로 한 유대계 주민을 때려 중태에 빠뜨리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탐라에서도 아랍계 주민들이 한 유대계 주민을 공격해 거의 사망에 이를 정도로 때렸다고 그를 구출한 아랍 의료진이 밝혔다.

 

주민 간 폭력 사태가 번지던 중부 도시 로드에서는 이스라엘 당국이 봉쇄령을 내렸다. 폭력 사태로 인한 봉쇄령 조처는 수십년 만에 처음이다. 로드에서는 지난 10일과 11일 밤 사이 아랍계 폭동이 일어나 유대교 회당, 학교, 차량이 파괴됐다. 팔레스타인계 주민이 유대계 주민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아랍계 군중들이 유대계 주민들을 집에서 끌어내 죽이려 했다고 주장했다.

 

아크레에서는 유대계 해산물 식당이 불 탔다.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에서는 베두인계 주민들이 경찰서와 지나가는 차량들을 공격했다. 아랍계 군중은 유대계 소유 호텔을 약탈했다.

 

아랍계 군중들의 폭동에 맞서, 유대계 주민들도 12일부터 대응을 시작했다. 유대계 주민들이 아랍계 가정에 침입하거나, 아랍계가 운영하는 상점의 유리창을 부수고, 아랍계 운전사를 잡기 위해 거리를 막는 영상이 이스라엘 텔레비전에 방영됐다. 오르 아키바, 티베리아스 등 도시에서도 유대계 주민들은 아랍계 주민들이 탄 차량, 호텔 등에 돌을 던졌다. 차량 방화도 목격됐다.

 

이스라엘 경찰 발표를 보면, 거리에서 발생한 폭력 충돌로 전국에서 374명 이상이 연행되고, 경찰관 36명이 다쳤다고 영국 <비비시>(BBC)가 전했다.

 

12일 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폭력 사태가 번지는 도시에서 경찰의 치안 유지를 돕기 위해 군병력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네타냐후는 비디오 성명에서 최근 거리 폭력 사태가 ‘무정부 상태’에 이르렀다며 “그 어떤 것도 유대인을 공격하는 아랍 군중이나, 아랍계 주민들을 공격하는 유대계 군중들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이스라엘 도시에서 새로운 전선이 열렸다”며 수십년간 지속된 ‘이-팔 분쟁’이 새로운 영역으로 돌진하고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 수석대표를 지낸 트지피 리브니 전 외교장관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이-팔 분쟁’ 해결 실패가 결국 이스라엘 국가 내부의 싸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현재 벌어지는 일”이라며 “수면 아래에 있던 것이 지금 폭발해 정말로 끔찍한 복합적 사태를 만들어냈다”고 우려했다. 이어 “내전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은 새로운 것이고, 견딜 수 없는 것이어서, 정말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에서 양쪽 주민 간 폭력 충돌이 번지는 가운데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교전도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사흘간 공습을 퍼부었던 가자 지구의 접경에 지상군을 배치했고, 하마스도 이스라엘 도시들을 향해 로켓포 발사를 멈추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텔아비브 인근의 한 빌딩은 하마스가 쏜 로켓포를 맞고 전파돼, 5명이 부상당했다.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으로 이스라엘 남부에서는 비상사태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렸고, 수천명이 방공호로 대피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공습을 강화해, 가자지구 중심가의 6층 주거건물을 파괴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는 나흘동안 72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미 피폐해진 가자지구의 의료시설을 마비 상태로 만들고 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는 7명이 사망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대상으로 “다양한 단계의 지상군 작전”도 준비중이라고 군 대변인이 밝혔다. 지난 2008~2009년과 2014년의 ‘가자 전쟁’ 때처럼 가자지구를 침공하는 지상전이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박병수 정의길 기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 격화 70여명 사망…하마스 사령관도 사망

‘무력 충돌’ 사흘째 사망자 급증…이스라엘 내부 민족갈등으로 번져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이어진 12일 가자 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가자 지구/EPA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하마스 고위 군지휘관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번 충돌은 이스라엘 내 유대계와 팔레스타인계 사이의 갈등으로 번졌다.

 

이스라엘은 12일(현지시각) 날이 밝자 가자지구의 하마스 군사시설과 지휘부 주거지, 터널 등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공습을 재개했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전했다. 가자지구는 거듭되는 공습으로 고층 건물 대부분이 파괴되고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등 유령도시를 방불케 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어 “불굴의 용기와 저항 정신, 자부심을 가진 바셈 이사 사령관이 순교했다”고 알카셈 여단 사령관인 바셈 이사의 사망을 확인했다.

