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2250명 임상시험 최종 결과

머크사 치료제보다 훨씬 높은 효과

일반인 대상 효과는 70% 수준 그쳐

 

 화이자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팍스로비드’ 제조 공장. 프라이부르크/AFP 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14일(현지시각) 자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입원·사망 위험을 89% 줄여준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화이자는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팍스로비드’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고위험군 2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입원·사망을 막아주는 효과가 90%에 가까웠다고 발표했다. 이 약을 증상 발현 3일 안에 복용하면 입원·사망 위험을 89%, 5일 안에 먹으면 위험을 88%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화이자는 설명했다. 이런 결과치는 지난달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중간 발표와 거의 같은 것이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5일 동안 12시간마다 복용하는 알약 형태의 치료제다.

 

화이자는 임상시험 기간 중 팍스로비드 복용자는 아무도 숨지지 않았으나 비교를 위해 가짜약을 투여한 이들 가운데는 1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화이자의 미카엘 돌스틴 최고의학책임자는 “이번 결과는 놀라운 것”이라며 “이 약을 감염자에게 빠르게 투여하면 바이러스 전파를 극적으로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식품의약국(FDA)의 고위험군에 대한 사용 승인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 “유럽, 영국의 규제 기관과도 진전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는 이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는 청년이나 백신 접종자 등 673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별도의 임상시험에서는 입원·사망 위험이 70%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증상이 완화되는 효과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1100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 자료가 모두 나오는 대로 최종 시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두가지 시험 결과로 볼 때 팍스로비드는 중증 발생 위험이 높은 이들에 대한 치료제로 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적했다.

 

한편, 경쟁 업체인 머크사가 개발하고 있는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는 고위험군에 대해 입원·사망 위험을 30%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신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