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기념식 참석, 행진곡 이어…박정희 생가 찾아 “집토끼도 잡자”

2019년 황교안 방문 뒤 처음.. “높은 뜻을 더욱 계승, 발전시키겠습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틀 전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을 기념해 광주를 방문했던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틀 만에 5.16 쿠데타의 주역인 박정희의 생가를 참배, 광주 오월영령들의 뜻을 기리겠다는 말들이 한낱 ‘허언’이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20일 이른바 ‘보수의 본산’이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참배했다. 2019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방문 뒤 2년 만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묵념한 뒤 방명록에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주춧돌을 놓으신 높은 뜻을 더욱 계승, 발전시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끈 주역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면서 참배한 소감이 남다르다”며 “단순하게 먹고사는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장래 계획을 세운 리더십이 요즘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에 동참, 팔을 힘차게 흔들며 “동지는 간데없고…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고 외친 바 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엔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지역 기업인들을 만났다. 김 원내대표는 “구미 지역은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진원지”라며 “더 늦기 전 국가 차원에서 케이(K)-반도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격려했다.

 

이틀 사이 영·호남을 오가는 김 원내대표의 행보는 ‘집토끼’와 ‘산토끼’ 민심을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일정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의 여러가지 공들을 우리가 충분히 잘 계승해 나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방문했다”고 말했다. 호남 행보와 균형을 맞춘 것이냐는 질문에는 “단순히 호남행, 영남행 이렇게 구별하는 게 아니라 어느 지역이든 다 똑같은 국민이기 때문에 계승할 건 잘 계승하고, 반성할 건 잘 반성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든 책임이 우리 당에 있다는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