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회복세 이어가지만 불확실성 국면”

OECD “국가 간 고르지 않는 경제 회복”

바이러스 적응, 인플레이션, 불균형 3대 변수

 

 

“2022년은 불확실성이 커져 더 어려운 길을 맞닥뜨릴 것”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각) 올해 세계 경제가 지난해에 이어 회복세는 이어갈 수 있으나 어느 때보다 커진 불확실성 탓에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가 변이를 거듭하면서 경제를 다시 흔들 변수들에 대한 예측도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이런 인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같은 국제기구는 물론 주요 투자은행의 경제 분석가들에게도 넓게 공유돼 있다. 이런 공감대를 토대로 올해 세계 경제의 3가지 포인트를 살펴봤다.

 

바이러스 적응력

 

오이시디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5.6%(전망) 성장한 세계 경제는 올해에도 4.5% 성장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5.6%→3.7%), 유로존(5.2%→4.3%), 한국(4.0%→3.0%) 등 주요국도 전년보다 다소 느리지만, 양호한 회복 흐름은 유지할 것으로 이 기구는 전망했다. 이런 ‘낙관적’ 시나리오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에 어느 정도 적응해가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잘 버티던 경제도 오미크론과 같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 휘청거리게 마련이다. 오이시디의 12월 전망도 오미크론이 부각되기 전에 이뤄진 조사에 바탕을 둔 것이다. 미국 은행 웰스파고의 제이 에이치 브라이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기복에 계속 휘둘리는 중이다. 최신 오미크론 변종은 여전히 경제 활동을 손상시킬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올해 세계 경제 향방도 여전히 바이러스에 대한 적응과 변종 출몰 여부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얘기다.

 

인플레이션 추이

 

전세계적으로 높아진 물가 상승 압력을 빼놓고 올해 세계 경제를 전망하기는 어렵다.

 

일단 다수 기관들은 올 상반기까지는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지지만 하반기들어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본다. 한 예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이 지난해 5.3%까지 치솟은 후 올해 2.6%, 내년 2.3%으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 오이시디 또한 “세계 경제 인플레이션은 2021~2022년 정점에 도달한 후 2023년까지 약 3%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 타격을 받았던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재확산을 거듭하면 물가 전망도 빗나갈 수 있다.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유지되면서 각국의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정책 금리를 앞다퉈 끌어올리고 이에 따라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공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FT>의 마틴 울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높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으로 판명될 수는 있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더 높게 유지되거나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높은 물가를 유발한 에너지 등의 공급 부족 현상은 잦아들더라도 구매력을 결정짓는 임금 상승과 같은 수요 쪽 물가 상승 압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가간 불균형 누적

 

고르지 않는 국가간 회복세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이시디는 “대부분 국가 경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는 뒤쳐지고 있으며, 선진국 내에서도 국가간 회복세가 고르지 않다”고 진단한다.

 

이런 국가간 불균형이 누적되면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된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는 바이러스 변종의 온상이 될 수 있으며, 이들 지역의 경제 부진은 전 세계 생산 능력, 가격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 공급망 차질은 신흥국의 코로나19 경제 충격이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 전 세계 분업화에서 주요 부품 생산과 노동력을 담당하고 있는 까닭에 경제 회복이 더디면 세계적 공급망 차질 해소도 지연되고 그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게 된다. 전슬기 기자