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최고위원, 야당안에서 사실상 '추미애 지지' 독려

민주 "역선택 유도에 법적대응"…이재명측 "경선개입 중단하라"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11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참여를 공개 독려하자, 민주당은 역선택을 유도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신청을 완료했다며 "민주당 국민선거인단에 신청하셔서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어 달라"고 밝혔다.  야당 최고위 당직자가 스스로 여당 선거인단 참여사실을 공개하며 야당 당원들에게 여당 선거인단에 참여하라고 대놓고 선동한 초유의 일이어서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있다.  일부에선 '저질 꼼수 정치의 끝판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있다.

 

그는 "영화배우 김부선 씨가 지지를 선언하면 몰라도 이재명 후보님에게는 손이 가지 않는다"며 "현재까지는 TV에 나와 인생곡으로 '여자 대통령'을 한 곡조 뽑으신 추미애 후보님께 마음이 간다"라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높이면 역선택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대선후보 선출에 민심을 더 반영할 수 있도록 일반 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를 50%씩 반영하게 돼 있는 당헌을 수정해 민심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가운데 사실상 이에 반대 의견을 표한 것이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제1야당의 정치 수준과 단면을 보여주는 충격적 작태"라며 "이준석 대표가 말한 새 정치는 결국 저질 구태정치로의 회귀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의 행위를 결코 좌시할 수 없으며 법률적 대응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국민의힘 지도부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재명 후보 캠프 정진욱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역선택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뿌리채 흔드는 사실상의 범죄행위"라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지지자 등 야권은 민주당 경선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김 최고위원을 겨냥해 "우리 경선에 개입해야할 정도로 자신이 없는가"라며 "참 나쁜 정치의 진수를 보인다"고 적었다.

 

여당의 비판에 김 최고위원은 오후에 SNS에 글을 올려 "왜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며 "그대들이 가만히 있는 내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선거인단이 되어 달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이어 "정당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이 선거인단이 될 수 있고, 200만 명이 투표할 거라고 선전하지 않았나"라며 "역선택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자신있다고 하지 않았나"라고도 우겼다.

 이재명 후보의 정 부대변인을 향해서는 "부대변인이라는 자가 '역선택은 범죄'라고 소리치며 설치는 꼴을 보니 캠프에 망조가 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우리 정치의 수준을 보여주는 정말 한심한 언동" 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 자당 당원들에게 타당 선거에 참여해서 영향력을 끼치라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당의 고위책임자가 거리낌없이 주장하고 자신이 실행했다고 자랑하며 큰소리치는 괴이쩍은 일이 벌어지느냐"면서 "참으로 개탄스럽고 저질스런 추태정치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21대 총선에서 상주 군위 의성 청송 지역구 공천을 신청하였으나 컷오프 되고 서울 중랑을 지역구에서 윤상일 전 국회의원과 경선을 치뤄 윤 전 의원에게 패해 국회 재입성이 좌절됐었다.  박근혜 정부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바 있으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조사위 활동을 '세금도둑'이라고 비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