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접종 의무화 반대 전력

 부스터샷 비접종 의사 밝힌 적도

“백신으로 수천만명 살려” 자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애리조나주 주도 피닉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부스터샷을 접종했다고 밝혔다가 야유를 받았다.

 

<에이피>(AP) 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일 <폭스 뉴스> 전 진행자 빌 오라일리와 함께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한 ‘히스토리 투어’ 행사에서 부스터샷 접종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행사에서 오라일리는 “대통령과 나는 (추가) 접종을 했다”고 말했다. 이 말에 청중석에서 야유가 나왔다. 이어 오라일리는 “부스터샷을 맞았냐”고 질문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접종 사실을 재확인했다. 오라일리가 “나도 마찬가지”라고 하자 야유 소리가 더 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청중석을 향해 “그만! 그만!”이라고 소리치며 야유를 멈추라는 손짓을 했다.

 

지지자들의 야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고 부스터샷을 맞지 않을 것처럼 말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임기 중 예산을 배정하는 등 코로나 백신 개발을 지원했지만 접종 의무화에는 반대했고, 지지자들에게도 접종을 권고하지 않았다. 또 지난 9월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는 부스터샷 접종 계획에 관해 “나중에 알아보겠다. (부스터샷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난 맞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등 공화당 정치인들의 백신 접종에 대한 부정적이거나 미온적인 입장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낮은 접종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1, 2차 접종 때도 다른 정치 지도자들과 달리 접종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검증되지 않은 코로나 치료법을 권고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입원하기도 했다.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메도스는 최근 낸 회고록에서, 당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증상이 심각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훨씬 아픈 상태였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자신이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역사적인 일을 했다. 세계적으로 수천만명의 목숨을 구했다. 내가 아닌 우리 모두가 백신을 개발하고 3차 접종 백신까지 개발했으며 굉장한 치료제도 개발했다”고 했다.

 

한편 백악관은 지난 17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비행기를 탄 직원이 20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부스터샷까지 맞은 이 직원은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30분간 이동하기 전에 한 검사에서는 음성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이후 2차례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