 

하마스, 이슬라믹 지하드 등 가자지구 무장조직도 로켓 사격으로 대응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사흘간 이스라엘로 발사된 로켓이 1500발 남짓 된다고 밝혔다. 사흘째 이어지는 공방으로 팔레스타인 쪽에서 65명이, 이스라엘 쪽에서는 7명이 숨졌다.

 

양쪽의 무력충돌은 이스라엘 내부 유대계 주민과 아랍계 주민들 간 최악의 민족 갈등으로 번졌다. 이스라엘에서는 유대계 주민과 아랍계 주민이 충돌해 폭력이 난무하자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야간 통행금지가 내려졌다. 주변 도시 바트 얌에서는 유대 민족주의자 그룹이 아랍계 주민을 차에서 끌어내 폭행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경찰은 전국에서 40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조하며 사실상 두둔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머지않아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희망한다”며, “하지만 이스라엘은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통화 뒤 자료를 내 “바이든 대통령이 예루살렘과 텔아비브를 겨냥한 하마스와 다른 테러 집단들의 로켓 공격을 규탄했다”며 “그는 이스라엘의 안전보장, 이스라엘이 자국과 자국민을 수호할 적법한 권리에도 변함없는 지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가 12일 열려 긴장 완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채택하려 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아에프페>(APF)가 익명의 외교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박병수 기자

 

로켓포 발사에 전투기 보복 공습…이-팔 유혈충돌 악화

팔 무장정파 하마스 등 7년 만에 예루살렘 겨냥 로켓 · 박격포 공격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습, 24명 사망..네타냐후 “하마스, 금지선 넘어”
동예루살렘 격렬시위 600명 부상이 최고법원, 팔 주민 추방 재판 연기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에서 10일 이스라엘군의 공습 뒤 화염이 치솟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무장조직 하마스가 로켓포 공격을 가하자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가자/AF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동예루살렘 충돌이 끝내 로켓포와 전투기 공습까지 동원되며 20명 이상이 희생되는 무력충돌로 비화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10일 오후부터 11일 아침에 걸쳐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쏘았고,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를 공습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하마스의 로켓 공격은 10일 오후 시작됐다. 하마스와 다른 가자지구 무장조직이 11일 아침까지 로켓과 박격포 200발 이상을 발사했으며, 이 중 일부는 가자지구에서 100㎞ 떨어진 예루살렘으로 향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발표했다. 예루살렘에 대한 로켓 공격은 2014년 가자전쟁 이후 7년 만이다.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 중 상당수는 이스라엘의 방공망 ‘아이언 돔’에 요격됐으나, 일부가 가자지구 북쪽에서 19㎞ 떨어진 아슈켈론에 떨어져 4명이 다쳤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가 전했다.

 

하마스의 군사 담당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는 로켓 공격에 대해 “이것은 적들이 잘 이해해야만 하는 메시지”라며 이스라엘 병력이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 사원에 다시 들어간다면 추가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아크사 사원이 있는 언덕인 성전산은 유대교의 성지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보복으로 가자지구를 전투기로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이 하마스 지하터널과 로켓 발사 장소와 같은 군사시설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당국자는 유혈충돌 과정에서 어린이 9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사람 2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금지선”을 넘었다며 “누구든 우리를 공격하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도 동예루살렘에서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시위와 이스라엘 경찰이 충돌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등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했고,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돌을 던지며 맞섰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이날 예루살렘 시위로 팔레스타인인 6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최근 이어지는 충돌은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모두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둘러싼 기존 갈등에 팔레스타인 거주민 추방 문제까지 겹치면서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1948년 1차 중동전쟁 이후 요르단이 차지했던 동예루살렘을 1967년 6일 전쟁(3차 중동전쟁) 때 점령했다. 이후 기존 이스라엘 점령지였던 서예루살렘까지 합쳐 예루살렘 전체를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포했으나,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9일 오후부터 10일 오후까지는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 점령을 기념해 제정한 ‘예루살렘의 날’이었다.

 

동예루살렘의 셰이크자라흐 지역에서 기존 팔레스타인 거주민 70여명을 쫓아내는 조처와 관련한 최고법원 재판이 10일 예정되어 있었으나 연기됐다. 이스라엘 하급법원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거주하는 셰이크자라흐 지역이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전부터 유대교 종교단체 소유였다는 판결을 내렸다. 최고법원에서도 이 판결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전했다. 박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