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개최’ 도쿄올림픽 전철 밟을 가능성 갈수록 커져

스위스 유니버시아드·남아공 주니어하키 등 잇따라 취소

 

대회 진행요원들이 지난 27일 중국 허베이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 파크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키 크로스 월드컵에서 마스크를 쓴 채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판을 들고 있다. 이곳 경기장에선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 등이 열린다. 장자커우/로이터 연합뉴스

 

개막을 약 두 달 앞둔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이 잇단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이 잇달아 외교적 보이콧을 시사한 데 이어 새로운 코로나19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까지 등장하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미크론이 이미 홍콩까지 들어온 데다, 돌파 감염이 발생한 사실이 확인되며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겨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델타 변이가 퍼져 무관중으로 개최했던 도쿄올림픽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미크론은 이미 각종 국제 스포츠 행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은 다음 달 11∼21일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1 겨울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취소했다. 연맹은 29일(현지시각) 성명을 내 “코로나19 사태의 변화무쌍한 진행과 여행 제한으로 학생 선수를 위한 가장 큰 종합 스포츠 행사의 개최가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다음 달 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제하키연맹(FIH) 여자 하키 주니어 월드컵도 취소됐다. 남아프리카는 오미크론이 비교적 심각한 지역이다. 대회 참가를 위해 남아프리카에 갔던 일부 선수는 세계 각국이 이곳 방문자에 대한 입국을 통제하며 발이 묶였다. 포르투갈에선 프로축구 구단에서 선수 17명이 코로나에 확진돼 몰수패를 당했는데, 이들 가운데 13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세계적으로 국경을 통제하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델타 변이 우려 속에서도 도쿄올림픽을 강행했던 일본 정부는 30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전면 제한했다. 이미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하고, 호텔 내에서 돌파 감염도 확인된 홍콩은 30일부터 아프리카 일부 나라 입국자를 모두 막기로 했고, 다음 달 2일부터는 21일 내 오스트리아·벨기에 등 방문 이력이 있는 외국인 입국도 금지한다.

 

이처럼 국경 통제 움직임이 강화하면, 베이징올림픽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 전문매체인 <인사이드더게임즈>는 29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도쿄올림픽은 인류가 처한 (코로나) 터널의 끝이자 빛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매우 슬프게도 그것은 끝이 아니었다”라며 “우리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 이벤트(올림픽)의 운명을 걱정했던 때와 같은 상황에 있다”고 했다.

 

다만 중국은 아직 추가적인 외국인 입국 통제 정책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이미 모든 국외 입국자에 3주의 격리를 의무화하는 강력한 정책을 시행 중에 있어 올림픽 개최에 대한 불안감 확산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 매체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 불리는 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을 비판하고, 중국의 강력한 봉쇄 정책을 지지했다. 또 중국은 ‘제로 코로나’ 상태이며, 중국이야말로 바이러스에 맞서는 ‘철옹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